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53회 114. 죽음은 자신의 욕망을 다 채우기도 전에 데려간다.

Buddhastudy 2020. 4. 21. 19:52



담마빠다 제8<()>

 

 

114.

죽음을 초월하는 길을 모른 채

백 년을 사는 것 보다

죽음을 초월하는 길을 아는 상태로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사왓티의 한 부자에게 끼사고따미 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가 갸날픈 고따마족의 여인이라는 뜻인 끼사고따미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녀의 가늘고 연약한 몸매 때문이었다.

 

끼사고따미는 성장하여 젊은 부자와 결혼하였고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그녀의 아들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에 갑자기 죽고 말았다.

 

끼사고따미는 아들을 잃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과 충격에 휩싸였다.

그래서 죽은 아이를 안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약을 달라고 애원하였다.

 

사람들은 그녀가 실성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현명한 자가 그녀를 가엾이 여겨

그녀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여인이여, 그대가 찾아가야 할 분은 부처님인 것 같소.

부처님이라면 그대가 원하는 약을 가지고 계실 테니 그를 찾아가보시오

 

그 말을 들은 끼사고따미는 부처님을 찾아가

아들을 살릴 수 있는 약을 달라고 간절히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끼사고따미에게

여인이여, 사람이 한 번도 죽은 적이 없는 집에 가서 겨자씨 한 줌을 얻어 오시오라고 말씀하셨다.

 

끼사고따미는 죽은 아이를 가슴에 안고

이집 저집 다니며 겨자씨 한 줌을 구하러 다녔다.

 

집집마다 겨자씨 없는 집이 없었지만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은 단 한 집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그녀는 겨자씨를 구하지 못하였다.

 

그제야 비로소 그녀는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것과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죽은 아들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그래서 가슴에 품고 있던 죽은 아들을 고이 내려놓았다.

 

끼사고따미는 부처님께 돌아가서

사람이 죽은 적이 없는 집을 찾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여, 그대는 그대만이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대가 깨달은 것처럼, 태어난 모든 자는 죽게 마련입니다

죽음은 중생이 자신의 욕망을 다 채우기도 전에 그를 데려가 버립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끼사고따미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무상하다는 것과

모든 것이 무상하여 변해가기 때문에 불만족스럽고 괴롭다는 것과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존재에 변하지 않는 실체가 없다는 것을 완전히 깨닫게 되어

높은 수행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 후 그녀는 곧바로 출가하였는데

어느 날 램프에 불을 켜다가 불꽃이 타오르는 것과 꺼져가는 것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녀는 램프의 불꽃을 통해 존재의 발생과 소멸에 대해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먼 곳에서 신통력으로 그녀를 보시고는

광명으로 그녀의 앞에 나타나셨다.

 

부처님께서는 끼사고따미에게

존재의 무상함에 대한 명상을 계속하고

죽음을 초월한 상태인 열반을 얻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죽음을 초월하는 길을 모른 채

백 년을 사는 것보다

죽음을 초월하는 길을 아는 상태로

하루를 사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