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전우용 사담

전우용의 사담 4화 ① - ‘동남아시아를 보는 새로운 시선, 신남방정책'

Buddhastudy 2019. 5. 6. 20:36


역사와 정책이 함께하는 시간 전우용의 사담 오늘은 네 번째 순서입니다.

1975년까지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가장 저주받은 땅이었습니다.

온갖 비참한 일들이 베트남에서 벌어졌고, 그런 것들이 외신을 타고 전 세계인에게 알려지곤 했습니다.

 

그 후로도 10여년 넘게 베트남의 보트피플은 오늘날의 시리아 난민처럼 전 세계인으로부터 동정과 연민을 받는 한편, 또 불편의 대상이 되는 그런 처지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특히 우리에게는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베트남 축구팀이 잘 알려졌고요

또 이번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가 결정됨으로써 다시 다른 각도에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의 아주 드문 동남아시아 문제 전문가이신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재현 박사님을 모시고 한국과 동남아시아,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와 그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네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저는 역사학자인데요, 역사학자들도 그런 문제들이 있어요.

뭐냐면 긴 시간을 연구하는데 시간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어요.

어떤 시간대에는 관심이 집중되고 또 어떤 시간대는 그냥 훑고 지나가거나 아예 관심을 안 기울이고, 사실은 우리와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인들의 관심이 잘 가지 않는 그런 지역이었거든요.

 

<동남아시아를 보는 잘못된 시선>

어떻습니까? 1차 북미정상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열렸고, 역시 아세안 동남아시아 국가였고요, 작은 나라지만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베트남에서 열리게 되는데 동남아시아 지역이 현재의 국제정치 상황에서 그리고 한국과의 향후 관계에서 놓고 보자면 어떤 중요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 우리가 어떤 식의 관계 맺으려는 마음, 관심을 두는 것이 좋은지 말씀 부탁드릴게요.

 

지금까지 한국이나 한국이라는 정부, 한국 정부나 한국 사람들이 동남아시아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관심, 경제적인 차원에서 관심이라는 거는 우리가 동남아에 가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거죠.

 

대단히 중상주의적 관점으로 동남아시아를 봤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정부들에게 중상주의적인 관점을 채택하는데 되게 거리낌이 없었어요.

아마 기억하시겠지만 전에는 대통령이 동남아시아에 가면 항상 뉴스 헤드라인으로 나오는 게 sales diplomacy(세일즈 외교)거든요.

한국 것을 동남아시에다 팔겠다는 이야기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럼 개발도상국에다가 한국이 가서 물건을 팔아서 경제적으로 우리가 더 부유해지겠다는 관점밖에 안 되는 거죠.

 

그렇죠. 장사꾼이다. 우리가 1960년대 일본인들에게 한국인들이 붙였던 이미지가 이코노믹 애니멀 돈만 밝히는 사람들.

(*economic animal: 경제적 실리만을 추구한다는 의미, 또는 그런 사람 경제 대국으로서의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취하는 행동 양식을 외국인들이 비판적으로 꼬집는 말)

 

그렇죠,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그거를 받아들인 거죠.

지금 문재인정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신남방정책, 아세안하고 인도를 한국 외교의 4강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 라는 그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분명히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이 뭐냐하면 경제협력관련해서는 선순환적인 경제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죠.

(*신남방적책: 아세안과 인도와의 정치, 경제 협력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4강 국가 수준으로 발전. 성장시키기 위한 정부 주도형 정책)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함께 번영하겠다는 한국의 강력한 의지표명입니다.

