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고대사를 언뜻 떠올리면,
그리스로마신화와 함께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가 생각나기 마련인데요.
그 중 고대 그리스는
단일 국가로는 존재하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분열되어 있다가
후에 마케도니아 왕국과 고대 로마에 의해 강제 통합이 되죠.
고대 그리스의 범주에 대해서는
어디서부터 시작이라고 할지는 역사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지난 미노스 문명과 미케네 문명을 포함해
당시 크레타섬 주변의 사람들을 고대 그리스의 범주에 포함시키도 합니다.
크레타 섬을 둘러싸며, 강건했던 미케네 문명은
기원전 12세기경에 도리아인들로 인해 멸망하게 되는데요
청동기 무기를 지니고 있던 미케네는
철기로 발달된 무기를 지니고 있었던 도리아인들로 인해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고
약 400여년간 역사가 거의 기록되지 않는 암흑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도리아인은 그럼 어디 민족의 출신이냐?
당시 그리스인은 민족이 한 파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출신 지역에 따라 종족이 달랐습니다.
즉, 아이올리스인, 이오니아인, 도리아인도 모두 그리스 민족의 한 파였던 거죠.
그렇게 그리스인들은 미케네 시절에도
기원전 12세기 이전에 크레타섬 주변을 통합하고자 했었고
그 이후에 나오는 그리스 출신들의 다른 파들도
정복이나 식민지를 통해 세력을 확장해 갔습니다.
기원전 12세기부터 기원전 8세기까지는
암흑시대이자 혹은 호메로스 시대라고도 불리는데요.
이때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호메로스의 각종 저서들을 통해서만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호메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잠시 고대 그리스 역사 전체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미케네 문명이 멸망된 이후, 암흑시대를 거쳐 기원전 800년경부터는
각종 폴리스가 등장합니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를 의미하며
폴리스의 중심에는 가장 높은 언덕 아크로폴리스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라 할 수 있는 각종 신전이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신전은
기원전 447년에서 438년 사이에 건설된 파르테논 신전이라 할 수 있죠.
각종 폴리스들은 귀족들이 중심이 되는 귀족정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식민지 활동을 넓혀가면서
일과 노동은 식민지에서 잡아온 노예가 하며
그리스 평민들이 권한이 강해지면서
점차 민주정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 중, 일반 시민들의 권한이 더 강화된 경우는
아테네로 예제를 들 수 있으며
귀족정이 더 강화된 경우는 스파르타라 할 수 있었죠.
이후, 폴리스들은 기원전 4세기 무렵
마케도니아인들에게 지배를 받기 전까지
번창한 도시국가를 건설했습니다.
그리스 역사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암흑시대에 대해 저술한 호메로스는
고대 그리스 초창기인 기원전 800년에서 기원전 750년까지 활동했습니다.
호메로스는 현대 사회까지도 그 영향력을 끼치는 두 편의 서사시로 유명한데요.
그 작품들은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서양 문학의 최초이자 최고의 걸작으로도 손꼽히기도 합니다.
지난 미케네 문명 방송에서 다룬 트로이전쟁이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의 내용인데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그리스 로마 신화 중 하나로 놓고 보는 경우도 있고
다른 범주에 놓고 보는 경우도 있는데
어쨌든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서도 그리스로마 신들이 잔뜩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리스신화면 그리스신화고, 로마 신화면 로마신화지.
왜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부를까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해서, 헬레니즘 시대, 로마 제국 시대를 거치며
추후에도 서양 미술, 희곡, 영화 등지에 많은 영향을 끼친 신화로
서양 신화중에서도 그 자료들이 가장 많은 신화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입버릇처럼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거의 ‘그리스 신화’인 셈인데요.
로마제국이 서유럽을 거의 통일하다시피 넓은 지역을 지배하면서도
문화적으로는 그리스 문화를 선호했었죠.
원래는 로마도 로마 고유의 신화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랑 비교를 해보니까
서사면이나 이야기 구성면에서 너무 단순하고 재미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로마 신화를 새로 정립하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이름만 로마식으로 바꾸고
거기다 자신들의 건국신화를 덧붙여서 로마신화가 탄생했죠.
로마 신들이 그리스 신들과 100% 동일한 건 아니라서
로마 고유의 신들도 조금씩 등장하는데
비중이나 인지도가 적었고
대다수의 이야기는 그리스신화와 흡사하여 그리스 로마 신화가 된 겁니다.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을 몇 가지 비교해보자면
제우스와 헤라의 로마식 이름은 유피테르, 유노이며
아프로디테의 로마식 이름은 비너스입니다.
사랑의 신 에로스는 로마식으로 쿠피드, 영어식으로 큐피드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그리스식 혹은 로마식으로 섞여 있는 편이죠.
