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이 있고, 모양이 있고, 모양을 비추는 마음이 있다’라는 의식이 있으면
그것 자체가 존재의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객관 의식이.
나와 대상
마음과 현상.
현상은 다 똑같아.
근데 이 현상, 모양 있는 현상을 비추고 있는
뭐가 아련하게 있는 듯한 그런 느낌, 이 틈.
이 틈이 있으면
이게 몸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근데 어느 공부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계기로
‘이 몸이라는 것도 단지 현상일 뿐이구나.’
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 자체도 현상일 뿐이구나’
뿐만 아니라 ‘마음이라고 내가 잡고 있었다는 것도
그것도 다 분별을 일으킨 현상일 뿐이구나’라는 게
탁 자각이 되는 순간이 와요.
예를 들어서
눈에 보이는 이런 것들이 있으면
우린 뭔가 그런 게 있지 않아요.
한 생각이 있지 않나요?
‘이것이 이거를 비추고 있지’ 하는 한 소리가 있어요.
있죠? 있죠?
‘그래 이건 모양은 다 이거고, 이 모양을 비추고 있는 모양 없는 마음이 있어’ 하는
이게 있어요, 미세한 소리가.
그것이 있다면 둘로 보이는 거예요.
이게 주관과 객관, 본질과 현상
그 소리가 남아 있다면.
근데 그것이 자기 생각이에요.
이 모양을 비추는 마음이 있어.
모양 없는 마음이 비추고 있어.
거울과 같은 성품이 비추고 있어.
그거 다 생각이에요.
그거를 여러분이 보셔야 됩니다.
생각입니다.
그거를 깨치셔야 돼요.
망상입니다.
미세망념이에요.
그것이 딱 입체성을 만들고, 존재감을 만들고, 깊이를 만들고
그러고 있는 거예요.
그게 딱 떨어져 나가면 마치, 그런 거 있죠.
이것만 있어, 이 현상만
모든 것이 하나에요.
이 깊이가 없어요, 0.01mm도 없어.
이 현상만
이 세계의 평면성이 확 드러나는 거예요.
이런 존재, 이런 물질감으로 느껴지었을 뿐이지
이게 다 하나의 평면적인 의식일 뿐이구나라는
그 의식이 끝간데 없이 펼쳐진 듯한 체험이...
이면이 사라져요.
거울의 이면이 없습니다.
거울과 현상은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현상이 곧 마음인 것이지.
그게 바로 색이 곧 공이라는 얘기
공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공이 따로 있다라는 생각이
자꾸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여기서, 지금 여기서 생각을 일으켜야지
모양 없는 마음이 있는 겁니다.
그 그림자가 확 떨어져 나가버려야 돼요, 생각의 그림자가.
그러면 이 현상이 곧 본질인 것이지
현상 이면에 본질이 있는 게 아니에요.
영상이 곧 거울인 것이지
영상 이면에 거울이 있는 게 아니에요.
미세망념이 작동되고 있는 게 딱 어느 순간 보입니다.
공부가 이렇게 깊어지면.
그게 망상이라는 걸 알고 딱 피부가 탈락하듯이
딱 놓아버리게 되면 어떻게 되요?
따로, 이전에는 뭔가 마음속에 염두에 둔 한 물건이 있었는데
그 물건이 딱 잃어버린 듯한
그래서 그게 망상이라는 걸 알고 탁 놓아버린 듯한 전환이 오면
그냥 이거밖에 없어요, 이거밖에.
의식이 끝간데 없이 펼쳐진 듯한 그런 식의 전환이 온단 말이에요.
또 어떤 사람은 그냥 어느 순간
이 몸이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찰나적으로 이렇게 여러 가지 감각적인 경험이나 의식이나 이름 붙임이나 느낌이
순식간에 작동된 현상이라는 걸 딱 보게 됩니다.
마치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 법주사라는 3차원적인 존재가
이 한 일념에 탁 창조되고 있는 게 보이는
이런 식으로 탁 목격되는 순간이 와요.
그러면 그냥 이것 자체가 그냥 아무것도 없는 세계구나.
그게 보인다고, 그게 안목이에요, 안목.
그게 보인다고요. 그게 안목이거든요.
그런 식의 어떤 변화가 오면 어떻게 돼요?
이 이것저것이 있는 듯한 이 세계가 있는데, 아무것도 없어.
너무 가볍고 좋아요.
너무 그냥 즐거워, 그냥.
막 그냥 걸어가는데 자기 존재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그냥 걸어가는 건지, 날아가는 건지,
뭐 이런 느낌이 있어요, 그것도 경계지만.
몸의 무게가 탁 사라진 듯한,
존재의 무게가 딱 사라진 듯한 그런 전환.
그러고 나면 진짜 좋은 때죠, 사실은.
근데 그것도 경계인데, 이 때를 얘기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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