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는 과학적 방법 (feat. 자이가르닉 효과)

Buddhastudy 2019. 4. 17. 20:06


우리 행동들의 궁금한 것들을 찾아 파헤쳐 보는 시간

그냥 지나칠 뻔한 지식들

 

지지난 영상에서는 하던 일을 중단하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심리적 현상인 자이가르닉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이를 활용한 예시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이 나쁜 기억과 연관되었을 때

악몽으로 발현되기도 한다고 말씀드렸죠.

 

잘 아시다시피 인간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강렬한 사건들을 오래 기억하지만

특히 부정적인 사건은 쉽사리 잊지 못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가벼운 이불 킥부터 시작하여

과거의 상처로 형성된 무거운 트라우마까지

이전의 겪었던 일들을 자꾸 떠올려

현재 삶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죠.

 

도대체 왜 우리는 이런 달갑지 않은 상황을 겪어야만 할까요?

인간은 한번 시작한 일이면 혼란스럽거나 모호하지 않은 상태

, 끝을 내고 싶어하는 인지적 종결 욕구가 강하게 존재합니다.

 

불확실성을 피하여 앞날을 예측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부정적인 사건들은 대부분 이 종결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채

미련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무언가 결핍이 된 상태로

해결해야하는 과제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갑자기 이불 킥을 하거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심리적 병을 앓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자신의 안 좋은 기억들이 그저 흘러가는 세월에 잊히길 바란다면

어쩌면 평생을 힘들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사례를 살펴보죠.

어린 시절 상처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어린아이는

아무런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때

대부분 성장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크게 키우지 못했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좁은 시야로 형성된 신념은 어느덧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서 평생 자신을 지배하는 여러 가지 행동 패턴으로 자리 잡기도 하는데요

무의식은 항상 자동 반응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중년의 나이를 넘어가면서까지

해결되지 못한 과거의 상처가 잘못된 신념으로 번져

현재의 삶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정작 본인은 모르는 채 살아가는 거죠.

 

, 그런데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지금부터 해결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과거의 기억들을 종결시키는 것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어떻게 종결시키는가?

 

여러분, 안 좋은 기억을 계속해서 떠올리고 접촉할수록

오히려 더 좋은 기회라고 저는 말씀드립니다.

 

바로 그때야말로

과거의 기억을 종결시킬 열쇠를 찾을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기 때문이죠.

 

그 비밀은 우리 뇌가 가진 특성인

신경 가소성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트라우마 치료를 다루는 심리학에서는

환자 스스로 과거의 기억을 꺼내고

이를 재해석하도록 유도하여

현재의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이는 뇌과학과도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기억의 재구성 과정입니다.

 

기억이 저장될 때 뇌세포 뉴런들은

시냅스에 의해 단단히 결속됩니다.

 

그리고 다시 기억을 꺼낼 때엔

시냅스에 결속이 풀리면서 기억이 되살아나는데

바로 이 순간, 시냅스가 다시 재배열하여 결속되기 전

우리가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이것은 다시 말해

과거의 기억을 대하는 나의 무의식을 수정할 수 있는 찬스란 말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작업을 통해

당시의 일어났던 사실

그리고 그때 느껴졌던 감정을 최대한 의식적으로 자각하는 것입니다.

 

이 작업은 계속 반복될수록

시냅스 결속을 점점 더 느슨하게 풀리게 하는데

어느 순간 변화의 임계치에 다다르면

과거의 고통이 현재의 나로부터 분리되어

무의식에 내재되어 있던 미해결 과제를

객관적인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과거의 기억에 매몰되지 않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나 자신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당대의 상황 또한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돌아서서 내가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삶의 문을 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정면으로 맞서

현재의 나는 괜찮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외치는 것은

대책없는 긍정이 아니라

실제 나의 무의식, 그리고 뇌세포를 조정하는

아주 구체적인 작업이었던 것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종결시킨다는 것은

이러한 의미였습니다.

회피하기 보단 더 적극적으로 마주치고

내 안에서 마무리 짓는다.

 

이제는 나쁜 기억이 떠오르고

그 순간에 갇히게 될 때

더 이상 그냥 지나치지 말아보세요.

그 찰나의 순간이 바로 기회입니다.

 

이 과정이 비록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

나의 삶을 위해서

의식적으로 마주해보자고요.

 

한번 해볼 만한 일입니다.

과거의 기억을 딛고

2의 드라마를 시작해보세요.

 

여기까지 그냥 지나칠 뻔한 지식들

체인지그라운드의 옥P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