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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THATch] 선과 깨달음, 궁하면 통할까?

Buddhastudy 2025. 4.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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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다물고 깨달음을 얻는 상황:

나무에 매달린 채 질문에 답해야 하지만,

입을 열면 위험한 상황에 대한 비유를 통해,

언어에 의존하지 않는 깨달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00:02].

 

수레의 비유:

수레의 구성 요소와 수레 자체의 관계를 통해,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01:01].

언어의 한계:

언어로는 완전하게 설명할 수 없는 진실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02:52].

내면의 깨달음:

외부의 가르침이나 지식보다

내면에서 스스로 깨닫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06:11].

조주스님의 가르침: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자신의 본질을 잃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합니다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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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엄이 말했다.

누군가 나무에 올라가서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

손으로 가지를 잡지 않고 발로도 딛지 않는데

나무 아래에서 누군가

조사가 서쪽에서 온 까닭을 묻는다고 하자.

대답하지 않으면 그가 묻는 것에 어긋나고,

만약 대답하려 입을 벌린다면 목숨을 잃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에 어떻게 응할 것인가?”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 떨어지지 않으려 버티는 장면은

좀 도를 넘은 거 아닐까요?

승려 학대 같습니다.

 

물리학자들이 잘하는 사고실험 정도로 격을 낮춰보죠.

묻는 말에 대답하려고 입을 벌려 말을 할 수는 없습니다.

말하자마자 황천길로 갈 겁니다.

 

아니, 그렇군요.

저승 갈 각오라면 확실히 한마디 할 수는 있을 겁니다.

견디지 못하고 떨어지면서 외마디 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달마야, 왜 왔냐!”

 

 

월암이 물었다.

해중이라는 제후가

200개의 바퀴살을 가진 수레를 만들고서

양쪽 바퀴도 뽑아버리고, 굴대도 떼버렸다.

어떤 쪽의 일을 밝힌 것인가?”

 

해중은 우 임금 시절에 수레를 만들었다는 기술자 출신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견고하게 만든 수레바퀴와

바퀴를 이어주는 축도 버렸으니

수레를 해체한 것입니다.

 

수레의 비유는 오래된 [밀린다왕문경]에 나오는 이야기라 어렵지는 않습니다.

나가세나 존자가 밀린다왕에게 질문하고 왕이 대답하는 내용입니다.

왕이시여, 여기 오실 때 무엇을 타고 오셨습니까?”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

무엇이 수레입니까?

바퀴인가요?

바퀴의 두 축인가요?

바퀴 살들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사람이 잡는 손잡이입니까?

이런 것들이 모두 수레가 아니라면 무엇이 수레입니까?”

 

수레를 구성하는 것들은 사실

그것으로만 보면 수레가 아닌데

또한 수레는 그것들 없이는 수레가 아닙니다.

 

바퀴와 축을 제거해 버린 일은 과연 어느 쪽 일을 밝힌 것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수레라고 부르는 것일까요?

연기법 수행이 선과 같은 각성 수행이라는 저의 말이

실감나는 장면입니다.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않은 법이 있습니까?”

있다.”

어떤 것이 사람들에게 말씀하지 않은 법입니까?”

남전이 말했다.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다.”

 

분명 모든 일들을 다 말했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말한 적이 없습니다.

말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마음도, 부처도, 물건도 아니라고 할 뿐입니다.

 

무엇이 수레인지 알면

나뭇가지를 물고 있던 입을 떼서라도 말할 수 있을 것이지만

무엇이 수레인지 모른다면

바퀴살과 바퀴와 굴대와 손잡이만 물고 있어야 합니다.

 

 

오조 동산 법연이 말했다.

석가와 미륵도 오히려 그의 노예이다.

말해보라. 그는 누구인가?”

 

석가와 미륵은 불교의 시작이고 끝이지만

원조 조차도 노예 신세라고 합니다.

이 말 한마디면

수레도 알고, 달마도 알고, 마음도 알고, 부처도 알고 물건도 압니다.

 

답답했던 무문 스님이 한마디 합니다.

다른 사람의 활을 당기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을 타지 말라.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난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일을 알려 하지 말라.”

 

 

석가와 미륵도 면하지 못했다는 노예 신세를

우리는 면할 수 있을까요?

남의 일을 알려고 하지 말라고 하니

석가나 미륵이나 해중이나 밀린다왕이나 그냥 잊어버리죠.

잊어버려야 하는데,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있으니 잊히지도 않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도 없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고난이 정말 이 정도라면

입으로 나무에 매달리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대통지승불은 10겁동안 도량에 앉아 있었는데도

불법이 앞에 드러나지 않아서

불도를 이룰 수 없었다고 했는데, 이런 때는 어떻습니까?”

양화상이 말했다.

그 질문이 아주 알맞구나.”

이미 도량에 앉아 있었는데 어찌 불도를 이룰 수 없었습니까?”

그대가 부처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레를 만들든 뜯어내든

다른 사람의 활을 당기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을 타지 말라고 한, 무문의 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겁 세월에 홀려서는 안 됩니다.

 

대통(大通), 크게 통하고

지승(智勝), 알아서 이기는 일은

바로 내 안에서 일어납니다.

입을 틀어막아서 온몸으로 법을 알아내야 합니다.

 

 

천의가 취봉 화상에게서 공부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취봉이 질문했다.

이것도 아니다. 저것도 아니다.

이것과 저것도 아니다.

이것은 과연 무엇일까?”

 

천의가 말을 하려 하면

취봉화상은 대답을 듣지 않고 내쫓았다.

어느 날 천의가 물지게를 지고 오다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물이 온통 바닥에 쏟아져 버린 순간, 천의가 깨달았다.

 

입을 열지 않아도 말을 할 수 있다면

입을 열어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향엄을 보기 좋게 골탕 먹일 수 있을 겁니다.

중력을 거스르는 일이기는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생각 속인데.

 

조주 스님, 무엇이 옷 속의 보배입니까?”

무엇이 꺼려져서 묻는 것인가?”

그냥 질문입니다.

무엇이 옷 속의 보배입니까?”

그렇다면 옷가지도 잃어버린다.”

 

남의 것을 탐하다가 겁 세월이 지나고

없는 자는 있는 줄 아는 것까지 빼앗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