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3)

[즉문즉설] 제422회 남편 병수발

Buddhastudy 2013. 5. 30. 22:10

출처 YouTube

 

이 처지를 부인된 입장에서 볼 때 정말 힘들겠다.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지금같이 이렇게 사시면 남편이 살아있을 때도 힘들지마는 죽은 뒤에 더 힘듭니다. 첫째는 살아있는 사람을 죽었으면 하는 마음을 내니 이거는 살심에 속하고, 그래서 정말 죽으면 아이고 내가 이런 마음내서 죽었구나,”해서 후회를 합니다. 또 나중에 자식이 크면 엄마한테 불평이 있으면 자식이 입에다가 푹~ 기분 나쁜 말을 뱉습니다. “엄마는 아버지한테 잘했나?” 이런 식으로 덤빕니다. 살아있을 때보다 더 힘든 과보가 따른다.

 

그러니 살아있을 때는 힘들지마는 죽고 난 뒤에도 편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되느냐? 살아있을 때도 편하고 죽은 뒤에도 편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되느냐? 이게 수행이다. 이 말이오. 그러니 매일매일 절을 하면서 이렇게 기도해야 됩니다. “여보, 말도 못하고 몸도 불편하니 당신 얼마나 힘들겠소. 내가 힘들다하지마는 나는 말이라도 하고 몸이라도 움직이고 법문이라도 들으니 어찌 당신의 고통에 비하겠소. 내가 당신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면 덜어주겠소.” 이렇게 남편을 위하는, 남편의 그 고통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야 된다. 기도를 그렇게 해야 된다.

 

우리남편 병 낫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 안 돼. 부처님을 원망하게 된다. ‘안만 기도해도 안 낫데.’ 이렇게 부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관세음보살은 일체중생의 고통을 다 대신 짊어지겠다고 했는데, 나는 일체 중생은 아니라도 남편의 고통이라도 내가 조금 짊어져야 되겠다. 말 못하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해서 틈나는 대로 그를 위로하는 말을 해야 되겠다. 움직이지 못하는 그를 생각해서 틈나는 대로 그의 몸을 만져줘야 되겠다. 이렇게 마음을 내는 기도를 하고 행해야 한다.

 

아픈 몸을 끌고 술 먹지 말라는데 술을 먹고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행동을 보면 나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내 간호가 쓸데없어지는 거 같아서 얄밉고 화가 나고 다 치워버리고 싶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자기 몸을 자기가 헤치려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습니까? 얼마나 괴로우면 자기 몸을 자기가 헤치려고 하겠냐? 얼마나 괴로우면 그러겠냐. 그러니 그 괴로움을 덜어주려고 마음을 내야 된다. 그러면 똑같은 일을 해도 내가 괴롭지 않다. 돌아가신 뒤에 후회를 하지 않게 된다. 자식들이 볼 때도 어머니에 대해서 고개를 숙이게 된다.

 

나중에 돌아보면 가정의 화합을 이루는데 남편이 한 역할을 알게 된다. 이렇게 현재도 좋고 미래도 좋은 길을 가야지, 현재도 나쁘고 미래도 나쁜 길을 가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러나 나에 사로잡히면 정말 힘들고 답답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 위로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요. 울산의 저 시골에 한분이 사셨어요. 그분 남편이 중풍으로 쓰러져서 이렇게 10년 가까이 누워계셨어요. 그런 남편을 간호도 하고 농사도 짓고 애도 키우고 너무너무 힘들어.

 

그런데다가 이제는 똥오줌도 받아내고 이런 상태가 됐어. 너무너무 답답하니까 이렇게 절에 와서 법문도 듣고 가는데. 어디 갔다 오면 늦게 온다고 자리비웠다고 짜증내고 성질내고 하니까 정말 죽겠다는 거요. 정말 도망가고 싶다는 거요.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거요. 그래서 제가 물었어요. 보살님. 누워서 똥오줌을 내 똥오줌을 누가 대신 받아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소? 즉 내가 아파서 몸을 꼼짝도 못해서 다른 사람이 내 똥오줌을 받아주는 게 좋겠소? 내가 건강해서 아픈 사람 똥오줌을 받아내는 게 좋겠소?

