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6)

[법륜스님 즉문즉설 1202회] 남편이 곁에 오는 것이 싫습니다.

Buddhastudy 2016. 7. 18. 20:15



 

질문.

저희 남편은 성격이 좀 뭐랄까 여자에 가까운 성향이라서 이렇게 크게 싸우지도 않고 말하다가 자기가 기분이 안 좋으면 삐져가지고 그냥 배게 들고 딴 방가서 한 일주일 자고이래요. 그리고 심지어는 한 석 달도 말 안하고 이래요. 그럼 뭐 처음에는 저도 그게 답답하니까 말 붙여가지고 애교 떨고 했는데 그게 고쳐지지가 않고 지금까지 작년까지 그러더라고요. 어느 순간 그게 자꾸 반복되니까 참 편하더라고요. 근데 작년부터 삐지지도 않고 저녁이면 와서 자려고 이러니까 싫은 거예요. 그런 마음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싫으니 옆에 오는 자체가 싫고 옛날에 나한테 그랬던 감정이 쌓여가지고 보기가 싫은 거예요.

 

--

 

어떻게 하기는 이혼해주면 되지.

왜 그렇기는 성격이 그런 걸 어떻게 해? 성격이 그런 거를.

아 글쎄, 이해는 되는데, 남편이 지난번에 삐진 거는 그 사람 성격 자체가 그런 걸 어떻게 하느냐고, 성격을 고치면 좋지만 자기도 성격 쉽게 고쳐져요? 안 고쳐져요? 성격이 쉽게 고쳐지냐고?

남자들이 다 똑같지가 않은데. 여자라고 다 똑같나.

그러니까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싫으면 이혼을 해주라잖아.

자기 좋은 것만 가지려고 그러잖아. 결혼을 했는데, 자기 지금 몇 살이오? 47. 남편은? 51. 옆에 있는 남자들한테 물어봐. 51인 남자가 부부관계도 안하고 혼자서 그렇게 살 수 있는지 한번 물어보지 뭐. 살 수 있다. 그러면 괜찮아. 안 그러면 출가한 스님은 살아. 그러니까 출가한 스님도 아니고, 결혼 안한 총각도 아니고, 결혼을 해서 부인이 있는데, 결혼한다는 건 뭐요? 부부관계를 갖는 거를 서로 용인한다. 이 얘기 아이오.

 

그런데 내 싫다고 안하겠다면 남편은 어떻게 해야 돼?

그래. 이해는 되는데 그렇게 보복을 해야 속이 시원하겠어? 남 같으면 보복을 한다하지만, 자기 남편인데 꼭 보복해서 뭐 그래 좋은 일 생기겠어. 그래서 남자 나빠지면 우리 아이아빠가 나빠지는데.

아니 자기가 싫은 건 이해가 된다니까. 싫은 거는. 이혼을 해주면 되지 않느냐. 그래야 딴 여자하고 그렇게 편하게 살지. 내가 언제 관계해주라 그랬어? 스님이 뭣 때문에 부부관계를 하라. 이렇게 가르치겠어. 싫다니까 그러면 딴 여자 만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라. 이 말이지.

 

어떻게 생각해요. 여러분들? 봐라. 용서는 무슨 용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성격이 그래서 그런 걸 어떻게 해? 성격이 그래서 그런 걸.

못이기는 척하고가 아니라, 이렇게 생각해. 옛날에 딴 방에 갈 때는 내가 달래러 갔잖아. 이제 철이 들어서 안 달래도 이제 자기가 오니까 얼마나 좋아. 그러니까 부처님한테 절을 하면서, “아이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데리러 갔는데도 지가 오니까 얼마나 좋아요.” 이렇게 절을 하면 되지. 왜 꼭 그렇게 삐져서 가면 자기가 데리러 가야 좋아?

 

자기가 이제 철 들어서, 나이가 들어서 철이 들어서 이제 자기한테로 오잖아. 그러면 좋아해야지.

아니 잘 할 거 없어. 찾아가지는 못할망정,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찾아가지는 못할망정 오는 걸 내치지는 마라. 쉬워요? 어려워요? 이렇게 우리 둘이 대화도 안 되는데 어떻게 해? 다시. 내가 찾아가서까지 관계를 맺을 건 없지만, 찾아오는 건 내치지는 마라. 이거 쉬워요? 어려워요? 그래. 이제 좀 된다.

 

그러니까 내가 찾아가서 밝힐 거 까지는 없지만, 찾아오는 거 까지, 남도 아니고 내 남편이니까 발로 차지는 마라. 그러면 나중에 또 내가 또 찾아갈 일이 생겨.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지금은 싫으니까 얄밉지만, 또 나중에 남자가 영 안 온다. 아예 옆방에 가서 자는 게 아니라 밖에 가서 잔다. 이러면 또 자기가 또 찾아다녀야 돼. 그때는 아이고 올 때 잡을 걸.” 그렇게 후회한단 말이야. 그러지 말고 항상 지나간 뒤에 옛날 생각을 해야 돼. 우리말에 이런 게 있어요. ‘똥 누러 갈 때 마음하고 똥 누러 온 뒤 마음하고 다르다.’ 이 말이 있죠.

 

옛날에 찾아갈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고마우냐? “아이고, 와 줘서 고맙다. 아이고, 어서 오너라.” 이래야 되는데. “너 옛날에 뭐라고 그랬노? 왜 그때는 도망갔어? 오지를 말지.” 이렇게 하는 건 아니야. 그러면 자기가 또 이번엔 반대로 또 한 10년 지나면 자기가 또 거꾸로 찾아다녀야 돼. 그때는 지금 같은 마음에는 안 찾아갈 거 같지, 그런데 마음이 일정치가 않다니까. 상황이 바뀌면 또 찾아다녀야 돼.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지금 오는 걸 내치지 않으면 나중에 가더라도 찾아다니지 않게 돼. 그러면 누가 이익이야? 내가 이익이지. 오면 밀치고, 가면 잡으러 다니고 이러면 얼마나 힘들어. 그러니까 가는 것도 잡지 말고, 오는 것도 내치지 마라. 그래서 우리 절에 이런 말이 있어.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마라. 그러니까 남편이 이제 자기 좋다고 찾아올 때 내치지 마라. 내치면 상처를 입어. 무슨 말인지 아시겠지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왜 그렇게 자꾸 삐졌나? 자랄 때, 어릴 때, 그 남편도 형제간에나 이런 데서 상처를 입은 거야. 그래서 자기가 이렇게 좀 감싸 안아 주고 조금 내치면 삐지고, 내치면 비지고 그런데, 어릴 때 그런 게 조금 치유가 됐는지 모르지. 그러니까 찾아오니까 또 내치면 또 상처입어. 알았죠? 그러니까 오거든 일부러 따라갈 거 까지는 없지만, 오는 거는 좀 잘 살펴줘요.

 

그러니까 찾아오면 부처님께 마음을, “아이고, 부처님 감사합니다. 찾으러 안가도 이렇게 찾아오니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기도하면서 반갑게 맞아줘요. 이렇게 사람이 반갑다고 가까이 오는데, 싫어하면 아무리 어른도 상처입어. 그러니까 오는 사람은 잘 다독거려 줘요.

거 봐라. 남자가 약한 남자니까 그런 마음이 어느 순간에 좋다. 내 평생 살 거야.” 이렇게 탁 결심해 버리면 나중에 못 돌이켜. 오늘 잘 물었어요. 잘 물었기는 잘 물었는데, 혼자 사는 스님한테 부부관계까지 물어서 되겠어? 잘 물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