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북툰·SOD

[1분과학] 우울증의 놀라운 반전 !

Buddhastudy 2019. 5. 6. 20:40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동물의 왕국에서 일상의 흥미를 잃고, 사냥의 의지가 없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있고 싶어하고, 식욕이나 성욕마저 잃어버리게 된다면, 그 개체의 생존과 번식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우울증은 진화상의 역설처럼 보인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증을 현대 사회에서 생겨난 현대인들의 정신 질환이라고 일컫는다.

 

그런데 우울증에 대한 이러한 판단은 두 명의 과학자를 시작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폴 앤드류와 앤더슨 톰슨이 Psychological Review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은 정신 질환이 아니라

수십만 년 인간의 생존을 도와온, ‘환경 적응을 위한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그들의 주장과 그 후에 나온 연구를 종합하면 이렇다.

전 세계 사람들 중 30~50%는 일생에서 한 번 이상 심각한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는 다른 정신질환의 발병률을 웃도는 매우 높은 수치이며, 우울증이 생존과 번식에 방해가 되는 정신 질환이라면, 발병률은 훨씬 낮아야 할 것이다.

 

또한 우울증은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파라과이의 아체족이나, 과거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남아프리카의 쿵족에서도 나타난 증상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 속 질환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두뇌에는 5HT1A라는 수용체가 있는데, 뇌에 이 수용체의 수가 적은 쥐는 우울증 증세가 적다고 한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우울제의 경우, 이 수용체를 공략하여 환자의 증세를 호전시키는데, 이는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 수용체의 존재 이유가 우울증 증세를 발발시키기 위함이라는 말이 된다. 자연 선택으로 인해 전해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울증은 어떻게 도움이 되길래 환경 적응의 메커니즘이라고 하는 것일까?

우울함에 잠긴 사람은 다른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자기 성찰에 깊게 빠진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방식의 성찰은 다른 외부적 요인을 차단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분석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심지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순간 우울함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일수록 점수가 더 높았다고 한다.

또한 산만한 생각을 없애고 한 문제에 계속 집중하기 위해선 복측부 전전두엽 피질의 뉴런이 끊임없이 활동해야 하는데 이 활동을 5HT1A 수용체가 도와주기도 하고

 

우울증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들로 혼자 있고 싶어하고,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며, 섹스에 대한 욕구조차 사라진 이런 상태는 외부적인 자극을 최소화함으로써 복잡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상황이 있을까?

아이가 있는 한 여자가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알아냈다고 하자. 여자는 이를 무시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남편에게 자신과 다른 여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 하는 것이 좋을까?

만약 남편이 떠나버리기라도 한다면 애들은 어떻게 키워야 하며 사냥은 누가해야 하나?

 

실제로 행해진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우울한 상태에 있을 때 이러한 사회적 딜레마를 더욱 성공적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러한 증거들이 뒷받침이 되어 우울증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을 정신 질환으로 치부하는 사회 분위기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개인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하고 죄책감마저 들게 하여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중 80%는 수치심에 병원도 가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옳은 것일까?

우울증을 정신 질환으로 치부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나는 몇 달 전 부랄 동영상을 마지막으로 정말 길고 긴 우울함에 빠져있었다.

정말 온갖 썅 별별 생각을 다하며 지낸 수개월 동안 내 자신의 문제를 분석함은 물론, 우주의 진리마저 때달아 버린 것 같은 기분이다.

 

내가 영상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울함은 쉽게 다뤄지는 감정이며, 의사의 도움은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우울증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우울함은 복잡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신체의 자연적인 반응임을 인지한다면, 현재 우울함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