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19)

미국이 자타공인 바다의 수호자가 된 사연은

Buddhastudy 2019. 5. 1. 21:48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가 임박하던 날

미국의 브레튼 우즈에서 국제통합금융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에 참석한 44개국 대표들은

전쟁 이후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미국의 주장대로, 주요국 정부는 변동환율제도가 아닌 고정환율제도로 회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변동환율제도란? 환율을 외한시장에서의 수급에 의해 결정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반면 고정환율제도는 특정 귀금속이나 통화에 대해 교환비율을 통일시킨 제도이죠.

 

달러는 금1온스에 대해 35달러로의 교환을 보장하는 대신

다른 나라는 미 달러에 대해 자국 통화의 교환비율을 고정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국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회원국이 무역 불균형에 빠져 고정환율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지원해주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브레튼 우즈 협정에서 미국은 엄청난 약속을 합니다.

미국의 패권을 인정하고 협조하는 국가에게 미국 시장을 개방하고

세계 교역의 통행로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미국으로 가는 교역로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통행로를 말이죠.

 

미국은 도대체 왜 이런 엄청난 약속을 했을까요?

바다를 지키는 세계 해양 경찰이 되기 위해서?

 

옛날,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장악한 나라는 다른 나라의 영토를 빼앗거나 식민지를 늘려

독점 시장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 이득이 있지 않으면 교역로를 보호하는 비용을 건질 수 없었죠.

 

대표적인 예는 영국입니다.

1815년 나폴레옹 군대를 쳐부순 후, 영국은 패권국가의 자리에 올라선 대신, 교역로의 안전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영국은 인도나 북아메리카로 가는 항로를 보호하기 위해 거대한 선단을 구성했습니다.

200, 많게는 500척의 상선들이 포츠머스 같은 영국 남부의 항구에 모여서 출항했고

위험 해역에서 영국의 호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영국은 식민지를 통해 교역로 안전보장에 드는 비용을 건질 수 있었죠.

그러나 미국은 식민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교역로의 보장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떠안았습니다.

미국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이유는 2가지입니다.

1, 세계 최강 소련 부대의 위협

유럽과 동아시아, 아프가니스탄을 향한 소련의 위협에 미국이 직접 맞서기는 대단히 힘들고, 수지타산도 맞지 않았죠.

 

고민 끝에 미국은 독일과 일본 같은 2차 대전 당시의 적을 우방국으로 키우기로 결심합니다.

미국시장을 내주는 것은 물론, 마셜 플랜을 통해 자금을 지급함으로써 소련의 위협에 대신 맞서줄 방파제를 건설하려 한 것이죠.

 

2. 자국의 이득

세계 교역망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미국의 국가 이익에도 부합했습니다.

중동으로부터 미국, 그리고 유럽으로 이어지는 수송로를 보장하는 것은

미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부터 고속도로를 많이 건설하며 석유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석유순수입국이 되었죠.

석유 수송로의 안전은 경제성장의 생명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은 이런 미국의 정책을 대환영했습니다.

 

예전처럼 식민지를 관리할 필요도 없고, 수송로를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일 필요도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구매력도 없는 제3세계의 식민지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미국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게 훨씬 이득이었습니다.

 

덕분에 세계 경제는 극적인 성장의 시대를 경험하게 됩니다.

미국이 세계 경찰을 자처한 이유, 이제 이해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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