지난 1년 아세안 정상들과 직접 만나 비전을 공유하며 협력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러니까 한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그 결과로 경제성장을 하게 되면 그것이 나중에 먼 훗날에 한국의 경제적 이익으로도 돌아올 수 있고,

우리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옳은 일을 하는 거고, 그런 다른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신남방정책의 방향 설정은 과거와는 좀 다르게 맞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는 생각도 하고요,

 

또 동남아시아를 한국 사람들이 볼 때 무슨 생각을 주로 하냐면,

동남아시아는 개발도상국, 못하는 나라, 더운 나라, 값싼 관광지 그리고 되게 이국적인 이런 것들을 이국적인 타자로 생각을 하는 거죠. 동남아시아를.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배경의 반대급부로 뭐가 존재하냐하면 우리나라를 대단히 큰 나라로 보는 거죠.

우리는 냉전 역사 속에서 늘 한반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걸 놓고 주변의 강대국들이라고 하는 나라들하고 상대를 해왔거든요.

 

그렇게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너무 지나치게 강대국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가, 그거에 대한 반작용으로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 같은 나라들을 한국보다 한참 떨어지는(국가로 보는 것 아닌가)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렇게 생각하는 문제가 있죠.

 

, 한때는 우리 한국이 동남아시아를 대하는 태도가 과거의 제국주의적 태도, 그것의 아류적인 태도가 아니었느냐는 반성도 있었죠.

경제적 측면에서 너무 일단 경제적 이익, 그것도 단기적인 이득을 중심으로 해서 동남아시아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해주셨고요,

 

아마 그런 측면에서 지금 말씀하셨듯이 신남방적책이라고 하는 것이 단지 경제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외교적인 관계까지 포함해서 이른바 국제 정치 무대에서 작은 지분을 가진 나라 간에 발언권을 높이겠다. 이런 방식이라고 봐도 되는 거겠죠?

 

지금 말씀하신 내용이 정확하게 핵심을 지적하셨는데요, 국제정치 관점 국가 간의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아마 한국 사람들 누구나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에 대해서 한국은 어느 선택을 해야 하냐, 미국 쪽으로 갈 것이냐, 중국 쪽으로 갈 것이냐, 이런 거를 놓고 고민을 하고 우리의 딜레마라고 생각을 하기 쉬운데, 사실은 한국 입장에서 강대국 사이에서 선택해야 되는 문제는 되게 최근의 일인데요. 동남아시아랑 비교했을 때.

 

동남아시아국가들은 독립을 하면서 바로 이런 문제를 직면했거든요.

(*동남아시아의 국가별 독립시기

베트남 1945 인도네시아 1945 필리핀 1946 미얀마 1948 라오스 1949 캄보디아 1952 싱가포르 1965 브루나이 1984 동티모르 2002 태국은 식민지배를 받지 않음)

 

그 당시 우리는 한반도만 냉전선이 걸쳐있다고 생각하는데 동남아시아까지 그 냉전선은 쭉 이어져 있었거든요.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미국이냐 소련이냐 그 뒤에 중국이라는 세력이 있었고요.

 

그런데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자기네들끼리 연합해서 미국 쪽도 아니고 소련 쪽도 아니고 중국 쪽도 아니고 또 다른 한편으론 비동맹 운동도 되게 열심히 하고.

(*비동맹주의: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로 양극화된 국제정치 질서에서 어느 한 진영에 종속됨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국가이익 또는 집단이익에 입각하여 상고간의 일체성을 모색하는 외교상의 방침)

 

이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면서 최대한 강대국으로부터 자기네들이 얻어 챙길 수 있는 이익들을 얻어 챙기는 되게 생존에 능한 삶을 살아왔거든요.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 지금 봤을 때 강대국의 경쟁, 이거 우리 혼자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거죠.

그러니까 아세안 같은 중소국가 연합들이랑 힘을 합치는 게 반드시 필요하죠.

 

그런데 몇 가지 문제들이 남아있긴 하죠.

사실은 제3세계론이 나왔을 때부터 한국이 제3세계에 속하냐, 아니면 제1세계의 강력한 동맹의 일원으로서 그 위치를 고수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어떨까요?

