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혼을 마음먹은 상태인데
엄마가 아이들과 경제적인 면을 생각해 매우 걱정하시면서
이혼해야 하는 저를 가끔씩 원망하십니다.
엄마와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엄마한테 의지를 안 하면 되죠.
엄마한테 도움을 얻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엄마하고 아무 갈등이 없죠.
자기가 벌써 그리로 이사가는 이유는
‘애들은 엄마한테 맡겨놓고 자기는 직장 다니겠다’
이런 머리를, 궁리를 트니까
엄마도 부담스럽잖아요.
자기 아이를 엄마가 봐줄 아무런 의무가 없잖아요.
엄마는 이미 자기 일을 다 했지 않습니까?
애를 낳아 키우는 일을 다 했잖아요.
다 키웠는데 그 자식이 또 애를 데리고 와서 또 키워라.
그게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성인이면서?
그 생각이 자기가 벌써 근본적으로 잘못된 거예요.
왜 내 아이를 내가 키워야지, 엄마가 키워야 됩니까?
내가 내 인생을 내가 책임져야지
내가 결혼해서 문제가 있으면 그건 내 문제지
그걸 왜 엄마가 책임을 져야 되느냐?
그러니까 엄마한테는 부담이 되는 거예요.
딸이기 때문에 안쓰럽기도 하지만
자기 인생에 부담이 되잖아요.
자기가 부담만 안 주면 아무런 나쁠 이유가 없잖아.
이웃집처럼 지내는데
엄마가 관계가 나빠질 이유가 뭐가 있어요?
자기만 인생의 관점을 바로잡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자기가 또 남편하고 갈등을 일으키면서
그래도 거기 사는 이유는
애들 둘 부담 때문에 거기 살았잖아요.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해서
남편 대신 엄마에 의지해서 살려고 하잖아요.
엄마가 약간 싫어하니까 지금 부담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인생은
이렇게 의지처를 찾아서 다녀야 하고
남편 원망하다가, 이제는 엄마 원망하다가
이렇게 인생을 사는 거예요.
한 여성으로서
요즘 현대사회의 한 여성으로서
결혼했는데 남편이 폭언을 행사하거나 폭력을 행사한다면
같이 살 사람이 못 됩니다, 그걸 개선 안 하면.
‘안 살아도 된다’ 이 얘기예요.
왜 그러냐 하면 그거는
가정에 같이 사는, 사회적 계약의 당사자로서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에.
그러니까 혼약에 대한 책임을 안 지고 있다.
우리가 거래할 때도
상대가 그 거래에 대한 책임을 안 지면 어때요?
그 계약을 파기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것은 하느님의 뜻도 아니고, 전생의 인연도 아니에요.
그냥 계약했고
계약을 안 지키니까 계약을 파기하는 거에 불과한
그냥 단순한 사회적 계약에 불과한 거예요.
그런데 자기가 그 계약을 파기하는 것을 망설인 거는
종교심이 깊어서도 아니고
그냥 그 계약을 파기하기에는
계약을 지키기에는 손실이 따르지만
계약을 파기했을 때 또 다른 손실이 오기 때문에
그 손실 때문에 자기가 이해관계 득실을 따지면서
지금까지 망설인 거고
이제는 경제적인 이익이나
함께 살아가는 데 따르는 여러 보호되는 면보다
그 폭력과 폭행을 하는 그 행위가 갖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이혼하겠다’고 자기가 결심한 거란 말이에요.
이거는 뭐 남편을 탓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내가 결정을 하는 거예요.
이런 남자라도 사는 게 낫겠냐?
이런 남자라면 내가 살 필요가 없다.
이렇게 계약을 파기할 건지, 그대로 유지할 건지는
자기가 결정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어떤 사람하고 사업적 파트너로 같이 일했는데
일을 해보니 약속을 안 지켜, 신용이 없어.
그러면 계약을 파기할 건지 지킬 건지는
자기가 결정하면 되잖아요.
이 세상에는 수없이 사람들이 계약을 하고, 계약을 파기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계약을 맺어서 계약대로 잘 지켜지면 얼마나 좋아요.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 계약을 안 지키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많잖아요.
그럴 때는 그러면 손해배상을 어떻게 청구하느냐?
이렇게 해서 뭐가 있습니까?
여러 가지 법률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남편이 늦게 들어온다, 남편이 술을 먹는다
이거 갖고는 계약을 파기할 만한 조건이 안 됩니다.
그런데 폭력을 행사했다.
이거는 계약을 파기할 조건에 들어간다, 이런 얘기예요.
그래서 부부라 하더라도, 법에서
‘접근하지 마라’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기 때문에 두려워서 못 살겠다’
그러면 재판에 가면
‘이혼해라’ 이렇게 판결이 나는 거고요.
그러니까 재산은 50대 50으로 분할이 되고
그다음에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하니까
배상금을 얼마를 지불해라
이렇게 판결이 나게 되겠죠.
현재 혼인제도하에서.
