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과 집단 역학: 집단의 방향이 구성원들의 개별적인 성격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17:35]. 개인이 아무리 착해도, 집단의 구조와 목표가 그 행동을 결정합니다 [17:44].
지금까지 대부분의 종교는
‘개인이 얼마나 착한가?’ 하는 주제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렇다면 핵무기를 개발하는 사람들은 악독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 일을 할까요?
지금 한국의 방위산업체에서는 전투기를 만들고, 자주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핵폭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일들을 착한 사람들이 하고 있을까요? 나쁜 사람들이 하고 있을까요?
물은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서 만들어지지만
그 성질은 산소나 수소 각각의 성질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는 마치 산소와 수소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성질이,
둘이 만나면서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자동차 부품 하나하나의 성질과 그것들이 조립된 자동차 전체의 성질도 다릅니다.
그것처럼 우리 개개인의 성격과 그 개개인이
어떤 질서와 구조에 의해 결합된 집단의 성격도
전혀 다를 수가 있다는 겁니다.
삼성이라는 회사에 다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삼성이라는 기업은 사회에 이익을 줄 수도 있고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토회 회원들은 다들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인데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정토회라는 조직은
사회적으로 아주 좋은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에서는 ‘모자이크 붓다’를 지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종교는 개인이 희망을 품고 살아가도록
좋은 역할을 많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짜인 집단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주의 사상은 개인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를 자각하고
사회구조를 바꾸면
개인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회구조 자체가 개인의 선함과 무관하게
얼마나 큰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지는 깊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즉, 공산주의 국가가 얼마나 인권을 침해하고,
세상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는 생각조차 못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종교는
‘개인이 착하고 성실하면 된다.’
이렇게만 이야기해 왔습니다.
반면 사회주의 또는 사회학에서는
개개인이 사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 시스템을 바꾸면 개개인의 삶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를 주로 이야기해 왔습니다.
개인의 행복이나 불행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는 것을 강조해 온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여러분들도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얘기하고 싶은 내용은
개개인이 모여있는 집단이
개개인과는 관계없는 전혀 다른 제3의 성질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사람들이
모두 착하고 부지런하고 열심히 산다고 해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형성된 대한민국이라는 집단은
인류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개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말입니다.
이렇게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바로 연기법입니다.
여러분 모두 개인적으로는 착한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집단이 어떻게 짜여 있고 무엇을 지향하느냐에 따라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독재에 가담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 여러분 각자가 스스로 더 깊이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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