 

지금 제3세계다, 1세계다라는 이야기들은 지금 상황에서 많이 안 하죠. 많이 안 하는데

한국은 쉽게 이야기하자면 제1세계 일원으로 살아온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미국하고 동맹이라는 거 북한의 위협이라는 것 때문에 살아온 게 사실인데, 지금까지 냉전 구조가 한국 사람들하고 한국 정부의 정책이 씌워놓은 굴레라는 게 있죠.

 

이걸 넘어서 생각해보면 이런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나 다른 작은 연합체들 우리가 작은 국가들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들하고 연대해서 강대국으로부터 오는 압력이라든지 부당한 점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 우리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데, 지금 아직까지도 생각이 거기까지 못가는 것 같아요. 그 틀을 깨트리는 게 필요하다 그런 생각입니다.

 

어떻게 보면 동남아시아 일대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지역이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본의 침략 행위에 대해 심한 분노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서 동남아시아에서는 오히려 일본에 대한 적개심 같은 것들이 오히려 적고, 같이 얼마든지 아세안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에서의 과오들 잘못들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하고 이것이 굳이 물질적인 또는 경제적인 배상의 문제는 아니더라도 도의적인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데도 안 한다.

 

그런데 이런 데에서는 얼마든지 우리도 아세안 국가들하고 보조를 같이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왜 그럴까 동남아시아는? 이런 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거든요.

한국은 위안부 문제라는 게 상당히 중요하고 큰 문제이고, 그런데 동남아시아는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 왜 안 그럴까에 대해서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거든요.

 

한국의 경우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처음이자 사실상 마지막이었던 경험이 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태국을 제외하고는 다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배를 겪었고, 그러고 나서 일본이 들어왔거든요.

 

일본이 그 당시에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가 대동아공영권이잖아요. 아시아인의 아시아.

(* 대동아공영권: ‘대동아란 동아시아에 동남아시아를 더한 지역을 가리키며

19707월 일본이 국책요강으로 처음 사용했다.

일본 제국의 동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슬로건 중 하나였다.)

 

거기에다가 일본은 그때 동남아가서 무슨 이야기를 했냐하면 우리가 유럽 사람으로부터 동남아사람들을 해방시켰다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한국의 경험이랑 똑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고,

 

두 번째로는 전후의 그러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1960년대 사실은 1950년대 말부터 시작해서 일본이 동남아시아에 경제적으로 엄청나게 진출을 하거든요. 이미 중진국 대열에 올라온 말레이시아라든지 인도네시아 태국 같은 나라들의 경제성장은 대부분 일본의 투자에 의해서 만들어졌거든요.

 

그런 점에서 한국의 일본에 대한 생각하고 또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일본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른 측면들이 있죠.

 

<신남방적채의 올바른 실천, 상생 관계로의 진전 필요>

일각에서는 문재인대통령께서 신남방정책을 선언하신 건데요, 현재 동남아시아 경제면에서 국한해서 보자면 동남아시아 경제권은 한편으로 보자면 50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지속적인 투자, 그리고 그 전부터 동남아시아에 일찌감치 진출했던 중국 자본, 그리고 화교 자본 네트워크가 또 한편에 있어서 중국과 일본이 이미 동남아시아 경제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세계 경제의 패권자로서의 미국의 역할은 말할 것도 없구요, 그런 와중에 끼어들어서 중국, 일본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냐, 이런 식의 회의론을 제기하는 분들이 일각에 있어요.

박사님께서는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동남아시아에서 미국 중국 일본이 가지고 있는 이렇게 표현하면 그렇겠지만 지분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은 상당하거든요.

그리고 이 세 나라가 한국보다 쉽게 말하면 동원할 수 있는 자원들이 훨씬 많죠.

이 세 나라하고 동남아시아에 가서 경쟁을 하겠다는 건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왜 우리가 미국 일본 중국이랑 동남아시아에서 경쟁해야 되지?’ 라고 생각을 좀 해볼 필요가 있거든요.

