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동훈스님_일대시교

(동훈스님의 일대시교) 5회 나는 나를 버려야 세상을 얻느니라.

Buddhastudy 2016. 11. 29. 14:35



중국의 청원유신선사가, 하신 말씀인데, 성철스님이 다시 말씀한 유행어인데, 무슨 말씀인지 기억하시는 분 계세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당연한 얘기죠? 이것은 중국의 청원유신선사가 처음으로 말씀하신 걸 성철스님이 다시 말씀하신 거예요. 그래서 유명해졌죠. 그래서 세상의 물체나 사람을 볼 때, 딱 보니까 산은 산이야. 산은 산인데, 물은 물이에요. 그런데 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나서 보니까

 

산이 산이 아니야.’

 

이게 공으로 보는 세상을 보는 거야. 색으로만 보다가. 자기 안목으로 형상으로 그냥 두 눈으로 보는 세계를 보다가 공부를 하다보니까

 

산은 산이 아니오.

물은 물이 아니오.

 

이게 공의 도리에요.

그런데 나중에 공부를 다 마치고 보니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야.

 

이것은 진공모유라고 그러는데, 이런 것도 우리가 알아놓으면 좋습니다. 진공모유, 참으로 비면 묘하게 존재한다.

 

그래서 공이라는 것은 아까 얘기한데로 허무하고 염세적이고 허망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참으로 비우면 묘하게 존재한다. 있다. 이 얘기인데, 그래서 이건 이제 우리말로 된 것을 하나 제가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하늘은 하늘을 버려야 빛을 얻고

꽃은 꽃을 버려야 열매를 얻고

강은 강을 버려야 강을 바다를 얻고

나는 나를 버려야 세상을 얻느니라.

나무아미타불

 

이게 끄트머리에 나는 나를 버려야 세상을 얻느니라. 여러분들이 보는 걸 두 단으로 판단해서 거기다 기다 아니다. 있다 없다, 자꾸 시비분별해서 싸우지 말고, 갈등 격고 살지 말고, 이 도리, 공 도리를 제대로 알면, 나라고 하는 나는, 여러분들이 나야. 나의 스타일이야. 내 이미지야. 이렇게 나를 여러 가지 하는데, 나는 나를 버려야, 여기에 묘미가 있는 거요. 나는 버려야. 이게 무아지. 나는 나를 버리면 니까야에서 얘기한 무아가 되지. 제법무아. 내가 없다. 이거 공이죠.

 

나는 나를 버려야 세상을 얻느니라. 그래서 좀 환상적인 얘기 같지만, 우리는 우리 30평 아파트, 우리 논 몇 평, 우리 아들딸, 통장이 얼마 있는가를 가지고 내 것이라고 삽니다. 아소. 내 것이라고 할 때 아소라고 하는데, 여러분들이 공의 도리를 알고 세상을 볼 줄 안다. 현상을 보고 산을 보고 물을 보고, 사람은 나를 버릴 줄 아는 공성으로 세상을 볼 때, 우리 집은 성냥개비 같은 3020평 아파트가 아니고, 하늘이 지붕이고, 이건 좀 환상적인 얘기 같지만 들어보세요.

 

땅은 침대고, 거기서 내가 연출하고 사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주를 부둥껴 안은 거야. 그러니까 얼마나 자유자재해요. 삶이. 걸리지 않지. 얼마나 멋있겠어요? 이 세계가 좀 어려운 얘기 같지만, 환상적인 얘기 같지만, 이렇게 공부를 계속 반복적으로 기도하고 수행하면 이 세계에 갈 수 있다는 거예요. 이걸 위해서 우리가 이 시간에도 바쁜데 여기 앉아있는 거고, 가서 사경도 하고 염불도 하고 진언도 하고 참선도 하고 명상도 하는 거예요. 이걸 알기 위해서.

 

이 세상을 등기로 살기 위해서.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뛰어넘어서 세상을 좀 알고 싶어서.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라는 걸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