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인터스텔라' 눈앞에 펼쳐지다

Buddhastudy 2019. 4. 15. 04:52


엊그제 수많은 언론에서는

블랙홀 관측 성공에 대한 이슈로 떠들썩했습니다.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그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길래 온 세상이 wow wow 했을까요?

, 그럼 그냥 지나칠 뻔한 지식이 되기 전에 제가 한번 붙잡아보겠습니다.

 

블랙홀, 정말 많이 들어본 단어입니다.

우리가 아는 일반 상식으로서의 블랙홀은

모든 물질들을 다 빨아들여 먹어치우는 무지막지한 녀석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젠나 답을 찾을 것이라는 이 영화 덕분에

현재는 빛 고리에 둘러싸인 검은 구멍으로 인식되어 있을 것입니다.

 

한때 과알못(과학 알지 못함)이었던 저도

, 블랙홀? 이라고 하면 이름 그대로 거대한 구멍을 떠올렸죠.

, 검은 구멍.

 

그런데 이 블랙홀은 사실 우주 공간에 구멍이 뚫린 형태가 아닌

우리가 보았던 여러 행동들처럼 하나의 천체 모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놈은 모든 물질에 이어 빛조차 먹어치워버리므로

이론상 검은 구멍처럼 보여진다 하여 불랙홀로 붙여진 이름인 것이죠.

 

, 이러한 기본 상식 중에 기본을 알아뒀으니

앞으로 기본 상식에 준하는 알기 쉽게 풀어주는 설명충 텐션으로 힘차게 출발해 보겠습니다.

 

일단 블랙홀은 왜 생기느냐!

현재까지 정립된 가장 유력한 가설로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블랙홀이라는 놈도 한때는 주계열성이라고 불리는 새파랗게 젊은 별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별수 있겠습니까?

이 녀석도 흘러가는 세월을 비껴갈 수 없었겠죠.

 

결국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으면 그 위대한 거성 중의 거성으로 진화하는데

원래부터 태양보다 3배 이상 더 컸던 덩치는 더 크게 팽창하고

적색거성을 거쳐 초거성이라 불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거성이 되었다는 사실에

너무 감격스러운 나마저 폭발해버리는데요,

 

너무 후려쳤나?

이 원리를 좀 진지하게 말하자면, 별의 중력이 커져만 가는 팽창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중력붕괴현상이 일어나는 것인데

마치 이렇게 고무줄을 길게 당겨 놓고 손을 바로 땐 직후의 상황처럼

표층의 물질들이 튕겨져 나가며 폭발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이 폭발을 바라보던 그의 팬들은

초신성이 일어났다라고 외치기 시작했죠.

이것이 바로 초신성 폭발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때, 중심부분에 남은 폭발의 잔해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인 눈 깜짝할 새에 뭉치고 수축하면서

엄청난 밀도와 온도, 그리고 강한 중력장을 가진 천체가 되는데

그것이 바로 최종 보스의 형태, 블랙홀의 모습인 것입니다.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 녀석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주변의 시공간을 쥐어 비틀어

보스다운 존재를 과시합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동그란 검은 원 주변에

빛이 번쩍이는 블랙홀을 상당히 그럴듯하게 표현 했는데요

 

그 첫 번째 이유로는

무지막지한 중력이 닿는 첫 지점인

사건의 지평선언저리에 빛이 지나치게 되면

중력을 이기지 못한 빛이 둥글게 휘어 감기면서

고리 모양으로 형성되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로는

블랙홀 주위의 먼지나 물질들이

중력으로 인해 주의를 빠르게 공전하며 방출한 에너지가

가시광선의 형태라 빛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입니다.

드디어 이제 나도 wow wow 할 수 있습니다.

 

2019410일 블랙홀 촬영 사건이 놀라웠던 이유는

지구크기의 만원경을 설계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안한

젊은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바로 이 한 장의 이미지가 이론상으로 상상해왔던 블랙홀의 형태와 매우 흡사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렇게 해석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붉은 원반 중심에는 M87 은하의 블랙홀이 있고

그 주변을 둘러싼 사건의 지평선이 이렇게 있다면

그 바깥에는 블랙홀 주변에서 나오는 빛이 사건의 지평선에 가려져

둥그런 그림자를 만드는 거죠.

 

사실, 엄밀하면 말하면

이 사진의 의미는 블랙홀을 촬영했다기 보다는

바로 이 둥그런 그림자를 담았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국 연구진에 따르면

주변에 붉은 빛은 실제 색이 아니라

관측된 전파신호 위에 색을 입힌 것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블랙홀 주변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많이 둘러싸고 있어

우리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시광선이 빠져 나오지 못하지만

그 주변을 뚫고 나온 전파신호를 촬영하여

그 정보를 토대로 블랙홀의 윤곽을 입증한 것이라고 합니다.

 

으흠... 뭐 어찌 되었던 간에 엄청 신기한 것은 확실하네요.

살다살다 블랙홀의 실루엣을 볼 줄이야 말이죠.

 

그런데 한편 블랙홀의 존재 유무 자체가

크게 놀라운 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간 수많은 과학자들이 블랙홀 주변의 직간접적인 상호작용을 근거로

그 존재를 입증해 왔고

덧붙여 이 관측으로 인해 화자되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 또한

중력과 검출기 라이고를 통해서

그리고 블랙홀의 아래 단계인 중성자 별의 관측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 시점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설레는 것은

이 놀라운 발견을 위해 집요할 정도로 추적해온

우주 과학의 역사, 그리고 관측의 실마리를 통해

앞으로 풀어갈 미래를 지켜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생 또 꿀잼 하나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여기까지 그냥 지나칠 뻔 한 지식들

체인지 그라운드에 옥P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