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전우용 사담

전우용의 정설남녀 4화 - 조선 코끼리 수난사(史)

Buddhastudy 2019. 5. 7. 20:01


다들 뉴스 봄?

‘Chairman Kim and I will meet again on February 27 and 28 in Vietnam’

 

이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고 함.

동남아시아라고 하니까 아세안 외교를 강화한다는 신남방정책도 떠오르고, 한류열풍도 떠오르긴 하는데 솔직히 난 코끼리가 제일 먼저 생각남.

 

그거 앎? 조선시대 외교문제에 코끼리가 얽혀있다는 거?

이 이야기는 조선이 아니라 일본에서 시작 됨

 

인도네이시아 국왕이 일본과의 국교를 위해서 사신단과 예물을 보냈는데, 그 예물이 바로 코...

그런데 일본은 코끼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왜냐? 너무 많이 먹고 너무 많이 쌌기 때문에.

 

오죽하면 그 옛날 태국에서는 왕이 마음에 안 드는 신하에게 코끼리를 선물했대나~ ?

그래서 일본 국왕은 3년 만에 코끼리를 조선에 보내기로 결정!

 

태종이 코끼리를 받기는 받았는데... 글쎄, 키우는 건 좋은데... 코끼리의 먹성이 조선에서도 골칫거리인 거지.

하지만 외교 도의상 죽일 수는 없으니 키우긴 해야 하잖아?

 

그래서 태종은 사복시에 코끼리를 보살피라고 맡겨버렸어.

그렇게 사복시 품에서 1년 정도 흘렀을까...

코끼리는 사고를 쳐서 재판을 받는 일이 생겨.

코끼리의 죄명은 살인!

 

사건의 전말은 이래.

어느 날 전 공조전서 이우가 코끼리를 구경하러 갔는데 그 모습이 본인의 마음에 안 들었는지 비웃으며 침을 뱉은 거야.

그런데 코끼리도 감정이 있잖아. 이우를 밟아 죽였지 뭐야.

 

이에 병조판서 유정현은 임금에게 코끼리를 전라도의 섬에 유배 보내야한다고 말하지.

그런데 글쎄, 장도에 도착한 코끼리는 음식을 줘도 먹지 않고 사람만 보면 그렁그렁 눈물만 흘렸대...

 

그래서 태종이 이를 듣고 코끼리를 사면하게 되고, 코끼리는 다시 육지로 돌아오게 되지.

하지만 코끼리의 수난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아무도 코끼리 키우기를 원하지 않아서 태종은 전라도 네 곳의 변방 지방관들이 할당된 시간만큼 돌아가면서 코끼리를 기르라고 명해.

 

코끼리는 그 뒤로 7년이나 전라도 이고을 저고을을 떠돌아다니면서 살게 돼.

그 사이 왕위는 세종에게 넘어갈 정도로 시간이 흘렀고, 코끼리 문제는 세종도 포기할 수 없었어.

 

전라도 관찰사가 세종에게 충청도와 경상도까지 코끼리를 돌아가면서 길러야한다고 청하게 돼.

세종은 또 그렇게 하자고 하지.

더욱 더 떠돌이 신세가 된 가엾은 코끼리.

드디어 폭발한 걸까...?

코끼리는 먹이를 주던 종을 발로 차버렸고 그 종은 죽음을 맞이하지.

 

이 사건의 계기로 이번에는 충청도 관찰사가 코끼리를 다시 유배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코끼리는 이미 살인 전과가 있었잖아?

세종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세종실록에서 찾아볼 수 있어.

바로 세종이 코끼리를 좋은 곳으로 보내 풀어놓고 살아생전 병들어 죽지 않게 하라고 말했다는 거야.

 

이 코끼리는 그 뒤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나도 궁금해.

 

어쨌거나 조선시대에도 동남아시아와의 연결점은 있었다는 게 신기해.

앞으로 ()남방정책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우리는 더욱더 가까워질 거고,

나도 꼭 코끼리를 넘어 동남아시아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려고.

너는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