그냥 한국은 한국대로 동남아시아에 가서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는 거죠.

 

한국이 동남아시아에 호소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한국에 대해서 매력을 그나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까.

아마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들 일반 사람들은 한류가 동남아시아에서 되게 유행을 하니까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 라고 하겠죠.

 

그런데 그걸 넘어서 더 깊이 들어가면 미국이나 중국이나 일본이 동남아시아에서 진출하는 거는 자기들 나름의 전략적인 아젠다가 있는 거죠. 숨겨진 의도가 있는 거죠.

미국같은 경우 중국의 현재로 놓고 보면 중국의 확장을 막겠다는 거고,

중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자기네 헤게모니를 세우겠다는 거고,

일본 역시 중국의 확장을 막고 동남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거죠.

 

한국은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우리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동남아시아 입장에서는 한국이 히든 아젠다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물론 당연히 한국 정부도 히든 아젠다가 없는 거고요, 동남아시아에서.

 

지금 박사님께서 히든 아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조금 더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하지만 숨은 꿍꿍이가 없다.

 

한국이 동남아시에서 꿍꿍이를 가질 필요가 없는 거죠.

 

영토적이든 정치적으로든 야심이나 꿍꿍이가 없이 투명하다.

 

그냥 옆에 사는 친구로서 접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거죠.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 있으면 우리가 듣고 우리의 고민도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나누고 같이 힘을 합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좀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굉장히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다고 보는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1870년 일본과 개항하고 나서 유명하죠?

청나라에서 조선책략을 통해서 미국하고 가까워져라 이야기했는데, 왜 그랬냐하면 미국이 우리와 너무 멀기 때문에 영토적으로. 러시아는 바로 붙어있어서 꿍꿍이가 있을 수 있는데, 또 일본도 바로 가까이 있어서 꿍꿍이가 있을 수 있는데

 

미국은 너무 멀기 때문에 영토적 야심을 품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많이 공유했어요.

또 사실 그 이후에 교통의 발달 때문에 미국과의 거리가 문제가 안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런 생각이 미국에 대한 친밀감을 대단히 높이고, 그래서 이른바 미국문화가 한국 사회에 빨리 자리 잡는데, 매우 큰 역할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대로 동남아시아 사람들 역시 다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것이고요, 그 자리에 한국의 자리가 있다고 지금 말씀하시는 거죠?

 

한 가지만 더 덧붙이면 제가 지금 말씀드린 것을 적절하게 우리가 활용할 기회가 한 번 있었거든요.

뭐냐하면 19971998년에 경제위기를 맞잖아요, 한국이.

그 경제위기가 태국에서 시작해서 말레이시아로 인도네시아로 그리고 한국으로 넘어오는데,

 

그랬을 때, 1997년에 아세안 쪽에서 먼저 한중일 3국에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것을 모색해보자는 제안을 했고, 그래서 생긴 게 아세안+3라고 하는, 3는 한중일이리고요, 이런 지역 협력체, 다자 협력체고요,

(* 아세안 +3(ASEAN+3): 1998sus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이 설립한 국제회의체이다)

 

그게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동아시아 정상회의라는 형태로 발전도 했는데, 아세안+3가 생길 때 그 초기에 한국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많이 했거든요.

동아시아 연구 그룹을 제안하고, 동아시아 비전 그룹을 제안하고요, 그게 김대중 정부 시절에

 

/1년 전에 동아시아 비전 그룹을 제안을 해서 동아시아가 장래 어떻게 같이 협력해서 나갈 것인가 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자 할 때 이니셔티브를 취해 온 저희로서는 상당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각국 수뇌들은 이것이 아주 성공적으로 되기를 신신당부했습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귀국보고회 19991130, 김대중 대통령/

 

김대중 정부에서 동남아시아에 아세안 국가들에 제안을 했고, 아세안 국가들의 찬성을 얻어서 그런 것들이 이루어졌고 그러한 것들이 아세안+3라는 지역 다자협력체가 초기에 공고화 되는데 상당히 큰 공헌을 했거든요.

