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즉문즉설] 제13회 결혼은 하고 싶은데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요

Buddhastudy 2012. 10. 8. 04:08
출처 YouTube

 

결혼하고 싶다. 이거에요? 결혼하고 싶다. 이래서 결혼을 하면 반드시 과보가 따릅니다. 하고 싶어서 하면. 그게 무슨 얘기냐 하면 이 세상에는 인연을 지으면 반드시 과보가 있거든요? 돈을 빌리면 돈을 갚아야 됩니다. 내가 외로워서 어떤 사람을 만나서 그로부터 위로를 받았다면 나 또한 그가 외로울 때 그를 위로해야 되고. 그렇지 않으면 그가 어려울 때 내가 경제적으로 도와야 되든지. 뭔가 이 세상의 인간관계는 서로 주고받는다.

 

나 하나 줬으니까 너 하나 내놔라 하는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이 자연의 원리가 서로서로 돕고 있다. 이런 말이에요. 그래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런 얘기요. 그러니까 내가 외로워서 어떤 사람하고 함께 있고 싶다 하면 외로움이 달래지는 대신에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 돼. 비위를 맞춘다는 게 뭐요? 그 사람의 요구가 뭔지를 내가 헤아려서 그 사람의 요구를 들어줘야 된다. 그 비위 맞추기가 싫다. 그러면 난 혼자 지내야 돼.

 

그런데 우리는 어떠냐? 그의 도움을 받고 그로부터 위로는 받고 싶고, 그가 필요할 때 비위는 맞추기가 싫어요. 빚은 내 쓰고 돈은 갚기는 싫다. 이런 얘기요. 칭찬은 듣고 싶은데 칭찬해 주기는 싫다. 이게 중생심이오. 이래서 우리의 인생이 늘 내가 원하는 데로 뜻하는 데로 결과가 안 되는 거요. 그래서 적어도 결혼을 하려면 결혼이 직장보다 중요해야 됩니다. 결혼이 시험보다 중요해야 돼. 그런데 그 평생 살 사람, 이 결혼문제가 직장보다도 후순위이고, 시험보다도 후순위이고, 내 취미생활보다도 후순위이고 이렇게 결혼을 생각하면 첫째 결혼하기가 어렵고. 두 번째 결혼해도 편안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내가 그 결혼이 후순위이라는 것은 상대남자, 남편에 대해서 비중을 높이지 않는다. 내 인생에서 항상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사람.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 남편이 아프다거나, 남편에게 도움이 된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버는 직장도 그만둘 수가 있고, 아무리 높은 직장도 그만둘 수 있어야 돼. 이게 우선순위가 될 수 있어야 돼. 그래야 그 인간관계가 그 사랑이 오래간다. 이 말이야.

 

외국에 가끔 여러분들 어떤 글을 보면 결혼 때문에 왕위를 버린 사람도 있죠. 또 부인이 아프다고 미국에서 아주 장관직, 고위직 사표 내고 나간 사람도 있잖아. 그죠? 그런 사람은 그 결혼생활이 그 어떤 지위나 돈보다도 더 중요한 거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 공부시킨다고 남편 놔 놓고 애 데리고 미국 가서 산다든지. 이런 수준이에요. 전연 결혼이 우선순위가 아니다. 이 말이오. 그러기 때문에 결혼생활이 행복하지가 못한 거요.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거로 볼 때는 결혼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게 좋겠다. 욕심이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내가 내 생활에 충실하게 살아가다가 누가 너 없으면 못 살겠다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그냥 못 이기는 척 하고 따라가서 그냥 사는. 그러면 우선순위가 아니니까. 나중에 그만 둬도 그게 큰 문제가 안 돼요. 그것이 그것 또한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게 뭘 말 하냐 하면 기대를 내가 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오래간다. 이 말이야. 잔뜩 기대는 갖고 있으면서 비중은 작게 둬 버리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두 가지 길. 하나는 그냥 결혼하느니 마느니 나이 이런 거 따지지 말고. 그냥 내가 원하는 일 이런 것을 꾸준히 살아가다 보면 나이하고 관계없이 어떤 동지가 생겨요. 그래서 늦든 빠르든 관계없이 결혼을 하게 되는 거고, 뭐 늦게 만나게 되면 애기는 못 가지는 거고. 그럼 필요하다면 입양해서 키우는 거고. 이렇게 인생의 중심을 딱 잡아 놓고 결혼은 되면 하고 안 되도 그만이고. 평생 안 하는 사람도 많은데. 뭘 내가 거기 집착하겠냐? 이렇게 방향을 딱 잡아서 가든지.

 

안 그러면 내가 결혼을 해야 되겠다 하면 결혼을 모든 것의 우선순위를 둬야 돼. 이건 결혼을 할 때만 우선순위를 둬서 되는 게 아니고, 결혼 생활 자체가 우선순위가 돼야 된다. 그러니까 그 어떤 것도 결혼 생활에 방해되는 것은 아예 포기할 마음을 내야 돼. 다시 말하면 자녀를 낳아 키워도 아이가 남편보다 절대로 우선순위가 돼서는 안 됩니다. 교육 때문에 남편하고 헤어진다. 이런 생각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오.

 

그러면 아이가 공부는 좀 잘할지 몰라도. 아이가 나중에 불행해진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어떤 경우에도 부부 관계를 우선시한다. 이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부모에게도 효도할 뿐만 아니라. 결혼 생활도 원만해집니다. 아이들 결혼 생활도. 그러니까 그런 관점을 가지시고 정진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