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부터 건강염려증이 있었는데 작년 12월에 코로나에 걸려서
체력 저하와 함께 후각과 미각이 상실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니고 몸에 좋다는 건 다 해봤지만
몸이 나아지지 않았어요.
혹시 다른 병이 걸린 건 아닌지 하루에도 수십 번 온갖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론은 나지 않고 두 달이 지났는데 후각과 미각은 조금씩 돌아왔고
갱년기가 연달아 왔어요.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과 불안, 우울, 긴장, 숨쉬기 힘든 호흡 곤란과 무기력증으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정신과 약을 복용 중입니다.
왜 예전의 몸 상태로 안 돌아오는지에 대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됩니다.
조바심과 불안감으로 점점 더 무기력해져 가는 제가 얼마나 더 나빠질지 걱정이 됩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두렵고 싫은 마음이 듭니다.
지금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질문자가 병원에 안 다니면 병원에 가보라고 할 텐데
이미 병원을 다닌다고 하니
병원에서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 질문자는 육체적인 병보다는 정신적인 병에 대한 치료가 더 시급한 상태예요.
자꾸 육체만 병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정신도 병이 들었다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질문자는 원래 민감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더 민감해진 상태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성폭행을 당해서 놀란 것이 트라우마가 되면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대인 기피증이 생깁니다.
엄마한테 야단맞은 게 트라우마가 되면
자신감이 결여되어 사람들 앞에서 주눅이 듭니다.
운전하다가 교통사고 난 것이 트라우마가 되면 겁이 나서 운전을 못 하게 됩니다.
코로나에 걸리고 나서도 감기처럼 약한 증상만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코로나 백신 주사만 맞고도 후유증이 심한 사람들도 있어요.
양의학적으로는 백신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고
한의학에서는 백신 후유증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정토회 공동체에도 거의 잠을 못 잘 정도로
온몸이 가려운 피부질환이 생긴 사람들도 있어요.
한 명이면 특이체질이라고 할 텐데 여러 명이 그렇거든요.
이것도 일종의 코로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공동체 대중 중에는 손발에 감각이 없어져 버린 활동가도 있습니다.
병원에 입원까지 해서 검사를 했는데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치료법 밖에 없다고 해요.
그런데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는 건 부작용이 많다고 해서
지금은 몇 년간 조금씩 회복되는 걸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로 인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습니다.
젊은데도 후유증이 심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늙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 체질이 다른 거예요.
사과를 먹고도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이 있고
매운 고추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매운 고추를 먹으면 땀이 나고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들깻가루 알레르기가 있기도 하고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그래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 될 때
급성으로 죽은 사람도 있고
심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있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원인이 무엇 때문이라고 명확하게 규정짓기가 참 어렵습니다.
보통 코로나에 걸리면 후각이나 미각이 없어졌다가 완치되고
일주일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질문자는 2개월 정도 지나서 돌아왔다면 후유증이 있는 편에 속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두려움이 생긴 거예요.
원래 질문자는 예민한 사람인데 민감한 체질이 겹쳐서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약을 꾸준히 먹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치료보다는 정신질환 치료를 받아야 해요.
둘째, 계속 절을 하면서 이렇게 자기한테 암시를 줘야 합니다.
“별일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습니다. 저는 편안합니다.”
가려우면 치료하면 되고
미각이 안 돌아오면 조금 기다리면 되고
갱년기 증상이 심하면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됩니다.
별일 아니에요.
눈이 안 보이거나 귀가 안 들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도 요즘은 시력이 나빠져서 물체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글씨도 봤는데 이제는 안 보여요.
책상 위에 문서들이 올라오는데 잘 안 보여요.
글씨를 좀 크게 해달라고 여러 번 이야기해도 아무도 말을 안 듣습니다.
왜 그럴까요?
