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6)

[법륜스님 즉문즉설 1200회 ] 상담심리와 직업윤리

Buddhastudy 2016. 7. 12. 05:39


(질문)

저는 현재 평생교육원에서 상담심리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의가 끝나면 수강생들 중에 남아서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말과 윤리적인, 법률적인 문제에서 갈등을 많이 일으켰습니다. 법률이 우선이고 상담사의 윤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그거에 준해서 대답해주다보면 내가 그 사람한테 진정으로 위하는 말을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 때도 있고 또 안타까움도 있어서 마음이 편지 않습니다.

 

 

그런데 직업윤리라는 게 있거든요. 직업윤리. 그러니까 누구나 다 인간은 자기가 돈을 벌 권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의사일 때, 치료해주고 돈을 받는 권리는 있지만, 환자가 돈이 없을 때는 의사라면 돈 안준다고 죽는 걸 외면하면 안 된다. 이 말이오. 그런 직업윤리가 있어요. 요번에 세월호사건 같은 것도 가장 큰 문제가 그 사람도 물에 빠져서 죽기 싫고 살아나고 싶은 욕망은 우리가 한 인간으로서 이해하지만, 선장이나 선원으로서의 직업 윤리적 책임이 결여되어 있잖아. 그죠? 그래서 비난하는 거요.

 

그러니까 상담사도 상담사로서의 직업윤리가 있다는 거요. 그러니까 그 직업윤리가 법률적으로도 있고 도덕적으로도 있다는 거요.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이렇게 하면 상대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직업윤리를 넘어서면 안 돼요. 그거는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예를 들면 정신과 의사가 어떤 여성을 상담을 하는데, 이 여성이 성적으로 매우 억압이 되어있다. 그래서 이 분하고 만약에 성적인 나눔을 갖는다면 어때요? 치료에 참 도움이 되겠다. 이렇게 판단한다고 관계를 갖게 되면, 그거는 상담사의 직업윤리에 어긋나게 되요. 그것이 설령 치료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본인이 동의 했다 하더라도.

 

그런 것처럼, 직업윤리에 어긋나면 안 돼요. 효과도 필요하지만,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직업윤리를 지켜줘야 된다. 그러니까 직업윤리 범위 안에서 좀 덜 효과적인 방법이라 하더라도 그게 현실사회에서 우리는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 이런 얘기에요.

 

뭐 그거야 이렇게 하면 법률을 지킬 필요가 없다. 그냥 해 봐라. 그러면 과보가 따르지 뭐, 현실 사회에서. 예를 들면 정부가 하는 어떤 행동이, 옛날에 집시법 같은 게 부당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내가 부정, 그걸 무시하고 행동을 하면 되지. 행동을 하면 현행법으로 체포가 되고 구금이 되겠죠. 그럴 때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지. 내가 선택한 거니까, 기꺼이 감옥에 가야 되고, 재판을 받아서 내가 얘기하되 그 현행법에 의해서 집행을 받아야지. . 그거는 선택으로 얘기해 줄 수가 있는 거요. 선택으로. 그래서 그걸 법에 어긋나기 때문에 말 못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선택할 요소가 있는데, 이것은 당신으로서는 정당하다고 하지만, 그러나 이거는 현행법에는 어긋나기 때문에 당신이 이렇게 하게 되면 이런 결과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된다.

 

내가 예를 들어서 어떤 남자아이가 전철타면 여자의 종아리가 만지고 싶어 못 살겠습니다.” 그런데 만지면 안 돼.” 이렇게 얘기하는 데, 그것 때문에 병이 나서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 만지고 감옥에 가서 한 3년 살아라.” 이러죠. 그래서 스님은 얘기할 때 이혼을 뭐 어쩌고 하면, “, 그러면 해라.” 이러지. 남자가 이래이래서 이혼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래, 해라.” 이러죠. “애 때문에요.” “애는 고아원에 주면 되지 않나.” “고아원에는 못 줘요.” 그럼 어떻게 할 건데? “내가 키워야죠.” “그러면 혼자 키울 수 있나” “못 키워요.” “그럼 살아야지 어떡해.” “그런데 남자가 이런데 어떻게 살아요?” “그러면 이혼하면 되지.” 이렇게 두 번 세 번 나는 대화를 하죠.

 

나는 그걸 결혼했기 때문에 살아라. 이런 얘기를 절대로 저 같은 경우는 안 해요. 나는 상담사 우선으로 하니까. 자기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는데, 자기가 이래도 안 된다. 저래도 안 된다. 이래도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하다보면, 그러면 내가 물어보지. “그거 누구 문제야? 남편 문제야 네 문제야?” 그렇게 얘기를 하다보면 자기 문제야. 그러니까 이 문제는 당신 문제지 남편 문제 아니다. 이제 이렇게 접근을 하는데, 이런 상담사하고 제가 훨씬 더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죠. 이유는 첫째 돈을 안 받고 있다는 거요. 그러니까 손님이 떨어지거나 눈치 보거나 이런 이유가 전혀 없다. 그냥 얘기해줘 버리죠. 그러면 부작용도 가끔 있어요.

