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전공의 파업으로 정부와 갈등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2024.03.03.)

Buddhastudy 2024. 3. 14. 20:11

 

저는 의료인 정토회의 한 사람입니다.

오늘 저한테 전공의 파업에 동참해 달라는 독려 문자가 많이 왔었지만

저는 전법행자대회를 선택해 참여하고 있습니다.

요즘 전공의 파업으로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고

정부와 갈등을 일으키는 상황에 대해서

제가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관점을 갖고 바라봐야 할까요?

스님의 혜안을 듣고 싶습니다.//

 

 

이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우리 사회의 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인이 여기에 침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치의 실종 같습니다.

정치인들이 어떤 해결책을 내서

의료인과 정부 사이에 타협안을 마련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살펴야 하는데

여야를 불문하고 한 사람도 거기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지 않습니까?

 

저는 의료인이 어느 정도 더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방에서의 의료인 부족 현상이

단순히 의사 숫자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인지

아니면 요즘 시골에서도 조금만 아프면

다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으로 가려는 국민 의식에서 오는 문제인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의료인들을 지방에 강제로 묶어 놓는 방법도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차별로 인식될 위험이 있습니다.

부족한 의료인 숫자가 정부는 매년 최소 2천 명이라고 하는데,

매년 2천 명의 의대생을 6년 동안 교육하려면

12천 명을 교육할 수 있는 교수진과 시설이 갖추어져야 하잖아요.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토도 해봐야 하고요.

그리고 의료인들이 똘똘 뭉쳐 반대하는 것이

전부 그들의 이익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도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정부는 2000명이 필요하다고 하고,

의사들은 300명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 사이에서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첫해는 500, 다음 해는 800, 다음 해는 1000

이렇게 점진적으로 수를 늘려 나가면서

교수진과 시설을 확충하는 겁니다.

 

이런 방안들을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거나

의사 증원이 왜 필요한지 공론화를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잖아요.

 

그 내용을 국민들이 들어보고

의사가 부족해서 의료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면

확대를 해야 되겠죠.

또 교육시킬 역량이 되는지 조사해 보니

아무리 의사가 필요해도

그 수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면 될 텐데

막무가내식으로 한쪽은 무조건 추진하겠다고 하고,

다른 한쪽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하니

결국 국민만 불편하게 되는 겁니다.

 

이것은 그냥 교통이 불편한 것과는 다릅니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못 받는 것은 생명과 관계된 문제입니다.

 

칼자루를 쥔 쪽이 정부이기 때문에

우선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기에 의료인들도 무조건 저항을 하니

해결책을 못 찾는 것 같아요.

 

이 문제는 좀 더 실사구시(實事求是)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정부 쪽에서 어떤 대안을 순차적으로 내든지,

의료인 쪽에서라도 여러 실정에 의해 300명부터 출발해

조금씩 늘리자는 대안을 내든지

서로 대안을 내어서 타협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가 이 문제를 중재하려면

실정을 자세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정부의 말이 일리가 있다거나

또는 의료인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제가 아직 실정을 충분하게 파악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발언을 삼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