그러면 그 정도의 자기 권리를 되찾아서
아이둘 데리고 자기가 살아가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남편도 재산을 분할했고, 배상금도 물었고
그러니까 이제 그건 끝난 거고.
아이의 아빠고, 그렇기 때문에 남편은
아이들 양육비를 일부 지불할 거고
그 두 아이가 아빠를 만날 수 있는 권리가 아빠한테 있습니다.
그걸 허용해야 되겠죠.
나하고 남자하고는 부부관계는 끝났지마는
아이의 아빠라는, 아이의 엄마라는 그거는
끊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것은 한 달에 한 번, 한 달에 두 번, 방학 때
법원 판결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아이들은 아빠를 만나고 하도록 허용이 되겠죠.
그렇게 혼약을, 맺은 협약을 해지하는 길이 지금 자기가 신청했다
이렇게 보니까
그게 뭐 크게 ‘잘못됐다, 죄다’ 이런 생각할 필요도 없고
또 상대를 미워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여기 문제는
자기는 또 그 아이 두 아이의 부담을
이제는 또 어머니한테 의지해서 풀려고 하니까
어머니가 부담스러워요.
그러면 당연히 거기서 엄마하고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기가 엄마에 대한 기대하는 거 하고
엄마는 길 가는 사람에 비해서 훨씬 자기한테 잘해 주지만은
그러나 자기가 엄마한테 기대하는 게 크면
엄마가 실망스럽겠죠.
“엄마가 이럴 줄 몰랐다” 이런 식으로 실망하게 되니까.
딸이 안쓰러우니까 이혼하라 했지만
막상 이혼한다 하니까
우리 집 가까이로 이사를 온다니까
아이고 저 애들 둘을 내가 봐야 된다, 이러니까
엄마의 생활에 큰 부담이 될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그냥 살면 안 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사람이라는 게 늘 그러잖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좋으면 ‘결혼 잘했다’ 싶고
낮에 싸우고 저녁 되면, ‘이혼해야 되겠다’ 싶고
또 자고 일어나면, ‘그냥 살아야 되겠다’
마음이라는 건 늘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엄마도 딱 그거 하는 게 아니라
딸이 사위한테 폭력을 맞았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이혼해라’ 이런 마음이 들고
또 애들 돌봐야 될 생각하면 또 ‘살아라’ 이렇게.
엄마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이 왔다 갔다 그런 게 아니라
사람 마음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엄마를 원망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거기 가서 살더라도
자기가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또 자기가 직장생활하고
남편에게 양육비 받고
이렇게 해서 어렵지만 꾸려나가야죠.
그게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는 결혼생활보다는 낫겠다 하니까
자기가 이런 결정을 한 거고
그게 더 어렵겠다 하면 거기 그냥 살아야 되는 거예요.
그러면 그냥 살겠다 이러면 어떻게 살아야 되느냐?
내가 볼 때는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일반 여성이라면
살 수가 없는 조건이 맞아요.
근데 어쩔 수 없이
경제적 조건이든, 아이들 때문이든 ‘내가 살겠다’ 이러면
이제 안 맞아야 될 거 아니에요, 그죠?
그러려면
남편이 술을 먹거나 늦게 와도
늦게 왔다고 잔소리를 안 해야 되고
안 들어와도 잔소리를 안 해야 되고
남편이 약간 성질이 오르면 가서 껴안아 주고
“아이고 여보, 힘들지, 내가 잘못했어” 이렇게 이제 포용을 해야죠.
엄마가 자녀를 돌보듯이
그 사람의 그런 성질 성격, 그게 고쳐지겠어요?
우리 사회적인 사람들은
그런 부랑자들만 모아서 돌보는 또 사람들이 있잖아요.
수녀님들도 그런 장애인, 부랑자 이런 사람들을 모아가 돌보잖아요.
내 부모도 아니고, 내 남편도 아니고, 내 자식도 아닌데도 돌보는 사람이 있는데
내 남편인데 못 돌볼 일이 뭐가 있어요?
“이런 남자, 나 아니면 누가 돌보겠나, 나라도 같이 살아줘야지”
이렇게 자비심을 가지고 돌보는 마음으로 살면
난리를 피워도 그냥 하루면 끝이죠.
살려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라는 거지.
결혼했기 때문에 여자가 숙이고 살아라
이런 얘기가 아니다, 이 말이에요.
살려면, 숙이고 살면 화가 적다 이 얘기고
안 살려면, 어떤 고생이 있더라도 그걸 기꺼이
“아이고, 라면을 끓여 먹고 살아도,
그런 폭언하고 폭력하는 남자하고 내가 살 이유가 뭐 있노?
요즘 같은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딱 입장이 단호해야 돼.
망설임이 없어야 된다.
이런 엄마한테 의지하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아니 다 결혼해서 자기 애 다 키워가 다 한
엄마도 그 아빠하고 사이에 편안했겠어요?
온갖 어려움이 있지만 그렇게 살아서 다 했는데
이제 와서 또 애들 둘, 또 키워달라
그 무책임한 태도죠.
