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고민은 시아버님 스트레스입니다.
만날 때마다 아기 얘기를 하십니다.
전화도 자주 하길 바라시고요.
그래서 아버님을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이고
아버님이 하신 말씀들이 떠올라서 잠도 잘 못 잘 때도 있고//
네, 어른들이 나름대로 자기 걱정이 돼서 한 말인데
젊은 사람한테는 그게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첫째는 “아버님이 많이 외로우시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두 번째는 “‘손자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시구나”
그래서 저런 말씀하시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별일이 아닌 것 같거든요.
그리고 노인은 우리가 설명한다고 생각이 바뀌고 그러지 않습니다.
우리 젊은 사람들이 말하듯이
필이 꽂히면 남의 말이 귀에 안 들어오듯이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고, 했던 말 또 하는 게
노인의 특성입니다.
아버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다수 노인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농담 삼아 “한 번 더 하면 100번입니다” 이렇게 할 만큼
이게 노인들의 특성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지나면 좋겠다 싶네요.
말씀하시는 거 지금 제가 가만히 들어봐도
“영감이 많이 외로우시구나”
그리고 “손자를 많이 기다리시구나”
이렇게 이해할 수가 있잖아요.
근데 그걸 일일이 대꾸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잘 안 되네요” 이렇게 그냥 얘기하는 방법이 있고
“우리도 원하는데 인명은 재천이라더니
그게 어디 나고죽는 게 사람 마음대로 안 되네요.”
그냥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거나
안 그러면 “곧 생길 거예요.”
이렇게 위로를 해드리거나
그렇게 가볍게 넘어갈 일이지
그걸 뭐 그렇게 심각하게 하고
무슨 대답을 해야 될지, 대답까지 연구할 만한 일은 아니다.
그냥 보면, 무슨 얘기든지 하거든요.
어린애들한테 물어보면
“힘든 게 뭐냐?” 내가 물어보면
제일 힘든 게, 왜 어른들은 자기만 보면
“너 몇 살이니? 너 이름이 뭐니? 너희 아버지 뭐 하니?”
왜 이런 걸 묻느냐는 거야.
하나같이 똑같이, 너무너무 귀찮다는 거예요.
근데 실제로 우리가 아이들을 만났을 때
아이가 몇 살인지, 이름이 뭔지, 아버지가 뭐하는지 궁금해서 묻는 거 아니잖아요.
그냥 애하고 대화하는 방식이 그렇잖아요.
애를 딱 만나면
애하고 뭐 할 말이 없잖아, 애하고 무슨 얘기하겠어요?
그러니까 첫 번째 묻는 게 “너 몇 살이니?”
두 번째 묻는 게 “너 이름이 뭐니?”
세 번째 묻는 게 “너희 아버지 뭐 하니?”
이렇게 묻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 대답이
그게 4살인지 5살인지 7살인지가 중요한 거예요.
그냥 7살입니다.
“이름이 뭐니?” 하면 개똥입니다.
그러고 “너희 아버지 뭐 하니?” 그러면 아무 얘기나 해도 돼요.
그 아무 관심을 안 갖고 하는 얘기거든요.
우리가 사람을 만나면 뭔가 말을 해야 되는데
할 말이 별로 없으면
이렇게 정형적인 말을 해요.
만약에 자기가 결혼을 안 했으면
친정아버지를 만나면 특별히 할 말이 있으면 몰라도
돈을 달라든지 뭐 할 말이 있으면 몰라도
할 말이 없으면
“언제 결혼할래?” 이렇게 묻는단 말이에요.
집에 있으면 “너 언제 취직할래?” 이렇게 묻던지
그게 일반적으로 이렇게 할 말이 없을 때, 정형화된 사람들의 대화법이에요.
스님 만나면
사람들이 할 말이 있으면
자기 고민을 얘기하든 뭘 하는데
별 할 말이 없으면 뭐라 그러는지 알아요?
“스님은 왜 출가했어요?” 이렇게 물어요.
이게 정말 출가한 게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고
저 사람이 나한테 별로 할 말이 없구나.
내가 그렇게 물으면 금방 알죠.
그러면 내가 왜 출가했는지, 뭐 연애하다 실패했는지, 사업하다 실패했는지 어떻게 했는지
이런 설명을 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빙긋이 웃으면 돼요, 그냥.
그게 할 말이 없을 때 하는 사람들의 대화법이다.
사람이 만나면 말은 해야 되고, 특별히 용건은 없고
그러면 결혼했으면 애는 언제 가질 거니?
이게 일반적인 말이고.
혼자 있으면 언제 결혼할 거니?
집에 있으면 언제 취직할 거니?
이런 게 일반적인 대화법이에요.
그걸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어, 귀찮아할 필요도 없고.
그러니까 아버지의 레퍼토리가 일정하면 보면
“외로우시구나”
“손자를 기다리구나”
이 정도 그냥 이해하고
적당하게 대답하면 돼요.
“곧 생기겠네요.” “곧 생길 거예요” 이렇게 희망을 주든지
“잘 안 되네요” 이렇게 얘기를 하든지.
뭐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무슨 노력을 하노?
그런 말이 더 이상하잖아. ㅎㅎ
그러니까 아버님이
“둘이 같이 있어야 아기가 생기지” 그러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 집에 가더라도
“같이 집에 있어라” 그러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그냥 오늘 가면 돼요.
특별히 의미를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런 얘기예요.
노인들의 얘기는.
그 앞에서
“알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자세가 제일 중요한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예민한 거예요.
어쩌면 자기가 아기가 잘 안 생겨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까
괜히 아버지 말에 시비를 거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아버님의 얘기는
노인들의 일반적인 얘기에 들어간다
이렇게 볼 수 있어요.
더 할 말 있으면 해요.
...
그래 말버릇이 그런 걸 어떡할 건데
사람 성격이 그런데
그걸 뭐 친정 어머니하고 비교해?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른데 그걸 비교해서
“이 사람은 점잖은데 너는 왜 안 점잖냐?”
“이 사람 말이 조용조용한데 너는 왜 목소리가 크냐?”
이렇게 하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요?
사람마다 다 다른데.
그러니까 그걸 가지고
“친정아버지는 안 그런데 저 사람은 남을 고려 안한다”
이런 거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에요.
성격이 서로 다른 거예요.
“우리 아버지하고는 성격이 좀 다르구나” 이렇게 봐야지
“당신은 나쁘고 우리 아버지는 좋다”
이렇게 보는 거는 분별심이라 그래요.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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