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병원이란 곳이 바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적어도 드라마상에서는 자본의 논리가 그곳에도 어김없이 침투하고
권력투쟁은 물론 배신과 음모가 진행되지만
병원을 지켜내는 것은 결국 사람 목숨을 중히 여기는 의사들이었고 그 노력들은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마음을 쓸어내린 관객들은
병원이란 무엇인가..
의사와 환자란 누구인가...
이런 지극히 근본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서 생각을 매듭짓게 되지요.
동아프리카 아덴만까지 직접 날아가서 총상 환자를 살려낸 그의 이야기 역시 처음엔 마치 드라마나 영화와 같았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생존에 사람들은 놀랐고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주장에 공감했습니다.
국회는 서둘러 법을 만들어서 수천억의 지원금을 쏟아냈죠.
그러나 병원이 관객의 시선을 벗어났을 때 그곳에서 진행된 일들..
-여기서 하루 종일 기다리라는데?
-수술실을 만들어 놓고 거긴 사용하지 않고…
-권역외상센터 전담의를 이중으로 일 시키면서 착취를…자기 돈 안 쓰고요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은 80억 원
-운영을 하면 손해를 본다는 마인드도 있고요
사용할 수 없는 수술실과 다른 업무에 투입된 전문 의료진, 또 환자를 거부하는 외상센터...
문제의 핵심은 결국 ‘돈’이었습니다.
“내가 병원들 배 불려주려고 권역외상센터를 만든 게 된 셈이어서 자괴감 들어...”
-이종국 교수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하느냐’는 윤리적인 항변은 이미 우리 현실에서 무력화 된 지 오래...
“외상외과 환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노동자...
정책의 스포트라이트는 없는 자들을 비추지 않는다”
-이국종<골든아워>
환자의 목숨은 돈에 의해서 계급이 매겨졌고
생명을 살려야 하는 마지막 보루인 권역외상 센터에서도
그 돈의 힘은 사람의 목숨 값보다 우위에 있었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골든타임’ 등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그 의사는 자신에게 붙여진 그 별칭이 불편했고 금방 관심과 시선을 거두는 관중 또한 불편했습니다.
그저 그의 요구란 딱 한 가지...
“한 번만 들여다봐 주십시오.”였습니다.
작년에 방영된 의료드라마 ‘라이프’를 기억하시는지요.
드라마는 ‘영리병원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마무리됐습니다.
의사들의 노력 끝에 병원 측의 영리화 작업은 아주 잠시 멈추게 됐지만...
결국 병원을 떠나게 된 주인공은 관객을 향해 말했습니다.
“(병원이) 얼마나 버틸 것인가?
기본이 변질되는 걸 얼마나 저지시킬 수 있을 것인가?
여러분들 손에 달린 거겠죠.
지켜볼 겁니다.”
-드라마 <라이트>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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