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75회 174. 무지한 자들은 어둠 속에 있고 명확히 볼 수 없다.

Buddhastudy 2020. 5. 22. 19:54

 

 

담마빠다 제13<세상>

 

174.

이 세상은 어둡고

여기서 명확히 보는 자는 드물다

덫에서 벗어난 새처럼

천상에 가는 자는 드물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알라위국의 한 마을에서 베풀어진 공양의 끝에

부처님께서는 존재의 구성요소인 오온의 무상함에 대해 법문하셨다.

 

그날 부처님께서는

그대들은 내 삶은 불확실하지만 나에게 죽음만은 확실하다.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고 내 삶은 죽음으로 끝날 것이다.

삶은 확실한 것이 아니며 죽음은 확실한 것이다라고 바르게 생각해야 한다.

 

그대들은 항상 깨어있으면서 오온의 본래 모습을 통찰해야 한다.

창이나 몽둥이를 준비한 자가 독사와 같은 적을 만나도

두려움 없이 그 적을 몰아낼 수 있듯이

죽음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항상 깨어있는 자는

죽음의 순간에도 두려워하거나 불안하지 않게 된다.

 

그는 고요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느니라.

그런 다음 그는 이 세상을 떠나 선도 즉, 좋은 곳으로 갈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을 새겨듣지 않았는데

한 직조공의 딸이었던 열여섯 살 된 베 짜는 소녀는

그 말씀을 새겨듣고 아주 명확하게 이해하였다.

 

법문이 끝나자 부처님께서는 제따와나 정사로 돌아가셨다.

3년이 흐른 어느 날, 부처님께서 세상을 두루 살피시다가

이 직조공 소녀가 그동안 열심히 수행하여

이제 곧 수행의 경지를 성취할 때가 왔음을 아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알라위국에 가서 법을 설하기 위해 길을 떠나셨다.

 

그 직조공 소녀는 부처님께서 오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부처님의 법문 듣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직조창고에 있던 소녀의 아버지에게서 전갈이 와서

급한 일이라며 소녀에게 베틀의 실을 감아오라고 시켰다.

 

소녀는 법회에 가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심부름을 먼저 한 후에 법회에 가리라고 마음먹었다.

 

소녀는 재빨리 실을 감아 아버지에게 가지고 가는 길이었는데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그 무리 끝에서 잠깐 멈추어 섰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 소녀가 부처님의 법문을 들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아셨으며

또한 소녀가 직조창고에 도착하면 그녀의 아버지의 실수로

그녀가 죽을 것이라는 것도 아셨다.

 

그래서 그녀가 직조창고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아니라

직조창고에 가는 길에 부처님의 법문을 들어야만 했다.

 

그래서 청중들의 끝에 직조공 소녀가 보이자, 부처님께서는 그녀를 바라보셨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보고 계신다는 것을 안 소녀는

실이 담겨있는 바구니를 내려놓고 부처님께 공손하게 다가갔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소녀에게 네 가지 질문을 하셨고 소녀는 이렇게 답하였다.

소녀여,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알지 못합니다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압니다

 

그대는 아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의 네 가지 질문과 소녀의 답을 들은 사람들은 그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녀가 무례하다고 여겼다.

 

부처님께서는 소녀에게 그 대답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해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소녀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제가 집에서 오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아십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라고 물으셨기에

저는 부처님께서 제게 태어날 때 어디에서 왔는지 물으신다고 생각하여

저는 모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두 번째 질문으로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라고 물으셨을 때,

다시 태어날 때 어디로 가는지 물으신다고 생각하여 저는 모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세 번째 질문으로 그대는 알지 못하는가?라고 물으셨을 때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아는지에 대해 물으신다고 생각하여

저는 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그대는 아는가?‘라고 물으셨을 때

언제 죽는지 아느냐고 물으신다고 생각하여 저는 모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녀의 설명에 만족해하셨고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소녀가 답한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지한 자들은 어둠 속에 있고 명확히 볼 수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이 세상은 어둡고

여기서 명확히 보는 자는 드물다.

덫에서 벗어난 새처럼

천상에 가는 자는 드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