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전우용 사담

전우용의 픽 6화 - 저출생 시대의 디스토피아

Buddhastudy 2019. 5. 13. 20:42


사담 속 코너 전우용의 픽입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보는 통계가 인구통계표입니다.

인구통계표가 사회의 변동, 방향, 징후들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주는 자료거든요.

 

과거의 역사를 보면서 요즘의 인구통계를 보면 자다가도 놀랄 지경입니다.

재작년에 35만 명이 태어났고, 작년에 32만 명이 태어났습니다.

올해는 어쩌면 30만 명 미만이 태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저출생 시대의 디스토피아> 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암담한 미래를 예측해보고요,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좀 같이 희망을 찾아보는 그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조직에서나 인사관리를 위한 기본이 인사고과제도죠.

일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평가하여 채점하고 승진 혹은 징계를 결정하는 시스템입니다.

관료제가 발달하면 당연히 인사고과 제도도 정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선시대 지방 수령의 인사고과를 위한 평점 기준으로 수령칠사가 있었어요.

(*수령칠사: 조선시대 지방을 다스리던 수령의 7가지 의무규정)

 

첫째, 호구증 [인구를 늘릴 것]

둘째, 농상성 [산업을 발달시킬 것]

셋째, 부역균 [세금을 공평하게 걷을 것]

넷째, 학교흥 [교육시설을 확충할 것]

다섯째, 간활식 [치안을 유지할 것]

여섯째, 군정수 [군사제도를 잘 정비해 둘 것]

일곱째, 사송간 [재판을 번거롭게 하지 않을 것]

 

수령칠사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호구증이었어요.

왜냐하면 호구증은 수령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였거든요.

 

예를 들어 전염병이 돌아서 넓은 지역에서 인구가 대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하면 수령 한 사람의 책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런데 어떤 지역의 인구는 줄어드는데 어떤 지역의 인구는 늘었다고 하면 그 이유는 사회적 이동 탓이라고 볼 수 있겠죠.

 

사람들이 살기 나쁜 곳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어떤 지역의 인구가 늘어났으면 그 수령이 행정을 잘한 결과이고, 어떤 지역의 인구가 줄었으면 그 수령이 행정을 잘못한 탓인 거예요. 그러니까 호구증이 가장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에 농촌사회가 변화하면서 많은 유민이 발생했습니다.

유민들이 농촌사회에서 버텨보려고 친지들한테 친척들한테 빌붙어 살다가 그조차 안 되면 야반도주하고, 유민이 되어 여기저기 방랑하다가, 그래도 서울에 오면 구휼해준다, 구제받을 수 있다 해서, 서울 서소문 밖이나 광화문 밖에 있던 활인서라고 하는 관청이 있었어요.

(*활인서: 고려시대 진휼기관 동서대비원을 계승, 가난한 사람들의 의료와 의식제공을 맡아보던 관청)

 

거기까지 와요. 그러면 서울에서는 큰 솥에다 죽을 끓여 놓고, 이 기민이 오면 굶주린 사람이 오면 구제해서 죽을 먹여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해주고 보냅니다.

그런데 기민이 너무 많이 오니까 정부에서 지시를 해요.

기민들한테 밥을 줄 때 일일이 어느 군 출신인지 확인해라.

그래서 기민, 유민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군수령은 파직했습니다.

 

인구증가의 변화 여부가 인사고과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지방 수령들은 어떻겠어요?

그 당시 표현이니까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들어주십시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결혼하지 않고 있는 처녀가 있으면 아버지를 부릅니다. 심하면 매질까지 해가면서

네 이놈, 왜 과년한 딸을 시집보내지 않고 있느냐?’ 닦달합니다.

그럼 뭐, 시집보내기 싫어서 안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보내고 싶어도 집이 가난해서 시집보낼 비용도 없고, 너무 가난하니까 내 딸을 며느리로 맞으려는 사람도 없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하는 거죠.

 

그러면 수령이 친척들을 불러 모으고, 이웃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이렇게 과년한 딸을 둔 아비가 가난해서 시집을 못 보내는데, 친척으로서 한 마을 사람으로서 가만두고 볼 수 있겠냐고 해서 돈을 내게 해서 거의 반강제로 혼인을 시키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구문제는 인류가 국가 제도 또는 공동체 제도를 만드는 일에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국가의 3요소를 우리가 뭐라고 하죠?

영토, 국민, 주권 이렇게 이야기하잖아요.

 

전 세계 어디에서나 국가가 형성되면서 국가의 힘, 국력이라고 하는 것은 2가지로 구성됐습니다. 첫째가 토지에서 걷는 토지세, 둘째, 인구단위로 걷는 인구세

 

국력의 요소

1. 토지세

2. 인구세

 

사람과 토지가 국력의 기본이었다는 것이죠.

어느 왕이나 어느 시대에나 어느 국가에서나 인구를 늘리는 것이 국력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인구를 늘리려 애썼습니다.

가족 단위에서도 인구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제력을 키우는 전략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쉽지 않았어요. 오죽하면 호구증을 행정의 첫 번째 목적으로 내 걸었을까요?

 

우리나라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두를 비롯한 백신의 보급으로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영유아가 크게 줄었다는 것

둘째는 하수도 시설이 정비되고, 유리창이 생기는 등 위생환경이 개선됨으로써 질병의 공격을 적게 받게 되었다는 것.

물론 의학발전에 따라 평균수명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고려사항입니다.

 

그래서 100년 전 3.1운동 당시 2천만 동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70년 전 해방 다시에 3천만 동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70년 후의 지금은 남한 인구만 5,000만 명, 남북한 합쳐서 7,500만 명입니다.

정말 빠른 속도로 인구가 늘었죠.

 

인구역사상 이렇게 빠른 인구성장률은 처음 경험했던 것이죠.

우리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빠른 인구성장률을 다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세계는 계속 커졌고 시장도 확대됐습니다.

이제까지 팽창하는 세계에 살아왔던 관행에서 갑작스럽게 뒤돌아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우리는 그동안 인구가 늘어나는 것만 경험했고, 늘어나는 데에만 익숙해졌지,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인구감소는 경제위기인 동시에 심각한 문화적 충격일 겁니다.

 

다른 데서 원인을 찾아선 안 될 것 같습니다.

우구의 책임이랄 것 없이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빼앗았고

그 희망 없는 삶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없다는 태도가 자리를 잡은 까닭이겠죠.

 

저출산 대책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저는 하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희망을 심는 것.

 

저출산 대책은?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것

 

 

, 전유용의 픽이었습니다.

유듀브 댓글을 통해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역사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사에 무지한 저로서는 꿀같은 정보다.’

세세한 우리역사 이야기 너무 재미있다.’

우리역사의 뿌리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준다.’

등과 같은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감사드리고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