엄마는 내가 20세 이하일 때
엄마에게 자식을 돌볼 책임이 있지.
20세가 넘었으면
내가 엄마한테 어떤 것도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런 관점을 분명히 하고
엄마가 와서 돌봐주면
이웃집 할머니가 돌봐주듯이 항상
‘고맙습니다’ 하고
또 거기에 따르는 적정한 대가인 용돈을 드리고
항상 ‘고맙습니다’ 하고 이래야지
엄마니까 ‘당연히 돌본다’ 이런 생각 하면
관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
남편 미워 안 하면 돼요.
남편만 미워 안 하면
혼자 애 키워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애들 찾으면 아빠한테 갔다 오라고 그래도 되고
절대로 애들 보는 앞에서
남편 욕해도 안 되고, 남편 미워해도 안 되고.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협약했다가 서로 헤어진 거고
애 입장에서는 어른들이 그런 마음을 알 수가 없잖아.
애도 어른들 보면
“아 이게 살다가 못 살 수도 있구나” 알지만
애는 엄마 아빠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거 아니겠어요.
자기가 정말 애를 생각하면 이혼할 생각을 안 해야지.
그럼 이미 아무리 애가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내 인생이 있기 때문에 못 살겠다고 이혼을 결정했으면
또 애를 위해서 눈물 흘리는 건 바보지.
그 자체가 벌써 자기의 이혼에 대한 분명한 자기 입장 정리가 아직 덜 됐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입장 정리는 분명히 딱 하고
그다음에 아이들은
‘같이 사는 것보다 못하다’ 이걸 인정을 해야 되는 거예요.
못 하지만은 그래도 뭐 어떻게 해.
내 인생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아빠 보고 싶으면 아빠 가라”
이렇게 딱 깨놓고 살아야지
숨기고 뭐 거짓말하고
애한테 아빠 나쁜 얘기하고 그러면 절대로 안 돼.
항상 남편으로서는 나쁘지만은
아이 아빠로서는 괜찮은 면이 있을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항상 내 남편으로서 나쁜 문제를
애들한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애들은 자기 남편이나 아내가 아니잖아요.
자기 아버지지.
그런 관점에서 애를 키우면 애들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항상 “너희 아빠 좋다”
“왜 그러면 같이 안 살아?”
“아이고 아빠로서는 좋은데, 나하고는 관계가 안 좋아
엄마가 성질이 못 돼서 관계가 좀 안 맞아, 미안해”
이렇게 탁 털고, 떳떳하게 지내야지.
...
여러분들은 너무 이기주의자예요.
남편하고도 살다가 좀 안 맞으면 ‘못 살겠다’ 그러고
애 낳아서 키우기 힘들면 엄마한테 갖다 주고.
그거 뭐예요?
그러면 자기는 무슨 책임을 진다는 거에요, 인생에서?
그러니까 남녀가 평등해져서 얼마나 좋아요.
마음에 안 들면 이혼할 수도 있는 세상에 살잖아요.
그러면 내가 가진 권리는 행사하고
대신에 아이의 엄마로서의 책임은 딱 지고 이래야지
그걸 누구한테 전가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입장이 딱 분명해야 되요.
...
엄마가 나한테 물으면
‘절대로 손자 봐주지 마라’고 제가 법문합니다. 아시겠어요? 할머니들한테.
내 딸이 가엾다고 손자를 봐주면
그 손자는 자기 엄마로부터 사랑받을 기회가 없어진다.
그래서 그건 절대로 미래의 손자한테 좋은 게 아니다.
그러니까 자기 딸이 안쓰럽더라도
딸은 또 자기 아이를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키워야
아이가 그 엄마로부터 사랑을 받기 때문에
그것이 사람이 되는 길이거든요.
그러니까 일시적 어려움이 있다고 팽개치지 말고
어려울수록 그 자식을 키우는 그 엄마의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함부로 의지하지 말고
애 둘이 그거 뭐 요즘 같은 세상에
그냥 가볍게
사람들이 다 동정을 하고
“아이고 혼자서 애 둘을 어떻게 키우나” 그러면
“그거 뭐 어렵다고,
요즘같이 전기밥통이 있겠다, 세탁기 있겠다,
하나도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 어린이집도 있겠다”
이렇게 가볍게 아이들을 생각해야 돼요.
자꾸 ‘애들이 있어 힘든다’ 이렇게 해서
자기 인생도 우울하고
엄마가 우울하면 애들도 우울해져요.
그러니까 엄마가 밝게 살고 애들이
“엄마 힘들지” 해도
“아니야, 왜 힘들어 너 있어서 엄마는 좋아
너 없으면 엄마 재미없어.
너 있어서 엄마는 행복한 거야.”
이렇게 해야, 아이들이 이렇게 자존감이 생기는 거예요.
애들이 “아 우리가 엄마한테 큰 짐이 되구나”이렇게 하면
아이들의 성장에
아이들은 큰 무거운 짐을 지게 돼요.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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