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9)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491회] 답안지 마킹 못한 아이를 걱정하는 교사

Buddhastudy 2019. 5. 3. 20:55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데요 지금 중간고사 기간이라 아이들이 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까 어젯밤을 새웠나 봐요 제가 시험 감독을 하는데 어떤 한 학생이 자더라고요

조금 풀다가 절반 정도 지났을 때 그래서 제가 깨웠죠 '다 풀고 자는 거니' 이렇게 깨웠는데

깨더니만 또다시 자더라고요 그래서 '시험 과목의 특성상 일찍 풀고 자는가 보다'라고 생각을 하고

종료 종이 울렸을 때 답안지를 걷으려고 하는데 걔가 그때 부랴부랴 마킹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시험 규정에 맞지 않아서 제가 답안지를 강제로 회수를 했었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그 친구는 너무 당황해하고 저도 마음은 불편하고

제가 또 교무실에 와서 이제 교사에게 답안지를 넘기고 있는데 그 친구가 찾아와가지고

1학년 학생이거든요 고등학교 1학년

'자기는 하나도 마킹을 못 했는데 그러면 자기가 0점이 되는 거냐'라고 얘기를 하면서 많이 펑펑 울더라고요

그게 마음에 너무 많이 걸려가지고 오늘 하루 종일 불편했었고

실제적으로 그 아이들의 인생에 중요한 위치에서 제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끔 좀 겁이 나긴 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이제 그 친구가 펑펑 울고 있는 모습만 보고 퇴근을 했는데

돌아가면 이제 그 친구에게 뭔가 심적으로 위로도 좀 해줘야 되고 그런 역할도 해야 되는데

사실 그런 게 제가 좀 부족한 부분이 있어가지고 고민이 많이 됩니다//

 

 

그러니까 현재의 학교 시스템에서 선생님이 아이에게 하는 역할에 주 80%, 70%는 지식을 전달하는 거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그러니까 자기가 수학선생이라면 아이가 수학을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되고, 자기가 영어 선생님이라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70~80%이고

그리고 이 지식전달이 단순히 기술전달처럼 그것만 갖곤 조금 부족하다.

옛날에는 선생이라는 건 뭐냐하면 지식전달이 절반이고, 아이가 선생의 도덕적으로 모범적인 행동을 해 주는 것, 이게 절반이었어요.

 

그래서 가르치는 선생에다가 플러스 모범이 되는 스승이라는 개념이 같이 들어있었다 이 말이오.

옛날에는 저의 스승입니다. 라고 하는 것은 지식을 가르치는 개념보다는 내 인생의 멘토다. 롤모델이다. 이런 개념이 더 강했다는 거요. 옛날에는.

 

그런데 학교 시스템은 대량시스템이 되면서 거꾸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더 많아지고, 스승으로의 역할은 줄어든 거요.

그러니까 현재의 시스템 수준에 맞게끔 자기 역할을 하면 되는데, 거기에서 자기가 스승으로의 역할을 더 많이 하는 거는 선택지에 속한다.

아까처럼 권선에 속한다.

 

하면 좋지만, 그걸 안했다고 자기가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는 거다.

이런 얘기에요.

 

자기가 지식전달을 제대로 못했으면 그건 자기 직업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거요.

그럼 자기 역할을 못한 거요.

그럼 자기가 선생을 그만둬야 되는 거요.

왜냐하면 월급값을 못한다. 이런 얘기에요.

자기 책임을 자기가 못 졌기 때문에.

 

그런데 그 스승역할까지를 못한 거는 그거는 선택지이기 때문에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못했다고 선생자격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이런 얘기에요.

 

그런 과점에서 지금 자기의 태도가, 아까 그 아이에게 대한 태도가

그 아이를 따뜻이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거는 이거는 스승의 역할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역할은 할 수 있으면 좋지마는, 못했다고 그걸 갖다가 자기가 무슨 선생 자격이 없는 거는 아니다. 이렇게 말 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자기가 잔다고 기분 나쁘다고, 끝나지도 않았는데 잘 바에야

너 시험지 내놔.” 이렇게 시험지를 뺏어버렸다.

그러면 이거는 선생 자격이 없는 사람에 속한다.

이건 보통사람도 안하는 짓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그 아이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기가 자든지, 몰라서 손을 놨든지 그건 그 아이의 실수이죠.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내 잘못이 아닌 거를 내가 죄의식을 가질 이유는 없다.

 

그러니까 시간이 되면 선생의 역할이 시험감독의 역할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쓸 수 있도록 주면 부정이잖아요. 그건 당연히 회수를 해야지.

그러나 아이에게 네가 잤기 때문에이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고

 

그래, 너 마음은 알겠다. 그러나 네가 자서 네가 잤다고 하는 너의 그 선택에 대한, 그 다음에 그 결과는 네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단다.”

