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우학스님_금강경

우학스님의 금강경 7_2. 해탈견고의 시기, 주리반특가

Buddhastudy 2017. 4. 7. 19:51



여기에 따르는 얘기하나를 해드리면, 교단사에서 아주 천치 바보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 주리반특가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주리 반특가. 이름도 재미있죠.

 

이 주리반특가는 아둔하고 세속적으로 말하면 바보야. 바보입니다. 그런데 먼저 형이 출가를 했는데, 형이 동생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었던지, “쟤도 출가하면 참 좋을텐데.” 부처님 밥그릇이 워낙 크고 넓으니까 밥이라도 얻어먹을 거 아니냐. 늘 그런 생각을 했어요. 형이 바보천치 동생에 대한 연민의 정이 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어느 날 부처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부처님, 제 동생이 하나 있는데, 걔는 좀 모자랍니다. 저는 이렇게 출가를 했어도, 세속에서 밥이나 잘 먹는지 늘 그게 걱정입니다. 혹시 부처님, 그렇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제 동생 주리반특가를 절 안으로 데려와서 같이 공부도 하고, 또 먹는 것이 걱정이 없도록 제가 좀 살펴주면 어떻겠습니까? 그때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너는 어진 형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면서 데려오라 그랬어요.

 

데려왔습니다. 그런데 절에서는 공짜로 밥을 주지는 않아요. 일을 시켜도 시키고, 공부를 시켜서 공부를 잘 제대로 하는 사람에게 밥을 주지, 그냥 밥을 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대부분 절에 들어오면 먼저 공부를 시킵니다. 공부를 시키는데, 머리가 아둔하니까 외우지를 잘 못해요. 어느 정도로 어려운 것을 가르쳤느냐? 이것을 외우라 그랬는데 한 보름 시간을 줬는데 외우지를 못했어요. 어느 정도 어려운지 한번 따라해 봐봐요. 이것은 부처님 말씀이니까 다 합장하시고, 다 따라하십시오.

 

몸과 입과 뜻으로 악을 짓지 말며,

세간의 모든 중생들을, 괴롭게 하지 말라.

바로 현전에 욕심과 색이 공한 줄로 생각하면

무익한 고통을 마땅히 멀리 여의게 될지니라.

 

이거 외우겠습니까? 못 외우지. 그런데 보름을 외웠는데도 못 외웠어요. 그러니까 도저히 안 되니까, 지도하는 스님이 다시 글을 좀 압축해서 또 암기하게 했습니다. 한번 따라 해보십시오.

 

세 가지 업을 짓지 말고,

모든 중생들을 괴롭게 하지 말라.

바른 생각으로 공을 관하면

쓸데없는 고통을 멸하리라.

 

이것은 외우겠습니까? 이것도 외우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주리반특가는 그 뒤로는 밥도 잘 못 얻어먹고, 절에서는 단체로 공부하기 때문에 만일에 여기에서 시험을 쳐서 그 사람 최고 꼴지가 20점이면 20점 면할 때까지 계속 진도 안 나가고 공부를 시킨다면 아마 그 위에 공부 좀 잘하는 사람들은 다 안 나올 겁니다.

 

그런데 절에서는 그 사람, 최종 한 사람이 다 외울 때까지 진도 안 나가고 애를 먹이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되요? 딴 스님들이 출가했으니 스님이죠. 주리반특가 형한테 가서 계속 불평을 합니다. “너의 동생 때문에 맨날 우리는 야단맞고 진도도 못나가고 이게 무슨 꼴이냐? 네 동생 빨리 집에 보내라.”, 계속 형한테 요즘말로하면 컴플레인을 계속 하는 거죠.

