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NEO가 뭔지 아세요?
네 새로 나온 아이돌 그룹은 아니고요.
바로 Near Earth Object(NEO) 지구 근접천체라는 건데요.
그러니까 우리 지구가 있는 태양계에는
작은 천체들이 무수하게 많이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그 숫자가 워낙 많지만
다행히 전에 얘기한 것처럼
대부분이 빈공간이라서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낮은데요.
NEO는 그중에서 지구에 근접하고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가진 천체들 리스트입니다.
“에이, 그럼 뭐 그런 위험한 천체는 얼마 없겠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NEO는 거의 2만 개에 육박합니다.
이건 완전 마른 하늘에 날벼락, 아니 문석벼락
아니 뭐 하여간 우주 돌멩이를 맞을 수 있는 크기의 천체가
2만 개에 달한다는 건데요.
이 천체들 중에 상당수가
지구와 공전 궤도가 겹치는 천체들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무섭긴 하지만
우주는 사실상 100%에 가까운 빈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덕분에
이 중에 지구와 달 사이로 날아오는 천체는
1년에 한 개 두 개 정도 있을까 말까입니다.
그리고 당분간 충돌 가능성 있는 천체는 없다고 봐야 됩니다.
갑자기 안심이 되죠?
그러면 안 되는데.
안심이 될까 봐, 또 조금 겁주자면
첼라빈스크 운석 기억하시나요?
2013년에 러시아에 떨어졌던 운석이었죠.
참고로 알려드리자면
이 운석은 NEO에 포함되지도 않았습니다.
정말로 말 그대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
아니 돌덩어리를 맞은 상황인 건데요.
나사는 인류 보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지름 1km가 넘는 NEO의 최소 90%를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지름 100m의 소행성만 떨어져도
그 일대는 정말 난리가 날 겁니다.
2013년에 러시아에 수많은 재산 피해를 입혔던, 이 소행성의 크기는
불과 직경이 20m밖에 안 됐습니다.
만약 서울에 100m급의 소행성이 떨어진다면
그것만으로 서울 시민의 최소 수백 명이 죽거나 다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m처럼 작은 소행성은
현재의 기술로는 지구 궤도에 근접하기 전에
발견이 안 되는 게 문제죠.
네 뭐 그럴 확률은 없겠지만
언제든지 자다가 갑자기 머리 위로 이 돌덩어리가 떨어져도
그렇게 크게 이상할 게 없는데요.
어떤 사람은 첼라빈스크 운석이 떨어질 때
굉장히 큰 소음이 났으니까
소음이 들리면 피하면 된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하는데
안타깝지만 운석이
음속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지표면에 떨어지기 때문에
소리를 듣기도 전에 돌덩어리를 맞겠죠.
그래도 뭐 100m 이하의 크기 천체가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럼 그거보다 큰 천체 중에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천체가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있습니다.
근 미래에 우리가 가장 걱정해야 되는 천체는 아포피스입니다.
이 천체는 무려 300m급의 크기를 가진 NEO인데요.
무엇보다 지구와 궤도가 상당히 겹치고
2029년에 지구 대기권과 인공위성 사이를 통과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지구를 비켜 지나갈 예정입니다.
네 물론 이때의 충돌은 없습니다.
그런데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천체가 지구 옆을 지나갈 때
지구 중력으로 공전 궤도가 바뀌게 되는데요.
만약 특정 지구 궤도를 이 천체가 지나가게 된다면
2036년에 하와이 제도에 충돌한다고 합니다.
정말로 후덜덜하죠.
다행히 최근 관측으로 확인된 결과에 따르면
이 천체가 지구에 충돌하기 위해 지나야 하는 지구 궤도는
200m만 오차가 발생해도
2036년에 지구와 충돌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천문학자들은 하필 그 궤도를 지나갈 확률이
1%도 안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 이 정도 확률은
당구 초보자가 당구를 쳐서
3쿠션을 성공시킬 확률보다도 낮은 정도인데요.
문제는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는 거죠.
그리고 이 아포피스는
지구와 공전 궤도가 점점 겹치기 때문에
근 미래가 아니라
언젠가는 지구에 부딪힐 운명을 지니고 있다고 봐도
거의 무방합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중국이 2029년에
아포피스가 지구에 근접할 때
이 소행성 탐사에 나선다고 하는데
괜히 또 엄한 소행성 궤도에 영향을 줘서
지구에 충돌하고, 뭐 이런 일이 일어나진 않겠죠.
참고로 이 소행성이 충돌할 때 에너지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수천 배 정도 강하고
도시 국가 하나를 잿더미로 만들 정도의 에너지량을 지녔습니다.
300m 크기의 소행성 위력이 이 정도인데
공룡을 멸종시킨 9km 크기의 소행성의 위력이 얼마였을지
정말 상상도 힘드네요.
그러면 근 미래 말고 좀 더 스케일을 넓혀서
먼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예정인 천체는 없을까요?
1950AD라는 천체가 있는데
이 천체는 아포피스가 발견되기 전까지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가장 높은 천체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2880년까지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2880년에 지구와 충돌할 때
그 충돌 확률이 200분의 1 정도 되는 천체일 뿐만 아니라
직경이 무려 2.1km의 크기를 가진
인류 멸종 시나리오가 가능한 정도의 대형 천체이기 때문에
이런 천체에 계속 대비해야 될 걸로 생각이 됩니다.
이번엔 좀 무서운 얘기였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 공간은
무수히 작은 입자나 돌멩이로 이루어져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작은 돌맹이 크기의 입자들은
매번 지구 대기권에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걸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유성우인 거죠.
다만 크기가 5m도 안 되는 천체들은
이렇게 대부분 대기권에서 증발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소행성 충돌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포피스를 제외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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