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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70년째 실험실에서 분열 중인 인간의 세포 - 불멸의 세포주 HeLa

Buddhastudy 2021. 11. 17. 19:15

 

 

 

 

그녀는 죽었지만

그녀의 세포는 아직도 실험실에서 살아가고 있다.

 

공상과학 속 이야기 같지만

이 세포는 지금도 전 세계의 실험실에서 활발히 분열하고 있는

현실 속의 세포입니다.

 

오늘은 불멸의 세포주 HeLa 세포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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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과 생명공학 등의 연구 과정에서는

연구를 위한 세포가 필요합니다.

특히 배양 접시 위에서 수많은 실험을 기꺼이 받아줄

인간의 세포가 필요하죠.

 

하지만 아무 세포나 실험에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실험에서는 실험대상의 통일성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동일한 형질을 가진 세포군이 아주 많이 필요하죠.

 

그래서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은

인간 세포를 직접 배양해서

실험 시 항상 같은 조건의 세포를 공급하려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끝없이 분열하는 불멸의 세포가 필요했죠.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정상적인 세포는 세포분열 횟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지진나면 실험 중이던 세포들이 모두 죽어버렸죠.

 

과학자들은 실제 실험보다

실험에 필요한 세포를 살리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과학자들은 이 해결책으로 암세포를 제시했습니다.

암세포는 성장과 분열이 제어되지 않는 세포로

영양분만 있다면 끝없이 분열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암세포들조차도 생명체 내부가 아닌 배양 접시 위에서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멸해버렸습니다.

그렇게 세포 배양 연구에 서서히 지쳐가고 있던 1951

존스 홉킨스 병원의 조직배양 연구소장인 George Gey 박사는

의료진으로부터 특이한 세포를 전달받았습니다.

 

바로 헨리에타 랙스라는 흑인 여성의 암세포였죠.

헨리에타는 자궁 경부암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였습니다.

 

치료가 진행됐지만

그녀의 암은 다른 암들보다도 훨씬 공격적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치료 8개월 만에 31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죠.

 

그 당시 존스 홉킨스 병원에서는

연구를 위해 환자들의 조직 샘플을 채취했는데

George Gey 박사가 이 헨리에타의 조직 샘플을 받아 배양하게 되었죠.

 

그런데 헨리에티의 암세포는 여태 보이던 세포들과는 달랐습니다.

이전에 죽어버린 많은 세포들과 달리

이 세포는 실험실에서 엄청난 속도로 분열하고

빠르게 성장하였죠.

 

George Gey 박사는 그녀의 이름을 따서 세포주의 이름을 HeLa로 명명했고

이 세포는 배양 접시 위에서 무한정 분열하는

최초의 인간 세포주가 되었습니다.

 

헬라 세포는 1951년 이래로 현재까지도 끝없이 분열하고 있죠.

이 발견은 엄청난 성과였습니다.

George Gey 박사는 과학과 의학의 발전을 위해

전세계에 HeLa 세포를 무료로 기부했습니다.

 

이로 인해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상상 이상이었죠.

헬라세포로 인해 소아마비 백신이 발견되었고

암과 에이즈 등 수많은 질병에 대해 밝혀졌으며

이 헬라세포를 활용한 연구로만 2개의 노벨상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헬라세포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 연구에도 보내졌고

인간과 동물의 잡종(하이브리드) 세포를 만드는 데까지 사용되었죠.

이렇게 현재까지 헬라세포를 이용한 실험은 7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배양된 헬라세포를 무게로 따지면 5000만톤 이상

나열한다면 지구를 3바퀴 이상 감쌀 것으로 추정되죠.

 

이제 헬라세포는 본체인 헨리에타 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여전히 살아가며 인류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 헬라세포에는

어두운 뒷면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당시 허술했던 연구 윤리로 인한 문제점이었죠.

HeLa 세포가 배양될 당시인 1950년에는

환자의 세포를 채취하고 배양할 때 허가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 헬라 세포는 헨리에타의 동의 없이 추출됐으며

세포가 무엇을 위해 사용될 것인지도 당연히 알려지지 않았죠.

 

후에 논란이 될 것을 감지한 과학자들은

HeLa 세포의 기원을 숨기려 했지만

1970년대 언론에 의하여 헨리에타 랙스의 실명이 공개되었죠.

 

그녀의 가족들은 25년이 지난 후에야

그녀의 일부가 실험실에서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거기다 헬라세포를 배양하여 공급하는 회사도 생기며

헬라세포는 꽤나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그녀의 가족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가난에 허덕이며 살고 있었죠.

 

이 헬라세포의 연구 문제와 그녀의 스토리는 책으로도 쓰여지며

많은 사람의 분노를 이끌었습니다.

 

그 결과 연구에 대한 여러 법률이 제정되었고

사람들은 연구 윤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죠.

 

그녀가 남기고 간 작은 세포는

과학과 의학의 발전뿐만 아니라

연구 윤리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그녀의 불멸의 세포는

인류를 영원히 도울 것입니다.

-그녀의 비석에 적혀있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