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와 조현 기자의 인터뷰 3편.
코로나19 확산에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해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 기독교.
이에 대한 김기석 목사의 성찰적 비판과 대안에 대해 들어본다. //
저는 이 문제를 신앙이 얼마나 일상의 자리에까지 깊이
마치 밀가루 반죽 속에 누룩이 들어가서 반죽을 부풀게 하는 것처럼
우리 일상의 자리에까지 스며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동안 종교성이라고 하는 것이 일상의 언어하고 구별되는 것처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해왔고
그러다 보니까 기독교인들이 너무 개토화된 사고 속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종교성이라고 하는 것도 중요한 것은
종교성 그 자체의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나 이외에 타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들과 어떻게 평화롭게 공전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는데 종교가 길을 제시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오늘의 종교는 색토화되어서
다른 사람과 나를 구별하고,
일상으로부터 구별되는 어떤 것들을 신앙인양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제게는.
그러나 생각해보면 예수님이 비유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 이야기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뭐냐하면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비유는
종교적인 표현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전부 다 일상적인 이야기에요.
어부가 바다에 그물을 내려서 물고기 잡고
좋은 것과 나쁜 거 가르는 이야기라든지
여인이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찾기 위해 온 집을 뒤지는 이야기라든지
농부가 씨앗을 뿌리는 이야기라든지
그리고 밭에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걸 보고 당혹한 종들의 이야기라든지
그러니까 아주 비근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가지고
어떻게 하나님 나라에 그 비전을 가질 것인가를 예수님이 제시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오늘은 거꾸로
가장 종교적인 언어들, 사랑이니 화해니, 용서니, 구원이니, 은혜니 이런 말들을 쓰면서
가장 비일상적인 삶의 자리로 사람들을 몰아가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는 거죠.
그래서 이 코로나 사태는 그렇게 일상과 유리된 채
자기만의 논리 속에서 걸어왔던 교회가 얼마나 위험한지
때때로 그것이 어떻게 반사회적이고 몰상식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역할을 감당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렇게 처절하게 개신교회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데
깨진 거는 아프죠.
그러나 이 고통이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본질적인 것에 조금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 계기로 삼아야죠.
가만히 있다고 해서 이게 그런 반성적 사고에 이를 수는 없을 것 같고
먼저 깨어있는 사람들이 정말 살갗이 벗겨진 것 같은 이 쓰라림, 이걸 안고
예수님이 가르쳐주셨던 그 날것 그대로의 복음의 진실
그건 한마디로 얘기하면
일그러진 사람들의 생명을 온전하게 하는데 바쳐준 삶이라고 보여지는데
그게 하나님의 뜻이고 예수님이 하셨던 일은 바로 그런 일들인데
앞으로 교회가 그러한 삶으로 스스로를 바꾸어갈 수 있겠는지
이젠 처절하게 걸어가야 할 길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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