이러면, 원본이 그리스 신화이니 정통성을 인정해줘야 하는게 아니냐?
하는 궁금증도 생길 수 있는데
그리스 신화는 단지 한 사람이 쓴 작품이 아니라
구전되어 오던 여러 이야기가 이리저리 떠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이 ‘변신 이야기’라는 작품을 쓴
오비디우스 로마 시인이었던 겁니다.
‘변신 이야기’는 로마 제국의 건국을 찬양하는 내용을 같이 포함하고 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의 천지창조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신이 되는 과정까지를 그린 서사시입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수많은 변신 이야기가 나와서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작품화 되었고
현재 번역본은 우리나라에서도 서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신화를 지어낸 그리스 사람들은
독특한 아이이디어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지어내었나?
꼭 그렇다기 보다는
인류의 문명은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받듯이
고대 그리스인들도 이집트 신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의 저서에는
이집트 사제들이 최초로 제단, 축제, 신전 등을 만들었고
그리스인들이 이러한 전통들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명의 신들이 등장해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지만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는
“이 세상은 어떻게 생겼나?”라는 것을 다루고 있습니다.
마치 현대 사회에서 살이 찌는 원인은
탄수화물의 섭취라는 이유를 밝혀내듯이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는 여러 가지 세상의 이치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신화를 활용했었죠.
가령, 죽음을 다스리는 어둠의 신 하데스
바다를 관장하는 포세이돈
태양을 상징하는 아폴론이라든가
이 세상의 추상적 개념을 신으로 의인화한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그런데,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여기에 나오는 신들은 이성적인 행동보다
기분내키는데로 행동한다거나
사사로운 부분에서 치졸하기로 유명합니다.
하늘의 신이라고 불리는 제우스부터
온갖 여신들과 인간 세상의 여자들에게 추근되며
자식을 수백명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 탓에 등장하는 영웅들이 하나같이 이런 말을 하죠.
“내가 바로 제우스의 아들이다.”
그렇게 온갖 여자들에게 찝쩍거리다 아내인 헤라에게
인간 여자와 마주하는 상황이 걸리게 되면 헤라는 되려
“인간 여자인 주제에” 라면서 그 여자를 평생동안 동물로 변신 시켜버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극단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우리는 그리스라 하면 민주주의 시초다.
직접 민주주의가 있어서 수준 높은 정치국가다.
이런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사실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인 폴리스가 있던 시절은
귀족들이나 평민들이 차차 권한을 지어가면서
서서히 민주정치에 대한 개념을 만들어갔었고
그리스 신화가 처음 태동하던 시기에는
좀 더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아직은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생겨나지 않았을 무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능력자를 엘리트로 인정해주면서
엘리트들이 추앙받는 시대적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마치 현대 사회의 학벌이나 지위 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처럼
고대 그리스 시대 때도 엘리트 명문가들이 존재했었죠.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막 성립될 시기에는
민주주의가 자리잡히기 전인 엘리트 위주의 능력이 최고의 선이었으며
신에 가까운 능력자가 명예로운 사람이었던 겁니다.
여기서 약간 세계사 흐름을 건너뛰어서
카톨릭 중심의 시대였던 중세암흑시대가 14세기 전까지 유럽을 지배하고 있었죠.
14세기 무렵이면
신이 아닌 인간중심으로 생각하는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인본주의가 중요하다라고
학창시절 시험준비할 때, 줄 긋고 외운 기억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때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를 벗어나
그리스 신화에서 인본주의를 찾았다 라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인간 중심의’ 인본주의라는 것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말하는 ‘인간 중심’이랑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말하는 인본주의는
‘신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이라는 계몽주의가 아니라
당시, 교회의 길을 찾아가는 삶이 아닌
역사와 철학, 문학 등을 통해 인간의 길을 만들어가 보자 라는 의미였던 거죠.
그래서 근대 유럽에 들어서는 많은 미술 작품이나 희곡, 소설 작품 같은데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티브로 딴 작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고대 그리스 초창기인 암흑기 시대를 다른 말로
호메로스 시대라고도 일컫는다고 영상 초반부에 말씀 드렸는데요.
사실 이 호메로스에 대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혹은 남자가 아니고 여자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의미에서 호메로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가 살았던 추정 생존연대가 고대 그리스 암흑시대였기 때문인데요.
같은 단어로 쓰이는 10세기에서 14세기의 중세 암흑시대는
문학, 문화적인 정체와 퇴보의 부정적 의미로 쓰였다면
호메로스의 암흑시대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호메로스의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던 거죠.
영문권에서는 Homeros(호메로스)를 간소화해서 Homer(호머)라고 하는데
미국 만화 심슨의 주인공인 ‘호머 심슨이 여기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오늘은 고대 그리스 역사 첫 번째 시간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호메로스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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