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도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옵니다.
주말에 여자 친구가 여행을 가거나
제가 시간이 남을 때 혹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약간 초조해지면서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럴 때면 오랜 벗을 만나거나 지인들을 만나서
불안감을 풀 수도 있을 텐데,
꼭 친하지 않은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납니다.
절반 정도는 제가 알아차리고 넘기지만
가끔은 정말 참을 수 없을 만큼 그 욕구가 강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밤에 거리에 나가서 만남을 가지는데
그럴 때마다 죄책감도 많이 들고 술도 많이 먹게 됩니다.
일단 이 욕구가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행을 해야 하나요?//
아마 그 욕구의 뿌리는 불안감 같습니다.
혼자서는 편안하게 있을 수 없어서 항상 누구와 같이 있어야 하는 거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설사하는 사람이
‘여름에 더운데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나,
설사하니 안 먹어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설사를 하든지
아무리 먹고 싶어도 설사하는 게 싫으면 참고 안 먹든지 해야 합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한 관계는 아니잖아요.
새로운 이성을 만나고 싶으면 만나세요.
대신에 여자 친구가 알면 싫어하겠죠?
그럼, 이 친구를 포기하고 다른 친구를 만나고,
또 그 친구를 만나면서 또 다른 친구와 만날 수 있으면 또 만나고
그걸 이 친구가 싫어하면 또 헤어지고
또 다른 친구를 만나세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으면 먹고 나서 설사를 하는 겁니다.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연애를 하다 보면
이 사람을 사귈 수도 있고, 저 사람을 사귈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여자 친구는 나만 쳐다봤으면 좋겠고,
나는 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싶다' 이런 마음이라면
그것은 질문자의 욕심이라는 겁니다.
질문자 역시 내 여자 친구도 나를 만나면서
또 다른 남자 친구를 만나도
‘괜찮아. 자유롭게 만나자.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니잖아’
이럴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여자 친구에게는 나만 바라보라고 해놓고
정작 나는 한 눈 팔고 싶다면 그것은 문제라는 겁니다.
죄는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가질 건 없어요.
그러나 이렇게 하면 손실이 생깁니다.
여자 친구가 언젠가는 나와 헤어지게 되거나
그게 아니면 질문자가 늘 이 사실을 숨겨야 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
뭘 고쳐요?
생긴 대로 그냥 살지.
요즘 같은 시대에 결혼하면 뭐 해요?
이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저 친구하고 일 년 사귀다가
늙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아도 돼요.
아무도 안 사귀고 늙어 죽을 때까지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잖아요.
그에 비하면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면서
늙어 죽을 때까지 사는 건 쉬운 일이에요.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스스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결혼을 했더라도
‘우리 자유롭게 지내자’ 하고 상대와 합의를 했다면,
결혼 후에 그렇게 해도 괜찮아요.
그런데 적어도 결혼을 한 이상 이혼하기 전까지는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자고 약속을 했다면,
욕구가 일어나더라도
‘참기가 힘듭니다’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욕구 자체를 용납하지 말아야 해요.
그래야 상대가 나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게 죄는 아니에요.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 약속의 문제입니다.
내가 약속을 어겼으면 책임을 져야 된다는 거예요.
물론 약속이라고 무조건 다 지킬 수 있는 건 아니죠.
때론 약속을 어길 수도 있고, 해약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거기에 대한 책임은 져줘야 됩니다.
결혼했다가 이혼하면 거기에 대한 책임으로 배상을 해야 돼요.
내 마음대로 하고 나서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안 지고 싶은 것
그게 욕심이에요.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것이 욕심이 아닙니다.
돈은 빌려놓고 갚고 싶지는 않는 것이 욕심입니다.
욕심이란 인연을 지어놓고 과보는 안 받겠다는 것을 말해요.
질문자가 갖고 있는 성향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조금 특이하다고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죄의식까지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그런 성향 때문에 손실이 생긴다면
그 성향을 고쳐야 된다는 겁니다.
질문자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런 욕구가 생기더라도
'이건 내가 불행을 자초하는 행위야' 하고 그런 욕망을 자제해야 해요.
쥐가 쟁반 위에 있는 고구마를 보았을 때
'저건 쥐약이 들어있을 확률이 높아' 하고 느끼면
아무리 먹고 싶어도 안 먹어야 되잖아요.
질문자가 ‘잘 안 됩니다’ 하고 질문하는 걸 보면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얼버무려서 적당하게 풀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을 하려면
내 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아예 여자 친구에게 이렇게 부탁을 하세요.
‘나에게 이런 불안과 욕구가 있는데,
넌 내 곁을 떠나지 말고
주말에도 항상 내 곁에 딱 붙어서 감시를 해주면 좋겠어.
안 그럼 자꾸 내 마음이 딴 데로 가거든.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심리 불안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니까
네가 내 옆에 딱 붙어서 챙겨줄 수 있을까?’
이렇게 부탁하기가 어려우면,
그 문제를 스스로 용납을 안 하든지요.
아무리 술이 먹고 싶어도
술을 먹고 나서 병이 난다면 딱 끊어야 하잖아요.
질문자는 끊기 어렵다고만 자꾸 말하지
딱 끊는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용납을 안해야 합니다.
'이건 내가 쥐약을 먹는 것과 같다'
이렇게 딱 생각을 해야 해요.
그래도 못 끊겠다면
전파상에서 전기 충격기를 사 와서
못 끊을 때마다 까무러칠 정도로 지져야 합니다.
이 정도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이 문제는 해결이 돼요.
또 다른 방법은 이열치열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주말 명상이든, 4박 5일 명상이든, 명상을 한 번 해보면 좋겠습니다.
불안증은 이열치열이 약입니다.
혼자 있으면 더 불안해지게 되는데
오히려 5일 동안 혼자 있어 보는 거예요.
엄청나게 힘들지만,
어느 정도 불안이 격렬하게 일어나다가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꼭 술을 안 먹어도, 꼭 다른 사람을 안 만나도
불안이 올라왔다가 가라앉습니다.
불안감은 영원히 가지는 않거든요.
담배가 피우고 싶더라도 안 피우고 기다려보면
피우고 싶은 마음이 내려갑니다.
어떤 욕구가 막 올라와도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순간 막 치고 올라와도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게 됩니다.
불안이 저절로 올라갔다가 저절로 가라앉는 경험을 여러 번 해보면
점점 해소가 되어 나가요.
꼭 사람을 만나서 불안을 해소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해소해 보는 겁니다.
술을 마셨을 때 불안감이 더욱 심해진다면
질문자가 원칙을 딱 정하는 거예요.
'술은 여자 친구하고 있을 때만 먹지
나 혼자는 절대 안 먹는다.'
술을 평생 안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자 친구하고는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그러니 여자 친구가 있을 때만 술을 먹는다고 원칙을 정하면 됩니다.
자꾸 변명하지 말고요.
죄는 아니지만 불행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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