체인지그라운드(2018)

백종원이 초보들에게 건네는 7가지 충고

Buddhastudy 2018. 12. 31. 19:20


수명은 점점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은퇴가 빨라지는 요즘

소규모 자본으로 먹는장사를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먹는장사로 돈을 벌 수 있습니까?”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

 

성공한 후에 그 뒷이야기를 쓰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식당을 창업하고 운영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먹는장사가 어려운 이유는

1차적으로 장사가 되고 안 되고의 문제도 있겠지만

자존심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손님들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때론 비수가 되어 꽂힙니다.

[한신포차]를 운영할 때, 저는 매일 손님들한테 머리를 숙였습니다.

저보다 어린 사람이 함부로 대해도 무조건 다 참았습니다.

 

여기에 술이 끼어들면 더 심각해집니다.

술을 마시다 싸움이 크게 나는 걸 보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다음날 아침마다 가게에 나가는 게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

술을 팔지 않는다면?

말이야 쉽지, 술 없이 어느 정도 매출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심각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수많은 식당 프랜차이즈를 만들면서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정말 바닥까지 망해봤습니다.

쌈밥집과 식당 몇 개를 운영했었는데, 솔직히 말해 그때만 해도 식당일이 내 필연의 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다른 일을 찾았습니다.

그러다 건축자재를 수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주변 지인들 역시 식당 사업 그만하고 건축자재 사업을 하라고 부추겼습니다.

 

보란 듯이 건축자재 사업을 벌였고

보란 듯이 폭삭 망해 버렸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대중들의 취향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입맛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즐겨 찾던 메뉴였는데, 지금은 찬밥 신세를 받는 경우가 있고

과거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메뉴들이 지금은 호황을 누립니다.

 

식당의 경영 방식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먹는장사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먹는장사에 있어 웬만한 마음가짐과 끈기가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주의를 주었다면

이제 부터는 제가 실패에서 깨달은 식당 창업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저의 시행착오를 통해 여러분들이 실패를 최소화하고 시간을 아끼시길 바랍니다.

 

//첫째, 음식점 사장은 일단 먹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요리는 할 줄 몰라도 최소한 음식 먹기를 미친 듯이 좋아해야 합니다.

음식 만드는 재주가 없거나 직접 만드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머릿속으로 생각해보는 것은 좋아해야 합니다.

 

남이 만든 음식을 먹어보고 뭔가 문제점이나 또는 장점을 찾아낼 수 있는 분석력은 최소한 있어야 합니다.

음식을 싫어한다면 식당을 차려서는 안 됩니다.

 

//둘째, 내 가게에 와준 손님에 대해 한결같은 고마움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처음 식당 문을 열었다면 손님은 낯선 사람입니다.

낯선 사람에게 상냥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용기를 갖고 이사를 했는데, 받아주는 이가 영 쌀쌀맞다면 마음은 순식간에 닫히고 맙니다.

 

그렇게 하루에도 수십 번의 상처들이 쌓입니다.

손님이 아무리 쌀쌀맞고 진상을 부린다 할지라도 사장은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친절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이 너무 넘치게 친절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욕심이 앞서서 너무 과하게 친절을 베풀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내가 식당 안에서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을 언제 어디서나 보여 줄 수 있는 정도까지만 친절을 베풀어야 합니다.

친절이 과해 나를 한없이 낮추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앞에 이 2가지를 한마디로 한다면, 음식과 사람 중 어느 한 가지도 빠짐없이 좋아하는 것이 식당 창업에 있어 절대 변하지 않는 불변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셋째, 학벌, 자격증은 결코 우선순위가 아니다.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묻습니다.

요리학교를 다녀야 하나요?”

저는아니다라고 단하하게 말합니다.

저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괜찮은 학벌을 가졌지만 이 학벌이 외식업을 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난 뒤에 사업가로서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식당 창업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는 후순위로 밀립니다.

뒤쪽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아주 후순위입니다.

