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조_시래기톡

[시래기톡] 어린 형님과 나이 많은 동서의 존댓말

Buddhastudy 2019. 3. 27. 18:57


Q. 나보다 열 살 어린 형님

꼬박꼬박 존댓말을 써야 할까요?//

 

 

우리 집도 그런 경우가 있어요.

우리 집사람이 나와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오빠 두 분이 계시는데

큰 오빠가 내 고등학교 2년 후배에요.

 

그런데 우리 고등학교는 선, 후배 간이 아주 엄격해요.

그 친구들이 나한테 깍듯이 형님, 형님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내가 오히려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잖아.

나도 형님이라고 하고 싶지 않은 거야. 후배니까.

 

그러니까 어려워서 거리가 멀어져요.

그래서 궁금해, 대답을 해줘야 하는 입장인데도

요즘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모르겠어.

 

그러니까 호칭을 안 부르겠지.

그랬어요? , ~ 그랬어요?” 이거지.

오셨어요?” 그리고 다른 방으로 가는 거지.

대화가 안 되는 거야. 대화가.

 

그래서 다 그런 법도가 있었던 거예요. 오랫동안.

그러니 변화를 인정도 해야겠지만, 변화가 다 좋은 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이럴 때 생긴 제도가 있어요.

 

年高行尊연고항존이라는 게 있어.

-항렬이 높아도 연장자에 하대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많고, 항렬이 높으면 말을 서로 올리는 거예요.

서로 올리는 것을 양존이라고 해요. 양존.

 

그러니까 지금 질문한대로 손윗동서가 나보다 무려 열 살이 어리다면

그럴 때는 서로 올리는 거예요.

 

그래서 나이가 어린데 내가 윗 항렬이다.

아니면 자기가 형님뻘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겸손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예를 들어서, 예전 시골 분들은 한 사람을 밀어줘요.

4형제가 있는데, 둘째가 공부를 잘한다.

그러면 온 형제들이 밀어주는 거야.

 

그러면 둘째 동생은 대학을 나와서 서울에서 살아.

그럴 때,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둘째의 부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조심해야 된다는 거야.

그러니까 자신이 조금 더 유식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조심 할 필요가 있다는 거지.

 

若要人重我약요인중아 無過我重人무과아중인

-만약 남이 나를 중하게 여김을 바란다면

내가 먼저 남을 중히 여겨야 하느니라.

 

존중을 받고자 하면, 상대를 먼저 존중하라는 뜻이에요.

 

敬人者경인자 人恒敬之인항경지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도 항상 그를 공경한다.

 

상대를 공경할 때, 상대도 나를 공경한다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그럴 때는 부모님들 역할이 중요해요.

부모님 허락 하에 결혼을 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알잖아요.

둘째 며느리가 나이가 많다. 큰 며느리가 나이가 적다.

 

이럴 때는 우리 어머니는 그러셨어요.

서로 말을 올려라!

그래서 개탕친다고 그래. 개탕

 

개탕치다

:전라남도 여수지방의 말로서 [자잘못을 가려내는 일]을 일컫는 말

 

그걸 해결할 사람은 어른 밖에 없어요.

서운하더라도 그게 가법이에요. 가법.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놔두기 때문에

이 사소한 문제로 형제간의 우애가 틀어지는 거예요.

형제가 멀어지는 것처럼 불효가 없는 거니까.

 

그것을 감안하고 결혼한 게 아니냐고

그게 인과응보라는 거지.

그런 상황을 감수하고, 그것의 과보는 받아야 한다는 거지.

 

그런 것까지 예상하고 결혼을 할거니까.

그런 전통과 질서가 지금 이 순간까지 있기까지에는

많은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해요.

 

그거를 잡아주는 역할을 우리가 해야지.

젊은 분들에게 질책 받는 한이 있더라도

질서를 잡아주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