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가 다
자기를 자기가 몰라서
길을 잃고, 길을 헤매고, 길을 찾으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그 길을 찾기 위해서
그거를 자기가 정립시키고 나가면서
체험하고 나가는 거죠.
체험하고 나가다가 보면
'아, 이런 거로구나! 이렇게 아주 틀림없는 사실이구나!' 하는 거를 알았으면
그것을 놓고, 또 딴 데로 한번 이렇게 생각을 해보시구요.
또 딴 것도 또 자연스럽게 오는 것도
대치할 수 있게끔 이렇게 한번 해보시구요.
모든 걸 이렇게 살림살이 속에서
모든 걸 다 해보세요.
찍어서 안 먹혀지는 게 없어요.
이 세상을 다 한주먹 안에다 넣고
한 입에 털어 넣으려도 털어 넣을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이 도리를 아셔야 해요.
이 삼라대천세계를 한 주먹에 넣고, 한 입에 넣어서 소화를 시킬 수 있느냐는 겁니다.
그것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될 수 있겠느냐?
영묘한 까닭이고, 무변한 까닭이고, 체가 없는 까닭이고,
지금 여기에서 앉아서 마음이 저 미국에서
“스님, 이러이러한데요, 오시겠어요?”
“알았다, 오바.”
“오시겠어요?” 하고
“오바.” 하면 여기서
“알았다.” 하고 “오바.”해서
그냥 그 찰나, 찰나야! 이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체가 없는 모습,
이거는 방편이다 이거야.
그 방편이 있는 반면에
진실이 있고 진실한 참이 거기에 있다.
그래서 부처의 도량은
아주 그냥 이 허공 안에 꽉 찼는데
여러분들도 여기 지금 이 몸이 부처의 도량이거든요. 한 도량이거든요.
그리고 몰아서 보면 지구가 한 도량이고
또 몰아서 보면 그냥 우주 전체가 한 도량이구요.
그러니 그 '오바' 하는 거는 방편이지마는
'알았다' 하는 것도 '오바'나 똑같은 얘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해서
멀고 가까움이 없이 행한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은
'내가 그렇게 따라 쓸 수 있을까?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내가 중생이 뭐 그렇게 할 수 있나?'
이렇게 밀지들을 않아요, 아주.
자기 부처를 자기가 믿지들을 않고, 이론이 많고, 사연이 많고, 착이 많고.
그냥 저거하면 그냥 한꺼번에 그냥 공부하려고 들면
그냥 한꺼번에 그냥 공부를 얼른 해버리려고 하고,
그 얼른 해서 될 일입니까, 이게?
스스로서 깨닫고 스스로서 이렇게 체험하면서 돌아가야 되는 건데.
그게 점수(漸修)입니다, 점수!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게 돈오(頓悟)라면
이 세상에서 살고 느끼고 알고 배우고 나가는 게, 깨닫고 나가는 게 그게 점수죠.
그래서 돈오와 점수는 둘이 아닌 반면에 알게 되면 바로 돈수(頓修)가 된다.
둘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나중엔 합해진다.
돈오와 점수가 둘이 아니게 합해진다 이런 거죠.
하여튼 공부 잘하세요.
길을 인제
부산을 가는 길이라면 한 대구쯤 갔다면
또 인제 일로 가는 게 빠르냐, 절로 가는 게 빠르냐 이런 거 이런 것도,
길을 가는데 틀림 없는 이 길이라는 걸 믿지 않아요?
믿죠?
믿으니깐, 그 믿는 마음으로 딴 거를 또 해보세요, 자연스럽게.
그 공부할 땐 뭐 별의별 걸, 똑같은 방편은 없어요.
자기 나름대로
여북하면 부처님을 찾는데
“야! 과거에 살던 이놈아! 영원한 친구야, 이놈아!” 이렇게도 찾는 사람이 있고요.
친근하게 하기 위해서, 사실이니까, 또.
자기 전 조상이니까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고
별 이름을 다 부르고 하는 사람이 다 있거든요.
그건 이름이니까.
진실만 똑같으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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