그럼 이 아이는 이걸 통해서

, 밤새껏 공부한다고 안 자고 공부해서 수업시간에 조는 거는 바보같은 짓이구나. 오히려 숫제 자고 아는 거라도 제대로 쓰는 게 좋겠구나 하는 거를 깨닫도록 도와주면, 그건 좋지.

이걸 갖다가 시간이 되어 시험지 회수한 게 잘못된 행동은 아니라는 거요.

 

그런데 잘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배웠으면 그걸 아이들이 제대로 소화하는데, 잘하는 아이는 할 수 있고, 못하는 아이는 못한다. 이건 잘 못 가르친 거요.

 

잘하는 아이도 못하는 아이도 있지만, 못하는 아이가 아무리 못해도 기본 선은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그게 지식전달자로서 제대로 역할을 한 거거든요.

 

자기가 아파서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는데

그러니까 그게 감정 낭비라는 거요.

 

아픈 거는 이해가 되는데,

아파서 뭐가 도움이 되느냐는 거요.

 

자기가 아파하는 거 보다는 , 내가 아이를 조금 더 깨웠으면 좋았겠다하면 그걸 후회하고 죄책감을 가질 게 아니라,

다음에 좀 더 적극적으로 깨우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것이 조금 아쉽다면 다음에 더 잘하는 쪽으로 가는 거는 도움이 되는데

그걸 가지고 자기가 자책하는 거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나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타인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예를 들면 자기가 시험지를 거둬놓고, 지금 집에 와서 운다고 무슨 도움이 되냐는 거요.

우는 거는 자기 자유인데, 그런데 아무 도움이 안 된다는 거요.

그냥 자기의 하나의 감정이지. 자기가 좋아서 나한테 이익이라서 울면 괜찮은데, 울어서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줄 알고도 우는 거는 그건 자기 자유에요.

 

나 같으면 울어서 아무 도움이 안 된다하면

그런 마음이 일어나지만 이거는 개선하는 게 좋겠다. 관점을 이렇게 가져야지,

인간이 다 이런 거 아니냐, 그럼 울지도 않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느냐.

그건 자기 기준으로 얘기하는 거지.

 

그런데 그거는 자기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왜냐하면 그걸 갖고 그 아이가 괴로워하면 이거를 통해서 지나가 버린 거 갖고 얘기하기보다 이것을 경화시켜서 다음에는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다 하고 깨우칠 수 있게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은데

 

아이가 그때는 감정이 겨워서 아쉬워했는데, 지나가서 자기가 잊어버리고 잘 사는데 괜히 나 혼자 저 아이가 내가...’ 이러면 그건 안 돼지

 

그러니까 아이 상태를 보고 아이가 그 문제를 갖고 계속 괴로워하면 도와주고,

아이가 그때뿐이고, 아이가 다른 방향으로 가버렸다면 자기가 오히려 그 그림자를 찾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그 아이를 내가 위로해줘야 된다.’

그것도 자기가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거요.

 

내일 가서 보고, 그 문제를 갖고 아이가 위축되어 있으면.

왜냐하면 자기가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되는데 잘못한 거에는 안 들어간다는 거요.

자기는 감독관으로서 역할을 했을 뿐이지.

 

그러니까 나는 뭐, 상관없다. 아이가 아픈데도 상관없다. 이러면 아니고

아이가 그 문제를 갖고 아파하면 자기가 내일 가서 내가 잘못한 건 아니라도 그 아이가 볼 때는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서 괴로워한다면 위로는 해줄 수 있다는 거요.

 

그런데 내가 잘못했다. 이런 말을 하면 안 된다는 거요.

그건 교사로서 아이에게 교훈을 안 주는 거라는 거요.

 

이것은 감독관으로서 정당한 행위가 됐지만, 네가 가슴이 아프다니까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파서 어떻게 했지.

선생님도 정해진 시간에 회수하게 되어 있단다. 이렇게 얘기하는 수밖에 없어.

네가 이해해라할 필요도 없고, ‘내가 잘못했다할 것도 없고.

그 마음은 받아들이되 자기가 잘못한 거는 아니라는 거예요.

 

이런 정도로 자기가 검토하면 되지, 그것 때문에 그렇게 다 얘기하면 세상이 나한테 요구하는 걸 내가 다 들어줘야 된다는 얘기인데, 그럼 내 인생이 없어지지.

그런 게 감정적으로 자기가 너무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

.

 

그런데 지금 2가지 극단이 있어요.

하나는 너무 사람을 이해 못하고 자기가 옳으면 옳은 거고, 자기식대로만 해서 철면피 같이 남을 고통에 빠뜨려 놓고도 전혀 잘못된 의식도 없는 이런 인간이 있나하면

아무 잘못도 없는데도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 내가 잘못했다. 아이고...’

이것도 큰 문제에요.

 

이게 다 극단에 속합니다.

그러면 자기는 선생역할을 직업적인 자기 책임을 다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