 

아세안 국가들 입장에서는 당시에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은 큰 나라들이고, 부담스러운 나라죠. 그에 비해 한국은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국가이고, 협력할 수 있는 국가라고 본 거고, 그때 당시에 한국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컸습니다. 아세안이랑 힘을 합쳐 동아시아 다자협력을 한번 끌어가보자.

 

그런데 그 뒤에 김대중 정부 이후에는 또 한국의 관심이 동북아로 한반도로 좁아지고 동남아사이에서 멀어진 거죠. 동남아사이 다자협력에서 멀어지고,.

그러면서 아세안이 몇 년 기다렸는데, 한국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그러면서 지금은 그런 게 되게 많이 약화한 상태거든요.

 

지금 문재인 정부 하에서 신남방정책을 통해서 그런 아세안의 기대라는 것을 충족을 시키면서 아세안이랑 같이 협력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좀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예컨대 너무 비근한 예가 되겠습니다만 케이블TV 같은 거 보면 중국 방송, 일본 프로그램 심지어 브라질 프로그램까지 들어와서 유통되고 있는데, 우리가 동남아시아와 관련된 문화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이런 것에 대해서도 이번 계기에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사실은 비슷한 예가 뭐냐면 한국에서 다문화 교육이라는 다문화 정책이라는 걸 이야기한 지가 제법 됐잖아요.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온 이민자들을 대상으로요.

 

그게 말은 다문화 정책인데, 실제로는 한국에서...

 

한국화 정책이에요.

 

한국화 정책이라고 많은 비판을 받아왔죠.

 

그 사람들한테 타국 역사를 가르치고, 한국말 가르치고 한국의 문화는 이러니까 이렇게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정작 한국사회에서는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고, 그 사람들의 언어는 무엇이고 풍습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전혀 관심이 없어요.

 

이해하려는 이해 자체가 없어왔으니까.

 

그러니까 사회문화적으로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문화적 교류의 불균형성 같은 것들,

그다음에 인적 교류의 불균형성, 이런 거에 대해서 정부가 신경을 써야 할 거고,

 

그 다음에 또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게 뭐가 있냐면 우리는 동남아시아를 외교적으로 찾아갈 때, 주로 지금까지 해왔던 이야기가 뭐냐면 한반도 문제였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데 우리 편이 되어 달라는 거죠.

 

그냥 밑도 끝도 없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달라는 거예요.

너희 다 알지 않느냐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들의 안보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졌었는가 하는 거죠.

 

또 아시겠지만 이것도 안보문제인데 인도네시아의 지진 화산 그래서 수많은 사람이 희생당하는데 비전통 안보문제에 속하는 거거든요.

(*비전통 안보: 전쟁 이외에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재난, 범죄, 환경변화 등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 그 다음에 남중국해에서 있는 영토분쟁문제들, 이런 거에 우리는 과연 얼마나 관심이 있고, 우리가 한반도 문제에 그들한테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할 수 있을 만큼 우리는 그들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우리는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매우 많은 홍보를 하는데, 막상 그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토분쟁에 대해서 아무도 관심을 안 두고 있다는 거죠? 그런 상태라면 독도가 어디 땅인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죠.

 

, 정확하게 맞습니다. 한반도 문제라는 것은 사실 강대국들이 충돌하는 문제이기도 한데, 동남아시아국가 입장에서는 동남아시아 안보문제에 관심도 없는 도와주지도 않는 한국의 한반도 문제에 굳이 껴서 강대국들로부터 눈총을 받을 이유도 없고요.

관심을 보여줄 이유가 없는 거죠. 동남아 국가에서는.

 

쌍방관심의 시대로 우리가 이행해야 한다는 말씀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