젊은 사람들은 잘 보이니까 깜빡 잊어버리는 겁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느끼고 보는 게 서로 다르기 때문에
교감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피부가 너무 민감한 사람은 남이 몸에 손을 대면 경련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몸에 손을 못 대게 하면 옆에서 왜 그러냐고 의아해하죠.
피부가 엄청나게 민감하다 보니 목욕탕 가서 누가 등이라도 밀어준다고 하면 큰일이 나는 거예요.
우리가 모두 신체 조건이 서로 다른데 자기 식대로 생각해서
똑같이 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누군가 힘들다고 할 때 우리는 ‘뭐 그걸 가지고 그래’ 하고 말을 합니다.
반대로 내가 그 말을 듣게 될 때도 있어요.
사람은 다 자기 식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는 나를 해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
타인에게서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저 사람이 몰라서 그러는구나’ 하고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내가 타인에게 말할 때는 조금 조심해야 됩니다.
타인의 조건과 처지에 맞춰서 대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죠.
내가 당할 때는 나한테 좀 맞춰줬으면 하지만
내가 타인에게 말할 때는 그냥 내 생각대로 말해버리거든요.
그래서 사람 사이에 늘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질문자의 지금 상태로 봐서는 우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필요하면 약을 먹어야 하고요.
그리고 이것은 내가 민감해서 생긴 문제이지 별일 아니라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코로나와 백신 후유증이 없는 사람한테 기준을 두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요.
질문자보다 훨씬 더 심한 후유증을 겪는 사람이 부지기수입니다.
제가 아는 분은 큰 부자인데 백신 맞고 가슴이 답답해서 병원에 갔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후
바로 다음 날 돌아가셨어요.
이분이 백신 때문에 죽었는지 아닌지는 아무도 판가름할 수 없습니다.
다른 원인이었을 수도 있지만 마침 그때 백신을 맞았으니
백신을 맞고 죽었다고 할 수밖에요.
그러나 공식적인 진단은 백신 때문이라고는 나오지 않습니다.
코로나 후유증은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수행자라면 거기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도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가 부러지거나 엄청나게 큰 병을 앓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미각과 후각이 좀 덜 돌아온 정도는 큰일이 아니에요.
미국의 한 백만장자가 45세인 자신의 육체적 건강을 18세로 유지하겠다고
17세 아들의 피를 1리터 빼어서
자기 몸에 집어넣었다는 뉴스를 보신 적 있습니까?
옛날 젊었던 시절처럼 되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사람이 늙어 가는데 어떻게 피부가 젊어지고, 갱년기가 없을 수 있나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게 정신병입니다.
늙고 병들어 가는 게 인생사라고 부처님이 늘 말씀하셨잖아요.
병이 나서 장애가 생겼는데 어떻게 옛날처럼 살 수 있습니까?
교통사고로 다리가 부러져서 휠체어를 타게 되었는데
어떻게 옛날처럼 걸어 다니겠어요?
불법의 관점에서 보면
영원한 것을 추구하는 데에서 생긴 괴로움입니다.
누구나 태어나면 늙고 병들고 죽습니다.
모든 것은 이렇게 변해가는 겁니다.
늙는 것도 받아들여야 하고
병드는 것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늙으라는 뜻이 아니에요.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늙음을 막을 수는 없고
병듦을 막을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과로를 덜하면 빨리 늙는 것을 약간 늦출 수 있고
조심하면 병을 조금 덜 들게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첫째,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둘째, 기도를 할 때는 변하는 게 당연하고
별일 아니라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37. 모임에서 생긴 일 (0) | 2023.08.22 |
---|---|
법륜스님의 하루_ 마음공부를 어떻게 하는 걸까요? (0) | 2023.08.22 |
법륜스님의 하루_ 한반도의 통일이 점점 요원해지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2023.05.23.) (0) | 2023.08.17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친구들과의 정치적 대화가 불편하다면 (0) | 2023.08.16 |
법륜스님의 하루_ 분노 조절이 안 됩니다,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죠 (2023.05.22.) (0) | 2023.08.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