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5)

[법륜스님 즉문즉설 1064회] 이제 직장생활과 돈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Buddhastudy 2015. 3. 30. 21:45

 

 

아니, 3키우는 엄마가 벌써 돈에서부터 떠나면 애는 어떻게 키워? 애 셋 키우는 엄마가 돈돈 하는 건 이해가 되요. 그냥 별 큰 문제없는데. 그리고 직장 생활 하는 게 낫지 수행하면 뭐가 좋아요? 아이고, 뜨개질이 그게 그리워졌어요? 뜨개질을 던지고 직장에 나가는 게 시대의 조류인데, 자기는 어떻게 뜨개질이 좋아 보여요? 그러니까 여자들을 직장에 안주고 집에만 있어라 해서 여자들이 우리도 직장 가질 수 있다 해서 직장에 다 활개치고 나왔잖아. 그죠?

 

이젠 또 이것도 해보니 이것도 또 꼭 좋은 거 아니죠? 오히려 남자가 돈 버는데, 집에서 애나 키우고 살면서 이렇게 자원봉사나 하고 뜨개질이나 하고 수행이나 하고 이게 좋았잖아. 그죠? 그래요. 이게 한때 저게 좋은가 싶어 가보면 또 그게 별로고. 거기 가보면 이쪽이 좋아 보이고 그런 거요. 그러니까 자기가 남편이 돈 벌고, 자긴 집에 앉아서 뜨개질이나 하고 이렇게 있으면 좋을 거 같지만 그러면 또 답답해 못살아요. 아시겠어요? 밖에 나가면 남편이 뭣 때문에 애들 놔놓고 나갔나하고 잔소리를 해요. 직장 나가가지고 슬쩍슬쩍 다니는 건 모르잖아. 지가. 어디를 다니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그러니까 고교동창을 만나더라도, 남자친구를, 학교친구들을 만나더라도 집에 있으면서 나가면 그게 잔소리가 되는데, 직장에 있는 동안에 점심시간에 만가든 그건 자유로워지고. 좋은 점도 많아요. 그런데 다만 이렇게 생각해야 되요. 자기가 처녀 때나 또는 홀몸일 때는 온전히 자기 생활을 직장에 투자해도 되는데, 이제 결혼했고, 또 애기엄마고 하니까, 이게 직장 생활도 해야 되고, 애기 엄마노릇도 해야 되고, 한 남자의 아내노릇도 해야 되고, 또 며느리 노릇도 해야 되고, 일인 4역이 되어버렸잖아. 그죠?

 

그러니까 자기가 조금 직장 생활을 줄여야 되는 거요. 직장 생활을 줄여야 된다는 건 무슨 얘기냐 하면 승진하려고 거기에 너무 애쓰지 마라. 이런 애기요. 그거까지 잘하려고 하면, 이 몸이 이게 부쳐서 힘들어요. 그러니까 애기 엄마는 그럼 직장에 승진하면 안 되나? 그런 얘기가 아니라 거기에 목매달지 마라. 그냥 적당하게 자기보다 후배가 먼저 올라가도 상관하지 말고, 그저 직장에 적절하게 어때요? 이름 걸어놓고 뭐만 하면 된다? 월급만 좀 받고. 애들 키우려면 돈이 좀 들어야 되니까, 월급 받고 약간 여유 있게, 이렇게 대하면 직장에서도 언니 취급을 받는 거요.

 

막 같이 애들하고 경쟁하려고 하지 말고. 그래. 너흰 젊으니까 아직 야망이 있으니까, 먼저 가거라. 내가 뒷바라지 해줄게. 이런 마음으로 좀 느긋해지면, 그러니까네, 승진해서 꼭 월급을 5백만 원 받으려고 하지 말고, 이 자리에서 350만원 받는다고 이런 생각으로 직장생활 하는 게 돈에 전전긍긍 안하는 거지. 돈으로부터 몸에 돈 안 지니는 게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게 아니오. 스님들은 원래 돈으로부터, 돈 만지지 마라 그래서 원래 돈을 안 만졌어요. 음식만 얻어먹지 돈을 받으면 안됐어요. 그런데 이게 화패경제가 되니까 돈을 안 받을 수가 없잖아. 그죠?

