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수학비타민

[수학비타민] 번외편_세기의 대결, 반(反)수학 VS 오(OH!)수학

Buddhastudy 2019. 7. 18. 19:50


우리교육의 묵직한 경종을 울려준 스카이 캐슬, 드라마에서 혜나가 예빈이를 가르친 과목이 수학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 유독 수학공부장면이 많이 나왔는데요, 사실 수학은 사교육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곤 합니다.

 

학교 수학이 왜 그리 어렵냐고 볼멘 소리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 의견을 대변하는 인물로 반()수학, 그리고 이를 따박따박 반박하는 오(Oh!)수학을 등장시켜 배틀을 벌여보겠습니다.

 

성적을 둘러싼 무한경쟁의 정점에는 수학이 있죠.

사실 수능시험 보고 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입시를 위해 마르고 닳도록 공부했던 수학을 망각에 묻어 버리죠.

그래도 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니까요.

그러니 수학은 무조건 쉬워져야 합니다.

 

나폴레옹은 수학이 곧 국력이라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 성장은 과학기술의 수준에 달려있고, 그 기반을 이루는 게 수학입니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학이 필요하다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수학은 소위 넘사벽인 극소수 영재들만 배워도 되죠.

 

말씀하신대로 일반 학생들이 수학을 배워서 과학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를 내놓는 건 아니죠.

하지만 모든 학생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인성교육에 기여하는 바도 적지 않고요.

수학의 증명은 처음에 약속한 정의와 앞서 증명된 명제에 근거해서 엄밀하고 논리적으로 진행됩니다.

 

융통성이라는 미명하에 편법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 수학은 원칙에 충실함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는 거죠.

또 수학 문제에서 정답을 도출하는 복수의 풀이 방법은 다양한 의견의 공존 가능성을 암묵적으로 가르쳐 줍니다.

 

백 번 양보해 그걸 인정하더라도 모두를 위한 수학과 엘리트를 위한 수학은 구분해야합니다.

상위권 학생들은 가속페달을 밟고 나갈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수학을 제공해야 하겠지만, 일반학생을 위한 수학은 대폭 쉬워져야 합니다.

 

소화도 되지 않는 어려운 내용을 가르쳐서 수학 혐오자로 만드는 것보다는 적당히 쉽게 가르쳐서 평생 수학 우호자가 되도록 하는 게 낫지 않겠어요?

축구가 왜? 미식축구에 비해 인기 있는지 아십니까?

미식축구와 달리 축구는 룰이 단순하고 쉽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골이 잘 터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축구의 골은 상대에 의해서 패스가 끊기는 안타까움, 또 찬스다 싶으면 오프사이드가 되는 좌절 속에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수학공부는 축구의 골과 같습니다.

수학의 본질자체가 어려운데 이를 쉽게 만들면 수학은 희화화될 뿐입니다.

 

수학이 희화화되는 게 뭐가 문제입니까?

수학 내용도 시험도 쉬워져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이 줄어들죠!

 

시험이 쉬워진다고 경쟁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건 이미 실증적으로 확인된 바입니다.

수능문제가 쉬워지면 수험생들은 실수 안하기 연습을 무한 반복하게 되죠.

미래의 주역들이 앞으로 달려 나가도 모자를 판에 제자리에서 높이뛰기를 하게 되는 겁니다.

 

수학은 Less is more < = >를 제공해야 합니다. 적은 내용을 충실히 배우는 게 더 많이 배우는 것이라는 역설적인 의미입니다.

일단 내용이 줄어야 한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탐색하고 출원하면서 창의력을 키울 수 있겠죠.

 

창의력은 사고의 재료가 되는 지식이 결핍된 상태에서는 발현될 수 없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수학내용을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배열한 우리 교육과정이 창의력의 선행조건인 내용지식을 쌓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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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반()수학과 오(OH!)수학중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주시겠습니까?

수학 포기자인 수포자를 수학 포용자인 수포자로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할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