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9)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498회] 분열된 우리가족,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요?

Buddhastudy 2019. 5. 28. 21:04


전 결혼 18년 차 되었고요 15살짜리 딸과 18살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작년 8월쯤부터는 아들과 둘이 살게 되었습니다

작년 여름 딸아이와 심하게 다퉜는데 딸이 저를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

1년 정도 주말부부를 해왔던 남편이 딸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습니다

 

지금은 남편과는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방황도 하고 정신과 치료도 좀 받다 우연히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아침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깨장을 가서 제가 욕심과 집착이 엄청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아침마다 어리석었던 저의 지난날에 대해 참회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편에 대해 원망하고 미워하고 화났던 것들이 가끔 훅하고 올라올 때가 있긴 하지만

어찌 보면 지금의 제가 혼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남편이 잘 다져 주었던 거 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 사람도 강했던 저와 사느라 고생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은 제가 조금 자유로워져서 좋은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스님의 귀하신 말씀을 청하고자 하는 것은 중학교 2학년 딸과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에 대해서입니다

아들은 가정이 이렇게 분열된 것이 동생 때문이라 생각을 하고 동생을 싫어합니다

가끔 동생이 집에 오는 것도 싫어하고 동생이 제게 뭔가를 요구하면 아들은 동생에 대해 욕을 하며

엄마인 제가 한심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며 저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한 번은 동생과 자기를 선택하라며 심하게 화를 낸 적도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아침마다 제가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딸이 제게 전화를 해서 용돈을 넣어달라고 했는데 바로 넣어주지 않는다고 전화를 해서

소리를 지르고 명령조로 용돈을 당장 입금해 달라고 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얘는 그냥 내 몸을 빌어서 이 세상에 나온 아이일 뿐이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딸아이에 대한 정이 탁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들면서 며칠 동안 딸아이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가끔 전화를 해서 별일 없냐고 묻기는 하는데 예전처럼 살갑지는 않고 마음이 그저 무겁기만 합니다

제가 아들과 딸에게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기도를 하면 좋을지 스님께 말씀을 청합니다//

 

 

너무 막연하다. 그러니까 아들은 뭐가 문제요?

그럼 딸은 뭐가 문제요?

 

어떻게 하기는, 가만 놔두면 되지.

못 오게 하라 그래도 그냥 오면 되지 뭐, 지가 어떻게 할 건데.

아들이 나보고 비 안오게 해라.’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 ‘알았다그러고 말면 되지.

 

내가 얘기는 쭉 들었는데, 별거 아닌 거 같은데 뭐.

동생하고 나하고 둘 중에 엄마가 하나 선택해라 그러면 손을 두 개 딱 들고

너는 이 손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그러면 어떻게 할래?” 이렇게 물어보면 되잖아.

두 개다 내 손인데, 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 그러면 어떻게 할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사람이 이 생각 할 수도 있고, 저 생각 할 수도 있잖아요.

뭣 때문에 상처를 받았는데?

 

무슨 상처가 됐는지 물어보면 되잖아.

하면 어때, 그렇게 할 수도 있지.

두 부부가 엄마 아빠가 한 집에서 안 살고 딴 집에서 따로 사니까 아이 생각에는

난 아빠가 없다.’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그런데 한 집에 안 살면 돼. 안사니까 애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럼 자기가 한 집에 살면 되잖아.

 

그러면 애한테 얘기하면 되잖아.

너희 아빠가 내가 싫단다. 그래서 이렇게 사는 거야.”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솔직하게.

동생 때문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되잖아.

뭐 어려운 일이라고 그래.

 

안하는 건 아들 문제지 뭐.

누가 나한테 당신 하나님 믿어요?’ 그러면

나는 안 믿을란다.’ 이러면

당신 안 믿으면 지옥간다.’

, 지옥 가겠습니다.’ 이러면 되잖아.

너 왜 자꾸 나한테 와서 귀찮게 하나?’ 그렇게 얘기할 필요가 뭐 있어요?

자기가 말하고 싶다는데.

말하면 말하는 대로 놔두면 되지.

듣기 싫으면 가버리면 되지.

 

화내면 지만 손해지 뭐. .

딸아이 전화 와서 돈 달라 그러면 주고 싶으면 주고, 안 주고 싶으면

돈 없다.’ 이러면 되고,

빨리 넣어달라고 성질내면 한 달 안 넣어줘 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요?

넣어 달라고 싹싹 빌면 그때 넣어주면 되지.

그래.

 

뭐 어떻게 기도하기는? 그냥 108배 하면 되지. 운동 삼아.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요.

 

뭐가 무거운데.

아무것도 아닌 것을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거지.

 

엄마하고 딸하고 친밀감이 있어야 된다이런 것은 없어요.

친밀감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있어야 되는 법칙은 없잖아요.

 

부부간에 정이 있어야 된다.’

있으면 좋지만 없는 경우도 있고

같이 살아야 되면 좋지만 못 사는 경우도 있고

안 죽으면 좋지만 죽는 경우도 있고 그런데

 

죽는 경우도 있는데

뭐 헤어지는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리고 부부가 이렇게 헤어지니까 애들은 지 좋은 대로 가서 사니까 엄마한테 잔소리하고 그러니까 딸은 아빠한테 가고 아들은 엄마하고 살고, 이렇게 자기가 선택해서 사는데,

엄마하고 아들하고 자꾸 갈등이 생겨서 원수가 되면

 

아들은 아버지한테 간다.’이런 소리 할 거고,

딸은 아빠하고 원수가 되면 나 엄마한테 갈 거야이러고.

