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 자궁근종, 유방암이 있는 여성들이 콩이나 두유를 먹어도 될까?

 

오늘은 제가 진료하면서 많이 받게 되는 질문 하나를 다루겠습니다.

그 질문은 바로 자궁근종이나 유방암이 있는 여성들이

콩 또는 두유를 먹어도 되는가? 입니다.

 

자, 이 질문이 왜 나오게 되었냐면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암, 유방암 이런 질환은요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이 과잉될 때에 발생하기 쉬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이 그렇죠.

 

그런데 콩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이소플라본이 들어있다고 들었죠?

이게 에스트로겐과 화학적인 구조가 비슷해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한 건데...

그러니 이게 몸속에 들어가면 에스트로겐이 더 많아져서 혹이나 암을 더 크게 만드는 것 아니야?

이런 걱정을 하면서 자궁근종이나 유방암이 있는 여성들이 콩이나 두유를 피하더란 말이죠.

 

음, 지금까지 제가 공부한 바로는요,

이제 그런 우려를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콩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요,

조건에 따라서 다르게 작용을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부족한 여성의 몸에 들어가면

에스트로겐을 거들어주는 역할을 하고요

에스트로겐이 과잉된 여성의 몸에 들어가면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방해하는 항에스로겐으로서 작용을 합니다.

아주 기특하죠.

 

즉, 콩에 여성호르몬 비슷한 게 있어서

유방암, 난소암, 자궁근종에 안 좋은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콩이 유방암에 대해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와 있어요.

평소에 콩을 다양한 형태로 많이 섭취하고 있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여성들은

서양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병율이 훨씬 더 적습니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이 콩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거랍니다.

 

미국암협회에 맥컬로우 박사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콩이 유방암 등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할만한 믿을만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

콩이 주는 유익이 엄청 크니까 열심히 드시라.

그러나 콩에서 이소플라본만 쏙 빼내서 보충제 형태로 만든 것은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미국에는 그런 제품이 있거든요.

이소플라본 보충제.

이런 건 저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콩은 콩 그 자체로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콩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의 양은

0.1~0.4% 정도일 뿐입니다.

 

콩은 단백질, 불포화지방산, 올리고당, 레시틴, 피틴산, 트립신저해제, 비타민과 미네랄, 이런 다양한 성분이 함께 어우러져 있구요

그것들이 합작해서 항암효과를 나태내는 거랍니다.

콩은 그 자체로 종합 선물 세트죠.

 

자, 우리 민족은 지금까지 콩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혜롭게 잘 먹어왔습니다.

서양사람들은 콩 별로 안 먹고 삽니다.

우리는 뭐 밥에다가가도 콩을 넣어 먹고,

콩나물, 된장, 청국장, 간장, 두부 등 다양한 형태로 콩을 먹어왔잖아요.

계속 쭈욱 잘 드시면 됩니다.

 

다만 콩은 소화가 좀 잘 안되는 단점이 있어요.

반드시 푹 익혀서 드시거나 발효시켜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유전자 변형되지 않은 우리 콩으로

2년 이상 숙성시킨 잘 담근 된장, 이게 콩을 먹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콩이 오랜 시간동안 미생물에 의해서 발효되면서

항산화와 항암 효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성분이 생겨나고요

각종 영양소가 몸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바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