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법문/우학스님_금강경

우학스님의 금강경 11_5. 계현스승과 신찬제자

Buddhastudy 2017. 5. 10. 20:38




옛날에 계현이라는 어떤 스님이 신찬이라는 아주 똑똑한 제자를 데리고 살고 있었는데, 그 스님이 밑에 제자 신찬이 좀 답답해서 만행을 하게 되었어요. 온 산천을 다니고, 온 도량을 천하를 주유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면서 공부하는 것을 만행이라 그렇게 하는데, 만행을 하면서 백장스님을 만나서 공부를 한 뒤에 많은 세월이 흐른 후에 다시 돌아왔어요.

 

은사스님인 계현스님이 아직 계셨고, 그래서 겨울 어느 날 은사스님이 목욕을 하게 되었어요. 이런 큰 통에다가 겨울인데, 실내에 그런 공간이 있었겠죠. 옛날이었으니까 나무통이었겠죠. 물 받아놓고 목욕을 하셨는데, 등을 밀다가 제자 신찬이 엉뚱한 소리를 했습니다.

 

법당은 참 좋으네.” 이랬어요. 법당은 참 좋으네. 이 말은 뭡니까? 몸은 참 좋다. 이 말이죠. 그래서 스님이 이놈이 등 밀다가 엉뚱한 소리 한다 싶어서. "너 무슨 소리 했노?"하고 돌아보니까,

 

스님, 법당은 참 좋은데, 부처님이 영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뭡니까?

스님이 글공부 또는 경전 공부는 많이 하신 것 같은데,

그 안에 체험 화된 내용, 인격화된 그런 내용은 없는 것 같네요.

 

이런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이죠. 은사된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빴죠. 나중에 어느 날 또 스님이 붓글씨를 쓰느라고 있는데, 겨울에 어디서 들어왔는지 벌이 한 마리 들어와서 붕붕붕붕붕 날아다니면서 계속 창호지를 치는 겁니다. 나가려고.

 

그러니까 제자신찬이 또 한소리 해요. 스승이 옆에 있는데, “저 미련한 것이 저 위에 넓고 넓은 공간이 있는데 저리 나갈 생각은 안하고 왜 창호지만 치고 있느냐.” 그런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스님이 그제야 정색을 하고, “도대체 네가 누구를 만나서 무슨 공부를 하고 왔느냐?” 이렇게 했어요.

 

그러니까 제자가 스님, 제가 당대의 선지식이라고 일컬어지는 백장스님에게 가서 참선을 좀 하고 왔습니다.” 그랬어요. 그 스승도 대단한 사람이지요. 스승이 제자에게 절을 하면서, “그래. 내가 오늘 너에게 법을 청하노라.” 하면서 대중을 모아놓고 법을 청했다. 이거거든. 그래서 스승도 거기서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더라. 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라고 하는 것은 계현이라고 하는 스님이 글공부를 많이 했던 스님이었던 거 같은데, 좀 부족한 것이 실참이라.

 

실참이라 하는 것은

참선, 기도, 사경, 직접 수행하는 것.

이것을 실참이라고 말해요.

실참을 통해야지 자기가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지금 이 컵에 물이 있다면, 이 물은 뭐로 물을 만들었고, 물 색깔은 어떠하고, 컵 도자기 색깔은 어떠한데, 마셔보면 어떤 맛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는 것은 교리입니다. 우리가 배운 이 금강경 교리라. 그런데 이것을 직접 마셔보라. 이거야. 이것은 마시는 자만이 아는 거요. 내가 설명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 신도님들은 침만 꼴깍 꼴깍 넘어가지 이 맛을 못 느끼잖아요. 직접 맛을 느껴 보시라. 이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가시거들랑, 꼭 하루에 한 번씩 금강경 읽으십시오. 되든 안 되든 한 5분정도는 참선도 하시고, 또 주무시기 전에 관세음보살 정근, 꼭 좀 10분이라도 좋고, 안되면 5분이라도 꼭 하시고, 그리고 정법기도도량이 있다면 정법기도도량에 가서 반드시 기도에도 동참하시고, 초하룻날이라든가 재일기도 참여하시고.

 

그렇게 하시면 경전공부의 미진함, 경전공부가 닫지 못하는 깊은 진심, 그 마음의 세계에 다다르게 됩니다. 거기에 부처님 계시는 거요. 진심 자리에 부처님이 앉아계시는 거니까, 그 진심의 맛을 스스로 느끼시고, 거기서 부처님을 진정한 부처님을 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