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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과학] 뇌를 반으로 갈라보자

Buddhastudy 2023. 7. 13. 19:51

 

 

뇌과학자 질 테일러는 어느 날 아침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몸이 아바타가 된 듯 마음대로 움직였고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뇌졸중에 걸린 것이다.

 

뇌졸중에 걸린 뇌과학자

깜짝 놀란 테일러는 도움을 받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지만

전화번호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어찌어찌 전화를 걸었지만, 그 사람이 하는 말을 하나도 해석할 수 없었다.

 

이쯤 되면 그녀가 얼마나 불안했을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싶겠지만 정반대였다.

오히려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완전한 평화를 느꼈다고.

 

그녀는 그날을 이렇게 기억한다.

나는 우주와 하나가 됐었어요.”

 

뇌출혈이 발생한 부위는 테일러의 좌뇌였다.

우린 하나의 뇌를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린 굉장히 다른 성격의 두 개의 뇌를 가지고 있다.

 

수리, 논리 분석, 해석, 언어를 처리하는 좌뇌와

감정, 이미지 등을 처리하는 우뇌.

 

서로 다른 이 두 개의 뇌는

뇌량이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예전에는 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이 뇌량을 자르기도 했다.

 

그리고 뇌량이 잘린 사람들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좌뇌는 몸의 오른쪽을 통제하고

우뇌는 몸의 왼쪽을 통제한다.

그리고 좌뇌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가 있다.

 

여기 나오는 조는 과거에 간질로 뇌량 절단 수술을 받았다.

그에게 실험을 했다.

 

먼저 좌뇌와 연결된 오른쪽 눈에만 글자를 보이게 하고

보이는 단어를 말해보라 했다.

그는 아무 문제 없이 보이는 단어를 잘 말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우뇌와 연결된 왼쪽 눈에만 글자를 보이게 하고

보이는 단어를 말해보라 했다.

그러자 조는 이렇게 말했다.

모른다.”

 

곧장 연구원은

캐치복을 주며 그려볼 수 있겠냐고 물었다.

조는 한숨을 푹 쉬며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고 나서야 조는 이렇게 말했다.

, 전화기구나.”

 

보통 우리의 좌뇌와 우뇌는

뇌량이라는 다리를 통해 머릿속에서 직접 정보 공유를 하는데

뇌량이 없는 조의 좌뇌와 우뇌는

머릿속이 아닌 머리 바깥에 있는 스케치북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교회, 고양이 다 이렇게 스케치북을 통해 답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게 있다.

이번에는 동시에 좌뇌와 우뇌에 각기 다른 단어를 보여주고

지금 본 단어와 매칭되는 이미지를 고르라고 했다.

 

우회에는 벨이라는 단어를 보여주고

좌뇌에는 뮤직이라는 단어를 보여줬다.

그러자 조는 망설임 없이 벨 그림을 선택했다.

 

연구원이 조에게 왜 벨 그림을 선택했냐고 묻자 조는 이렇게 답했다.

뮤직

 

다른 이미지들이야말로 훨씬 더 음악에 가까운데

조는 벨 그림을 선택하고서 뻔뻔하게 음악 때문에 골랐다고 말했다.

 

조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얼마 전 여기 근처에 올 때 어떤 벨에서 음악이 나오고 있었어요.

그래서 골랐어요.”

조의 좌뇌가 말을 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원들은 이렇게 말한다.

좌뇌의 가장 강한 욕구 하나는 해석하고자 하는 욕구예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났고 왜 저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이 뭐고 결과가 뭔지 해석하는 거예요.”

 

좌뇌는 있는 걸 그대로 두지 못하고

어떻게든 무엇으로든 그걸 말로 해석하려 한다.

이게 뭘까?

 

뇌량 절단술을 받은 간질 환자에게는

우뇌와 좌뇌가 서로 대립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왼쪽 손이 옷을 고르면 오른쪽 손이 싫어하고

오른쪽 손이 뭘 먹으려 하면 왼쪽 손이 싫어하는 등

머릿속에 두 명의 사람이 있는 것처럼 서로 대립하는 일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우리 머릿속에 두 개의 의식이 존재하는 걸까 싶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조에게서 보았던 것처럼

뇌량이 잘려 머릿속에 두 개의 자아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도

조의 의식은 하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이 의식은 도대체 뭘까?

나라는 사람은 뭘까?

 

나는 매일 세네 시간씩 산책을 한다.

웬만한 강아지보다 산책을 더 하는데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

아 걸으면서 생각하려고?”

네가 생각할 게 많아서 그러는구나. 무슨 생각해?”

 

나는 아무 생각을 안 한다.

오히려 생각을 안 하기 위해 산책을 간다는 말이 더 맞는 것 같다.

 

한때 나에게 걷기라는 건 어딘가로 가기 위한 이동 수단일 뿐이었다.

항상 목적지가 있었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걸어야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시간을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이동 중에는 항상 강연을 들었는데

지금은 그 이동을 일부러 목적지 없이 몇 시간을 한다.

 

목적지를 갖지 않고 걸으면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돼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걷게 되는데

생각하지 않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뇌졸중에 걸렸던 테일러가 그토록 평화로웠다고 말하는 이유는

쉴 새 없이 말하고 해설하던 좌뇌가

드디어 드디어 조용했기 때문 아닐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좌뇌는 분석하고 분류하고 해석한다.

현재의 데이터를 이용해 과거의 데이터와 비교하고 미래를 예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걸 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 모든 언어의 시작은 나다.

그런데 내가 는 이라고 하는 순간 나라는 사람은

이 우주와 분리된 하나의 체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그날 아침 그게 사라진 것이다.

37년간 나를 만들었던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고

지금, 이 순간에만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나의 경계를 느낄 수 없었고

무한했고 평화로웠으며 아름다웠다.”

 

또 그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날 완전한 평화를 느꼈어요.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상태로요.

내가 살아 있는 상태로 완전한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면 여러분도 느낄 수 있어요.

나는 그 평화가 내 몸 안에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에

지금도 언제나 선택만 하면 그 평화를 느낄 수 있어요.”

 

나는 좌뇌와 우뇌 중 어디 있을까?

말하는 좌뇌?

말 없는 우뇌?

 

테일러의 말처럼 우리가 말 없는 우뇌가 느끼는 평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말 많은 좌뇌를 통해

그 평화를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지난 세월 동안 정말 고마웠고

미래에도 쭉 계속 사랑할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뇌를 통해 나의 평화를 느끼며

좌뇌를 통해 바깥세상과 소통하는 게 내가 진짜 원하는 나의 모습 아닐까?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 영상은 출판사 흐름출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흐름출판에서 새로 나온 신작 <내가 된다는 것>이라는 도서가 나왔는데요.

이 책은 의식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아주 참신한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의식이라는 주제는

우리에게 미스터리하고 과학을 넘어선 영역이다라고 여겨지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의식에 대한 얘기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인 아닐 세스의 테드 강연 조회 수가 무려 1천만 회에 달하는데요.

그 화제의 테드 강연의 확장판이 이 책입니다.

 

나를 낳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된다는 건 뭘까?

 

흥미로운 실험 사례도 많고 재미있는 상상과 함께

아닐 세스의 과감한 주장도 많이 담겨 있는데요.

한 번 보시면 재밌을 겁니다.

그럼, 이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