 

외식업 관련 요리학교를 다니는 거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제게 학교에 갈래, 취업을 할래라고 묻는다면 굳이 학교를 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리사 자격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예전에 조리학원을 다니다 1주일 만에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끈기기 없어서가 아닙니다. 조리사 자격증을 따더라도 실전에 들어가면 다시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매장에서 써먹지 못한다면 굳이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

 

음식에 대한 공부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학교 졸업장 또는 자격증을 위한 공부와 실전 식당 경험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실전 경험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넷째, 창업은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하라.

실전 경험은 강조, 또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잘하는 실수가 있는데, 자신이 만든 음식이 최고라는 생각에 갇히는 것입니다.

 

맛이란 본인에게는 최고라고 여겨질지 몰라도 먹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다지 다를 것이 없는 음식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실전 경험을 많이 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곳을 다녀보고, 먹어보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유심히 보아야 합니다.

맛이라는 게 얼마나 주관적이냐면, 같은 맛이라 하더라도 날씨가 맑으냐 흐리냐에 따라 다라집니다.

고객이 집에서 나올 때 기분이 좋았냐, 나빴냐에 따라서도 달라지죠.

 

아침으로 늦게 라면을 먹었는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듯해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을 예정이라면, 아무리 맛집이라 해도 그날은 칼국수가 맛있을리 없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기름기 많은 토스트 한쪽을 먹고 집을 나왔는데, 날씨가 선선해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 찾은 점심 칼국수는 맛집이 아니더라로 환상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수많은 경우의 수를 접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해 보이는 설거지나 서빙도 웬만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으면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서빙에 무슨 노하우가 필요하냐고요?

그건 정말 외식업 초보자가 몰라서 하는 말입니다.

 

어떤 음식이냐에 따라 서빙 순서가 다르고, 음식이 나오는 타이밍도 다릅니다.

밑반찬을 미리 갖다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기가 왜 이 타이밍에 나오는지, 찌개는 언제 나와야 좋은지, 이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해 봐야 합니다.

음식과 관련된 사소한 일들을 스스로 경험하며 궁금증을 느끼면서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야 진정한 노하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저는 식당 창업 전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 중 절반 이상은 꼭 장사가 안 되는 식당에 가서 일을 해보라고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내 매장을 열기 바로 전에는 좋은 기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서 경험을 쌓아 보라고 합니다.

 

어떻게 성공했는지 보다 중요한 것이 어떻게 실패했는지 입니다.

식당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문제는 달라도 너무 많이 다릅니다.

 

식당은 문을 열자마자 대박이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안 되는 데 가야하는 이유는 식당을 운영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바로 인내심입니다.

 

인내의 기간 동안 왜 손님이 없을까? 왜 음식이 맛이 없을까? 왜 단골손님이 없을까?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책을 미리미리 찾아나가야 합니다.

 

이왕이면 규모가 작은 식당에 가서 경험을 쌓는 게 좋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많은 큰 식당에서는 정해진 일만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급한 경우에 어떤 일에도 투입이 됩니다.

주방, 홀 구분 없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가게에서 일하는 건 이 외에도 이점이 많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이점 중 하나가 자신이 정말 외식업에 맞는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음식을 좋아한다 해도 식당운영이 안 맞을 수 있습니다.

식당과 맞는 사람이 따로 있을까?”

사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이걸 식당 창업 후에 알게 된다면 정말 비용과 시간 손해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다섯째, 메뉴는 너무 새로운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제가 실패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 반복적으로 겪었던 것 중 하나가 항상 없는 걸 만들려고 너무 멀리 가다보니 실패를 한 것입니다.

 

메뉴를 만들 때는 이것저것 하는 게 좋은 게 아닙니다.

자신이 평소 제일 좋아하는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즐겨먹는 메뉴인데, 그 동안 불편했던 게 무엇이었나를 곰곰이 생각하고 그걸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빔밥이 왜 비싸야 돼?’

고깃집에 가서 비빔밥만 먹는 게 왜 창피해야 하지?

이런 질문을 던져보고 해결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 이름의 프랜차이즈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통하는 비빔밥 전문점, [s 비빔밥]입니다.