그런 거요. 그리고 왔다 갔다 하는 거요.

 

내가 보니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뭐가 문제인지는 자기가 딱 얘기해 봐요.

 

왜 무거우냐니까.

돈 달라 이러면 있으면 주고 없으면 안 주면 되는데, 그게 뭐가 무거워요?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이게 아니고

해줘도 되고 안 해줘도 되는 거지.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다고 자기는 이것을 속박으로 생각하는데,

내가 볼 때는 해줘도 되고 안 해줘도 되고 둘 다 프리에요. 자유에요.

 

뭘 뚫어져.

이미 비뚤어졌는데. 말하는 거 보니까. ...

엄마한테 전화해서 욕설하는 그거 삐뚤어 진거지, 뭐 삐뚤어질까봐

이미 삐뚤어졌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엄마 아빠가 성질내서 따로 사는데

우리 산거에 비해서 너희는 그래도 우리 많이 삐뚤어졌고, 너희는 그래도 덜 삐뚤어졌다.

아이고, 다행이다. 고맙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지.

지 잘못 한건 생각 안하고 다 남한테만 ...

 

자기도 특별히 잘못한 거 없어.

남자가 뭐 싫다는데 그걸 어떻게 해? 싫다는데.

그래. 그걸 내려놓듯이

우리 잘못한 거에 비해서 애들은 훨씬 잘못을 덜했다.

그래도 우리보다는 낫다. 어린애들이.”

이렇게 생각하면 아무 문제도 없잖아.

 

그러면 아침에 기도할 때

우리 아이들은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나보다는 잘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자기가 뭐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면 돼.

 

지금 같은, 자기가 지금

마이크를 놓지도 못하고, 들지도 못하고,

계속 하려고 해도 그렇고, 안 하려 해도 그렇고,

마이크를 놓으려니까 뭔가 찝찝하고, 계속 들려있으려니까 할 말이 없고,

지금 이런 것이 자기 인생의 문제라는 거요.

 

그런 자기 성격이 이 모든,

남편이 볼 때 자기를 보니까 갑갑하게 느껴지는 거요.

자꾸 화가 나고.

그래서 안보는 게 나아.

나쁜 거는 아닌데,

사실은 같이 살면 굉장히 힘들어요.

그게 지금 아이들하고 관계도 그래.

 

자기가 지금 끈적끈적하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쌈박하게

오 그래, 내가 못살아서 너희들이 그렇구나.

그래도 너희는 나보다는 낫다. 나 보다는 잘산다.”

이렇게 딱 생각해서,

 

남편도

자기가 싫어하니까, 나 같은 성격 싫어하구나.

그래 뭐, 좀 살아보다가 필요하면 오세요. 그땐 또 잘해볼게요.”

 

가볍게 생각하라는 거요.

그게 기도고, 그게 수행이지

끈쩍 끈적해서, 그러니까 애들도 엄마를 만만히 보고 그러지.

애들이 엄마를 어떻게 만만히 봐요.

애같이 행동하니까 애들이 엄마를 만만히 보지.

 

애가 어디 엄마한테

둘 중에 선택을 해라그런 소리를 해요.

그저 안 쫓아내고 집에서 밥 먹여 주는 것만 해도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도록 딱 바짝 잡아야지.

 

그런데 그 잡는다는 게 두드려 팬다는 게 아니라,

정을 딱 딱 끊어가면서 살아야지.

해줄 건 해주고, 못해줄 건 못해주고

 

엄마 인생에 간섭하면 네 일이 아니다.’

이렇게 탁탁 하고 살아야지.

 

짜증이나 내고 끈적끈적하게 정으로 묶고,

야단치고 나서 잘못했다고 빌고, 내 그런 짓이나 하니까

애들도 엄마를 만만히 보고.

 

남편도 자기를 만만히 보고

아들도 자기를 만만히 보고 큰소리 치고

딸도 자기를 만만히 보고 돈 안 보낸다고 신경질 내고

그게 얼마나 자기가 초라한 인생인 줄 알아야 된다니까.

 

자기가 뭣 때문에, 뭐가 모자라서 그렇게 세 사람한테 다 괄시 받고 살아요.

자기가 좀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아야 된다니까.

 

그건 교육도 안 되고 아무 도움도 안 돼요.

그건 사랑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기가 인생을 좀 바보같이 사는 거요.

 

그래.

내가 봐도 좀 모지란다.

.

이제 겨우 떨어진다.

 

끈적끈적 하게 엿처럼 그렇게 껌처럼 살지 말고,

쌀 과자 있지 톡 부러지잖아. 그지?

빠삭빠삭하게 그렇게 좀 살아요.

 

살 때는

딱 즐겁게 살다가

죽으면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혼자 잘 살고.

 

둘이 있으면 즐겁게 살고

혼자 있으면 혼자도 잘 살고 이래야지

 

둘이 있으면 귀찮다고 맨날 싸우고

혼자 있으면 외롭다고 맨날 울고

이렇게 끈적끈적하게 살지 말라는 거요, 인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