 

둘 중에 하라면 어느 거 하겠소? 어느 거 하겠어요? 받아내는 거 하겠다고? 나 같으면 떡~ 누워가지고 받아주는 거 하겠다. 왜 받아내 힘들게? 내 몸 움직여 남의 똥 받아 내는 게 뭐가 좋아요? 떡 누워있으면 내 똥 받아 내주는 게 더 좋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건강해가지고 밭에 가서 일해가지고 아픈 사람 먹여 살리는 게 좋겠소? 방에 떡 누워가지고 밥 떠먹여주면 꾸물꾸물 씹어 먹는 그런 병자가 되어 누워있는 게 낫겠어요? ? 일해서 먹여 살리는 게 낫겠어요? 나 같으면 떡~ 누워가지고 떠 먹여주는 거 먹고 사는 게 낫겠다.

 

그래 그 보살님이 한참 있더니 건강해서 남 간호하고 일하는 게 낫겠습니다. 그래. 둘 중에 어느 거 하겠나 그러면 건강해서 남을 돕는 거 하는 게 낫겠죠? 아파서 도움 받는 게 나아요? 건강해서 돕는 게 나아요? 처지가 둘 중에 누가 나은 처지요? 지금? 아내가 나은 처지지. 그러면 누가 누구에서 신경질을 내야 정당한거요? 처지가 못한 사람이 처지가 나은 사람한테 신경질을 내는 게 정당한거 아니오? 어떻게 생각해요? 그죠? 그러니 남편이 아내에게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내는 거요. 그게 진리요.

 

그런데 잘못생각하면 나는 일해가지고 너 먹여 살리고 너 몸까지 씻겨내고 똥오줌도 받아내는데 내가 너한테 신경질내야지 왜 네가 나한테 신경질 내냐?”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이런 생각이 전도몽상이오. 잘못된 생각이오. 윤리적으로 잘못됐다는 얘기가 아니라 법칙적으로 잘못됐다. 이 말이오. 이건 법에 맞지 않는다는 거요. 누워있는 사람이 처지가 더 못하기 때문에 못한 사람이 나은 사람보고 성질을 부리는 거요.

 

남이 눠놓은 똥을 씻기고 덜어내고 빨래하고 이게 쉽겠어? 똥을 엉덩이에 깔고 한 30분 뭉개고 있는 게 쉽겠어? 한번 생각해 봐. 그러니까 누가 지금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 거요. 환자가 어려운 일을 하고 있으니 빨리 안 치워 줬을 때 그 사람이 짜증내는 게 맞다는 거요. 당신이 이걸 하기 싫어하면 그러면 입장을 바꾸자. 이렇게 될 소지가 있다. 입장을 바꾸자는 건 내 몸이 어떻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아플 가능성이 있어. 이게 과보요. 과보라는 게 이런 거란 말이오.

 

그러니 이런 과보를 받지 않으려면 불편한 남편을 생각하며 그의 힘듦을 그의 아픔을 그의 고통을 이해하며얼마나 당신 힘들겠소.” 이렇게 기도를 하세요. 왜 기도를 해야 되느냐? 안하면 그런 꼬라지 보면 자꾸 짜증이 나기 때문에. 그런데 이렇게 108배를 하고 기도를 하면 짜증내는 걸 보고도 짜증이 덜 나고 아이고 얼마나 힘들면 저러겠냐?” 그렇게 생각이 돌아간다. 그렇게 생각이 돌아가면 누가 좋다 그랬어? 내가 좋다. 이렇게 기도를 하셨어. 그러다가 한 몇 개월 있다가 남편이 돌아가셨어요? 10년을 누워 있다가 결국 돌아가셨는데.

 

마침 내가 그 마을에 가까이 있는데 연락이 와서 갔어요. 그래서 내가 물었어. “속이 시원~~~하시겠습니다.” 내가 이랬어. 속이 시원할 일 아니오? 그랬더니 아니래. 그래도 좀 더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든 데요. 그래, 지금에 이르러서 한번 생각해봐라. 놔놓고 도망을 가서 죽었다 소리를 듣고 지금 여기 왔으면 지금 여기 앉아있는 기분이 어떻 겠노? 자식과 부모와 일가친척들을 보는데서 내가 어떻게 하겠냐? 지금 얼마나 떳떳하냐?

 

스님 오시니 스님 오셨냐고 고맙다고 앉아서 울지도 않고 스님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거는. 그러니 현재도 좋고 미래도 좋아지는 길이 있다 이거야. 그런데 우리는 현재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서 괴로움을 만들고 그걸 피하려고 하다가 더 큰 괴로움을 자처해서 인생을 구렁텅이로 몰아가게 된다. 그러니 불편한 남편을 생각하며 기도를 하세요. 기도를 하시면 좋은 일이 생길 거요. 혹시 내가 언젠가 가서 해탈하셨겠네요. 좋겠네요.” 할 때 그래 스님 좋습니다.” 웃으면서 맞이해야지 그때 가서 후회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