 

[역전우동 0410]의 탄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동을 왜 기사식당이나 휴게소에서만 먹어야 되? 깔끔하고 제대로 갖춰져 있는 것에서 폼 나게 먹으면서 값은 저렴한 우동집은 없을까?

 

평소 생각했던 불만 사항이나 원하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가장 빠른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전혀 새로운 것을 하면 오히려 남들보다 몇 배는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여섯째, 음식 만드는 과정을 표준화하라.

표준화란 일정한 규칙에 맞도록 레시피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중국집을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짬뽕을 만들 때 돼지뻐나 닭발로 육수를 냅니다.

끓여가면서 그때그때 소금, 고춧가루, 후추등의 간을 합니다.

이 과정이 짬뽕맛을 내는데 핵심이기 때문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주방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점이 정통 중국집을 운영하려는 사장으로서는 큰 리스크입니다.

맛의 면에서 볼 때는 주방장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좌우될 수 있는 것이고

비용적인 면에서 볼 때는 오랜 경험을 보유한 주방장일수록 인건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노련한 주방장은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식당주인이어도 주방장의 눈치를 봐야만 해서 스트레스도 큽니다.

 

그러나 [백종원의 홍콩반점 0410]은 다릅니다.

홍콩반점의 짬뽕은 요리사가 없이도 요리가 가능합니다.

저는 주방장들이 본격 요리를 만드는 경우는 적고, 짭뽕, 짜장을 주로 만든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래서 짜장, 짬뽕을 중심으로 하는 중식당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짜장, 짬뽕소스를 그때그때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양념장처럼 한꺼번에 미리 만들어 놓고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볶는 것만 배우면 요리가 가능해집니다.

볶는 기술은 3일이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다고 해서 맛의 차이가 클까요?

정성이 덜 들어갔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대부분의 손님이 맛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퀄리타가 오히려 더 좋습니다.

메뉴를 줄이고 레시피를 표준화해서 이미 배합된 양념을 넣는 방식으로 하니, 과감하게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사람이 덜 들어가니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절감된 비용만큼 손님에게는 더 좋은 재료로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음식 과정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당 운영에 있어서도 표준화라는 개념을 꼭 유념하십시오.

 

//일곱째, 식당을 열고서는 인내심을 가져라.

인내심은 성공의 어머니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식당문을 열자마자 대박이 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외식업은 금방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잘나가는 식당을 운영 중에

음식 맛이 평편 없어 진다해도 당장 손님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결과는 나중에 나타납니다.

 

지금 잘 안 되는 식당을 운영 중인데, 내가 맛있는 반찬을 주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바로 매출이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 역시 결과는 한 타임 뒤에 나타납니다.

그래서 외식업이 어려운 것입니다.

 

식당은 몸으로 느껴야 되는 것이지, 머리로 느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머리로 느끼면 생각이 앞서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제가 만든 프랜차이즈들 가운데서 열자마자 잘 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은 자리 잡은 [홍콩반점 0410]2년 동안 적자가 났었고, [새마을식당]2년 반 동안 적자가 났었습니다.

둘 다 없어질 뻔한 프랜차이즈들이었습니다.

 

현재 인기 있는 빽다방2006년부터 2012년까지 6년의 테스트 기간 동안, 많은 적자를 봤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대박집으로 성공한 식당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저도 이제야 깨닫고 있습니다.

 

의욕적으로 뭔가를 해보겠다고 하던 사람들이 너무 쉽게 마음이 변하는 걸 그동안 많이 지켜봐 왔습니다.

외식업에 뼈를 묻겠다고 해놓고는 얼마 못가 포기하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은 맛과의 싸움에 앞서 결국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인내심이 중요합니다.

 

 

<창업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7가지>

첫째, 사장은 일단 먹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

둘째, 내 가게에 와준 손님에 대한 한결같은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가짐이다.

셋째, 학벌, 자격증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넷째, 창업은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은 후에 해라.

다섯째, 메뉴는 너무 새로운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여섯째, 음식 만드는 과정의 표준화.

일곱째, 인내심은 성공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