 

그랬더니 형이 동생을 불러다놓고 네 자신 없나?” 하니까 나 도저히 안 된다.” 형도 동생에게 연민의 정을 느껴서 절까지 데려왔는데, 그 모양으로 하니까 형인들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얼마나 형이 화가 나는지, 발길로 냅다 차면서 나가서 뒤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내쫓아 버렸어요. 그러나 그 날 또 비까지 추적추적 왔는데, 부처님이 저 어디가셨다가 늦게 돌아오시면서 일주문 앞에 누가 서서 울고 있는 그런 사람이 스님인데, 자기 제자죠. 서 있어요.

 

그래서 보니까 주리반특가라. "너는 왜 여기서 울고 있느냐?" "부처님, 제가 너무 어리석고 아둔해서 스승과 형과 도반들로부터 쫓겨났습니다." 그랬어요. 그때 부처님께서는 "그래, 내가 보니 너는 가능성이 좀 있다. 그랬어요. “부처님이 제가 왜 가능성이 있습니까?” 그래. “네 스스로 어리석고 아둔하다는 것을 아는 것 보니까 아직도 가능성이 있다.” 그랬어요.

 

부처님이 "그래, 나를 따라가자." 그 절에서는 부처님이 제일 대장이니까, 부처님한테 대드는 사람 없잖아요. 부처님이 주리반가의 손을 잡고, 절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러면서 지도하는 스님에게 얘기하기를 가르치는 사람이 있겠죠. “간단하게 좀 가르쳐달라. 왜 그렇게 어렵게 가르치느냐. “그러면 어떻게 좀 간단하게 가르치겠습니까?” 하니까

 

먼지를 털고 때를 없애라.

불진 제거라.

 

한번 따라 해보십시오. 먼지를 털고, 때를 없애라. 그 정도면 다 외우잖아요. 먼지를 털고 때를 없애라...

그런데 주리반특가는 그것도 못 외웠어요. 그러니까 할 수 없이 또 말을 추려서 가르쳤습니다.

빗자루를 하나 내주면서 도저히 공부는 안 되는 거니까, 빗자루를 내주면서 절에 가면 늘 마당을 쓸 거든요. 마당을 쓸게 하면서

 

비로 쓸어라.

 

그것을 주문처럼 외우게 했습니다. 주리반특가는 마당을 쓸면서 비로 쓸어라.” “비로 쓸어라.” 그런데 비로 쓸어라 하는 그 말도 어떤 데는 까먹는 거라.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얘기했어요. 저 비구 옆으로 갈 때는 비로 쓸어라.” “비로 쓸어라.” 한마씩 하고 지나가라 그랬어. 그랬는데, 아무리 아둔해도 그 정도는 계속 지나가는 사람이 얘기하니까 외울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로 쓸어라.” “비로 쓸어라.” 라고 하는 말을 외우는 비구라해서 송추비구라. 이렇게 별명을 얻었어요. 이 송추비구인 주리반특가가 그 일을 2~3년을 계속 했어요. 참 그렇게 하기도 힘들죠.

 

그런데 어느 날 새벽에 부처님한테 쫓아왔어요. "부처님, 오늘 드디어 제가 깨달았습니다." "네가 뭘 깨달았는데 쫓아왔느냐?"하니까, “부처님, 저한테 빗자루를 주면서 비로 쓸어라하고 가르침을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오늘 제가 드디어 부처님께서 무엇을 비로 쓸고 닦으라는 것인지 알겠습니다.” 그랬어요. "한번 말해봐라." "부처님, 제 마음의 티끌을 비로 쓸어라. 그런 말씀 아닙니까?" 그랬어요.

 

제 마음의 티끌, 마음의 번뇌를 비로 쓸어라. 그런 말이죠? 하니까, 부처님께서 "네 말이 과연 옳도다," 그랬어요. 그래서 대아라한이 되었다. 큰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부처님께서는 인정했다. 그랬거든요. 그래서 부처님 당시에는 주리반특가처럼 머리가 좀 나쁘고 하더라도 웬만하면 다 깨쳤다. 그래서 해탈견고의 시기라.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