 

있어봐야 손해 날 거 없잖아요. 그것 때문에 상담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난 적게 올수록 좋으니까. 묻는 사람이 적을수록 나는 유리하니까. 그런데 자기는 돈을 받고 해야 되면 예를 든다면 그걸 늘 염두에 둬야죠. 돈 때문에 바르게 얘기하지 못하는 게 하나 있고, 두 번째 자기는 자격증을 가지고 어떤 규제를 받고 살아야 되잖아. 그죠? 그러면 그것이 자기의 직분을 안정시켜 주는 대신에 자기는 거기에 일정한 규제를 받아야 되는 그런 한계를 가지고 있죠. 그래서 그거는 어쩔 수가 없는 거다. 상대에게 무슨 법률을 우선적으로 알려줘라. 이런 거는 아니에요.

 

그냥 상담을 하되, 만약 이렇게 되면 법률적인 이런 문제가 있고, 이렇게 되면 도덕적인 이런 문제가 생긴다. 이거는 알려줘야 되요. 그걸 안 알려주고 그런 얘기를 하면 안 돼. 그러면 나중에 상담하니까 상담사가 그렇게 하라고 그랬더라 하는 이런 문제가 발생 하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물어도 제가 이혼하라. 이런 말 안 해요. 이유가 뭘까? 그거 내가 , 그러면 이혼해라.” 이러면 자기 집에 가서 이혼할 때 남편한 때 스님이 하라고 그러더라.” 이렇게 말해요. 그러면 그 남편이 들으면 제가 기분이 나쁘겠어요? 안 나쁘겠어요? 굉장히 나쁘겠죠. 그래서 우리는 상담을 할 때는 내담자에게 끌려 들어가면 안 돼요.

 

내담자는 항상 자기에게 동조해 주기를 원하거든요. 그런데 이걸 동조를 안 해주면 상처를 입어요. 동조를 해주면 자기편이 되기를 원하거든. 자기편이 되어서 남편이나 상대를 욕하게 되면 분쟁이 생겨요. 그래서 상담자는 이걸 늘 경계해야 되요. 들어는 주지만, 그리고 그걸 이해는 해주고, 동감은 해주지만 절대로 그 사람 편에 서서 상대를 비난하면 안 돼요. 그러면 상담자한테 끌려 들어간 거요. 물에 빠진 거요. 그 사람의 감정에 상담자가 들어간 거요. 그렇다고 그 사람입장에서 보면 안 그렇잖아. 그러면 안 돼. 이러면 이 사람은 자기 걸 안 들어주니까 상처를 입게 되는 거요.

 

그래서 내치지도 말고 끌려 들어가지도 말아야 돼. 다만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그러니까 내가 어떤 말을 해줄 거를, 자기 상담의 문제는 뭐냐 하면 자기가 그 사람을 고쳐줘야 된다는 데 너무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요. 스님은 아무리 상담해도 이런 고민이 안 생겨요. ? 나는 그 사람에게 아무 도움이 될 수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살 거든요. 그냥 대화를 하지. 내가 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전혀 안 해요. 그렇기 때문에 도움을 받았나? 안 받았나? 이런데 별로 구애를 안 받아요. 나한테 도움 받았다고 고맙다 해도 그건 자기 문제고, 스님이 별로 도움이 없다 해도 자기 문제고. 나는 그래서 그로부터 자유로운 거요.

 

여기 상담을 열 명하고 가서 스님이 제안한데로 할 사람이 있을까? 없을까? 거의 없어요. 열에 한명이 있을까? 말까에요. 그런데 내가 한데로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나중에 강의하기 싫어집니다. 이것들 묻기만 하지 하지는 안 할 놈이다. 시간 낭비다. 이렇게 되잖아요. 그들이 하고 안하고는 그들의 문제지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 거요. 그래서 내가 아무리 똑같은 얘기를 열 번 스무 번해도 짜증내지 않을 수 있는 거는 내가 수행력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건 그들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그래요. 그 사람의 문제라고 보기 때문에. 내가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거요. 특히 상담하는 사람은 위험해요.

 

그러니까 변하지 않으면 내가 상담 능력이 없다고 자각하거든요. 자기를 자학했다 상대를 미워했다. 이렇게 되는 거요. 그냥 나는 들어주고 대화해주는 사람이지, 변해도 자기가 변하는 거고, 안 변해도 자기가 안 변하는 거지, 변하면 내 힘이고, 안 변하면 내 탓이고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상담할 때 그러면 상담이 부담이 되는 거요. 그냥 편안하게 들어주세요. 상대가 열 마디 하게하고, 자기는 열에 10분의 1정도만 말해야 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