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전우용 사담

전우용의 정설남녀 5화 -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효창공원 이야기’

Buddhastudy 2019. 5. 9. 20:03


지난 주말 정설이와 정남이의 데이트 장소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효창공원입니다.

 

효창공원은 제가 평소에 산책하러 자주 가는 곳인데

정남이는 듣지도 와보지도 못한 생소한 장소라는 거 있죠.

주말에 날씨가 좋아서 정남이랑 같이 다녀왔어요.

 

그런데 정남이가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효창공원은 그냥 이 동네 공원이야?”

그래서 순간 머리가 띵했죠. ‘띠용...’

 

효창공원은 조선시대에 정조가 묘지로 만든 곳이거든요.

조선시대 정조가 맏아들인 문효세자와 문효세자의 어머니인 의빈 성씨가 죽자

두 사람을 안장하고 효창묘라 이름 붙였어요.

 

그런데 효창묘는 일제강점기에 공원으로 바뀌었어요.

묘지는 옮겨졌고 녹지였던 이 곳은 골프장, 유원지등으로 쓰여졌죠.

 

그런데 지금 효창공원은 독립운동의 성지가 되었어요.

효창공원이 지금처럼 애국지사의 묘역이 된 건 백범 김구선생님 덕분이래요.

왜일까요?

 

이번에 정남이란 데이트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김구선생님이 효창공원에 남은 일제 침략의 잔재를 없애고

독립운동가분들의 유해를 효창공원으로 모셨기 때문이었죠.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말자는 의미였을 것 같아요.

 

조국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김구선생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이셨죠.

 

/김구(1876~1949)

한결 같은 민족적 양심으로 정성 단결하여

다 같이 자주통일의 길로 총진군 할 수 있는 날에

비로소 이 겨레의 앞에는 통일과 자유의 서관이 비칠 것이다.

-민성지 (1949.7)에서/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데, 효창공원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범 기념관, 김구 선생님 묘역을 지나니

차례대로 의열사, 삼의사묘, 임정묘역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의열사/는 효창공원 내 묘역이 있는 애국지사 7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데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절로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의열사의 모셔진 일곱 분의 묘지를 직접 보고 묵념을 드리러 가기로 했어요.

 

조국 광복을 위해 몸 바친 체 의사의 묘역, 이른바 /삼의사묘/로 이동했어요.

그런데 막상 도착했더니 알던 거와 다른 게 있는 거 있죠.

저거 봐봐, 이름은 삼의사묘인데 묘가 4개네.”

 

백정기 의사(1896~1934)

나의 구국 일념은

첫째, 강도 일제로부터 주권과 독립을 쟁취함이요

둘째는 전 세계 독재자들 타도하여 자유·평화 위에

세계 一家(일가)의 인류공존을 이룩함이니

왜적 거두의 몰살은 나에게 맡겨 주시오.

 

윤봉길 의사(1908~1932)

장부출가 생불환 丈夫出 家生不還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이봉창 의사(1901~1932)

이 모든 수모와 설움은

나라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1879~1910)

나는 국민의 의무로서 내 몸을 희생하여

어진 일을 이루고자 했을 뿐이다.

내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결행한 바이니

죽어도 아무런 원한이 없노라.

 

백정기 의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이사, 그리고 네 번째 묘의 주인은 안중근 의사였어요.

안중근 의사의 묘는 아직 찾지 못해 가묘이었기 때문에 삼의사묘라 이름 붙여진 것이었죠.

 

조국을 위해 목숨 건 용기를 낸다는 건 어떤 걸까요?

지금 저희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도 내심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저희는 /임정요인의 묘역/으로 이동했어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중요하게 활약한 임정 주석 이동녕, 군무부장 조성환, 비서부장 차리석 선생님의 묘가 그곳에 있었어요.

 

조성환(1875~1948)

썩은 군대는 곧 나라를 망치게 합니다.

속히 썩은 자들은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시켜야 합니다!

 

이동녕(1869~1940)

셋은 모든 대한민국이 대동단결함에 있으니

오로지 뭉이면 살고 길이 열릴 것이요,

흩어지면 멸망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차리석(1881~1945)

국토를 수복하되 일부분이 아니오

주권을 회복하되 조건부가 아니라

전부 또는 무조건 회수하는 것이 즉 완전광복이다.

 

조성환 선생, 이동녕 선생, 차리석 선생, 임정 요인의 묘까지 모두 둘러보고 나니

효창공원을 왜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하는지 알겠는 거 있죠.

이제 저는 효창공원을 산책로보다는 애국지사의 묘지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알았어야 하는 건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에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모두 함께 기억하기로 해요.

 

*2019, 효창공원은 독립운동공원화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항일애국지사를 만날 수 있는 효창공원에 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