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내가 맡은 역할에 부담이 생기는 이유(2022.5.14.)

Buddhastudy 2023. 11. 9. 19:40

 

 

자꾸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척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부담이 생기는 거예요.

모르는 것도 다 대답해주려고 하면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보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을 하게 됩니다.

 

뭐든지 다 내가 해결하겠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그저 기본적으로 필요한

교통정리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혹시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또 아는 대로 잘 알려주면 됩니다.

다만 그때도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 하세요이렇게 말하기보다는

제 경험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이 정도로만 알려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여러분 스스로 법사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고,

갈등의 원인도 줄여줍니다.

그렇지 않고 아는 체하거나, 대중들에게 가르치듯이 지도를 하면

당장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드시 부작용이 나타나요.

 

그중에는 마음의 상처를 입어서 원수가 되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굳이 사람들과 원수가 되어가면서까지 그렇게 할 이유는 없잖아요.

 

물론 저는 원수가 될 각오를 하고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합니다.

여러분도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렇게 해도 괜찮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남의 인생에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어요.

그저 필요한 교통정리만 해주고

필요한 사람들끼리 서로 연결시켜주는 게 법사의 역할입니다.

 

인생사에 대한 고민은

전문 상담 법사님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에게 연결시켜 주고

운영에 대해서는 법사가 직접 관여하지 말고

지부장, 지회장, 모둠장 등 필요한 사람에게 연결해주면 됩니다.

 

정토회에는 누군가 건의를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한 단계 건너뛰어서 건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임의로 건너뛰는 건 문제가 되지만

한 번 건의를 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그다음 상급자에게 건의를 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중들이 필요로 하면

정토회 시스템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시스템을 안내해준다고 생각하면 크게 부담될 일이 없어요.

 

만약 시스템조차 잘 모르겠으면

다른 법사들이나 지도법사한테 물어보면 됩니다.

이런 걸 다 본인이 해결하려고 하면 부담감만 커져요.

 

나는 주로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내가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내 경험에 대해 알려준다

 

이렇게 생각하면 가볍게 임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이래라저래라 하는 말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 하소연을 할 때도 천도재를 지내세요

이렇게 말하면 안 돼요.

당장은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런 경우에 재를 지내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알려주는 역할만 하지,

지내라 말라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안 그러면 정토회에서도 돈이 필요한지 재를 지내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이렇게 곡해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법사의 역할에 부담을 갖지 마세요.

아는 건 아는 대로 알려주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하고

주변에 물어본 다음 알려주고

편안하게 임하면 됩니다.

법사라고 해서 어떻게 모든 걸 다 알 수 있겠어요?

 

 

-법사의 역할을 오랫동안 할 수 있으려면-

 

혹시 부담을 느낀다면

그 이유는 법사의 이름으로 잘난 체하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법사 수계를 받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뀌지 않아요.

다만 회원에서 법사로 그 역할이 바뀔 뿐입니다.

 

스님도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쳐서 겉모습이 다를 뿐이지

여러분처럼 밥 먹을 때 밥 먹고, 똥 눌 때 똥 누고

잠잘 때 잠을 자면서 살아갑니다.

 

스님이라고 해서 밥을 안 먹는 것도 아니고

잠을 안 자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특별히 잘난 체할 게 없습니다.

 

법사가 모른다고 하면 대중들이 실망하지 않느냐?’

이렇게 우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실망도 그 사람이 하는 것이지 내가 하는 게 아닙니다.

 

이렇게 관점을 가져야 법사의 역할을 하면서도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성질을 내도

, 저 사람이 지금 성질이 났구나이렇게 넘어갈 수 있고

사람들이 욕을 해도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어야 해요.

그렇게 해야 여러분이 법사의 역할을 오래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사로 지내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법사의 역할에 편안하게 임하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