 

그런데 미얀마 스님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냈어요. ‘돈을 만지지 마라.’ 하는 계율도 지키고, 돈도 벌고. 부채에다가 지퍼를 달아서 지갑을 만들어서, 그래서 신도가 보시를 하면 부채를 줘요. 그러면 거기다가 지갑에다 돈을 넣어요. 물건을 사러 가면 부채를 줘요. 그럼 그걸 열고 가게 주인이 꺼내 계산하고 넣어줘요. 그렇게라도 주의하는 거요. 그렇게라도 주의하니까 큰 부패를 줄일 수가 있다. 만지다보면 자꾸 집착이 생기잖아. 그죠? 그러나 근본정신은 돈을 만지지 마라는 거는, 거기에 너무 끌려 다니지 마라. 이 얘기지. 돈을 아끼지 마란 얘기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돈을 아끼는 거하고, 돈에 집착하는 거 하고 달라요. 제가 얘를 들면 이번에 독일 갈 때, 여기서 프랑크푸르트로 바로 9시간이면 가는데, 비행기 값이 190만원인가 그랬어요. 제일 싼 게 무슨 프랑크푸르트에 도서출판전이 있어서. 그래서 그걸 예약을 해놨다가 어떻게 어떻게 알아보니까, 아브다비로, 둘러서 가는 아랍항공은 114만원이오. 얼마요? 7십 몇 만원이 이익이잖아. 그래서 표를 바꿨어. 그래서 여기서 둘러가니까 20시간 걸립디다. 올 때도 그리로 둘러왔는데. 그리고 독일 안에서도 8개 도시를 다니는데, 나 혼자 다니면 비행기타고 다니든 기차타고 다녀도 되는데, 일행이 몇 명 같이 다니니까 돈이 많이 들잖아.

 

그래서 우리가 봉고를 하나 빌려서 승합차를 하나 빌려서 운전 자원봉사 하나 구해서, 이렇게 다니니까, 뭐 밖에 안 든다? 기름 값 밖에 안 들어요. 진짜 가면서 김밥주면 김밥 싸다 놓고, 그거 갖고 차에서 먹고, 그래서 식당을 한번 갔나? 그것도 휴게소 식당. 거의 그냥 길거리에서 먹고 지냈는데. 이렇게 다니면서 절약을 하는 게 그게 궁색하다고 볼 수도 있고, 차에 침낭 싣고 다니면서 어느 한 집에 가서 응접실에 쪼르륵 침낭 깔고 자고. 그렇게 다녔는데, 그게 궁색하다면 궁색한 거고, 달리 생각하면 그것도 재미있어요. 어떻게 생각해요? 재미있는 거요. 그렇게 다니는 게.

 

그러니까 삶이 그냥 가난하다고 나쁘고 그런 게 아니에요. 자발성이 얼마나 있느냐? 그러니까 검소하게 사는 게 자기가 검소하게 사는 게 중요해. 우리는 검소하게 사는 게 계율에도 맞고 마음이 놓이지, 돈을 막 쓰고 호텔 같은데, 공짜로 좋은데 호텔 줘도 괜히 미안하고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가 검소하게 남의 눈치 때문에 그렇게 살면 비굴하잖아. 그죠? 그러니까 검소하게 사는 게 자발적이 될 때는 자기도 좋고 남에게 좋은 거요. 그러니까 돈을 벌지 마라, 뭐 이런 게 돈에 집착 안하는 게 아니고, 돈을 애 키우는데 돈이 들잖아. 그러면 벌어야지. 그리고 절약해서 써야지

 

너무 거기 울고불고, 돈 몇 푼에 난리를 피우고 그렇게 하지 마라는 뜻이야. 알았죠? 직장에서도 돈 때문에 너무 전전긍긍하지 말고, 직장에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