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지배욕을 도학에서는 원종이라 하는데,
재수 좋게 항룡의 기회를 얻게 되면
히틀러처럼 군중을 선동하여 세상의 모든 제국들을 정복하려고 광분하기도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이념이나 사상, 교리 따위로 다른 제국들을 홀려
발아래 묶어놓으려고도 한다.
서로가 지닌 온갖 방법으로 주변 사람들을 재어 통제하려 하면서
갈등과 대립이 싹 트고,
여기서 상극의 문화가 생겨났다.
이곳 3차원에 온 이유는
[수명 연장과 정보 습득]이라는 단 두 가지 목적에 의함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명 제국과 한 몸이 되다 보니
제국 백성들의 목소리에 휘둘리게 된다.
이런 점을 지적하며 정신 차리라는 가르침이 소위 말하는 인성교육이다.
그것의 핵심은 역지사지에서 오는 상생이다.
상생에 대한 다각도의 표현들이 어렸을 적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바른 생활에 대한 온갖 지침들이다.
하지만 제국 백성들의 요구는 여간해선 줄어들지 않는다.
이것을 우리는 본능이라 부르는데, 죽기 전에는 완전히 떨구어 낼 수 없다고 알아왔다.
그런데 요즘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제국의 백성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급속도로 발달한 뇌과학은
마음의 영역까지 읽어내고 있다.
외부의 자극에 의한 오감은 물론이고
사고의 구조와 감정의 변화까지 파헤치고 있다.
이렇게 되니 뇌세포를 조작하여
그들 백성들과의 언로를 차단하는 방법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게 됐다.
어떤 사람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전전두엽의 일부를 살짝 잘라버렸더니
정말로 병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또 어떤 사람은 해마의 이상으로 공포심이 유발되기도 하고,
혹자는 측두엽의 질환 때문에 성격이 변하면서
없던 예술적 재능이 생겨나기도 했다.
특히 측두엽의 일부 영역은
성령 체험과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화학물질을 차단하자
놀랍게도 소유욕이 사라지면서 무소유의 의식 상태가 되기도 했다.
-얼마 전, 인간의 사고 패턴을 일부나마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인간이 일으키는 사고와 감정을
뇌를 다루어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고 한다.
제국 백성들과의 소통 회로를 조작함으로써 의식의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최근엔 꿈이나 기억을 인공지능을 통해 모니터에 재생하는 기술도 개발됐다고 하니
뇌과학의 미래가 사뭇 기대되어진다.
그렇다면 제국의 황제 노릇을 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일거에 없애는 수술을 받으면 어떨까?
공포와 슬픔, 짜증과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면
통치하는 데에 꽤나 편리할 것이다.
아니면 더 나아가 감정 자체를 없애서
부처의 해탈을 흉내 내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근원적인 처방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제국의 수도에 꽉 들어차 있는 신경회로를 조작하고
화학물질을 쏟아부어 그런 기분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건 딱 3차원에서 살 때까지만이다.
제국이 무너져서 4차원으로 빠져나오면
제국의 회로를 조작하여 만들어낸 감정들은 몽땅 사라지고 만다.
부처처럼 지냈어도, 그건 아득한 옛 추억처럼 멀게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뒷받침되지 않는 감정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신기로일 따름이다.
뇌의 조작을 통한 신묘한 경험을 가지고는
의식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수행에 있어서
초월적 의식보다 지혜의 확장을 더욱 높이 치는 것이다.
세상에는 초월을 운운하며 깨달음의 경지를 거론하는 도인들이 참으로 많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들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석학들의 견식을 따라가지 못한다.
지식의 양에서 너무 많은 차이가 나다 보니
지혜에 있어서도 대체로 그들이 뛰어나다.
마음이 속세를 초월하여 피안에 머무른다 해도 머릿속이 비어 있으면 허사이다.
생명 제국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에 뒤섞여 느껴지는 초월의식은
죽음과 동시에 대부분 소멸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를 조합하여 최상의 가치를 그려낼 줄 아는 지혜는
제국의 멸망에 상관없이 그대로 지속된다.
따라서 구도자라면
산속에서 허공을 공부하기 이전에
인류가 쌓아온 지식부터 탐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도인, 각자, 선사, 대사 등의 허울뿐인 굴레에 갇혀
화학물질로 샤워하며 지내기보다는
하산하여 세상의 학문과 씨름해 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부지불식중 수준 높은 견식을 갖추게 되고
여기에 금상첨화로 공의 묘리를 더해 나간다면
가히 석가의 지혜를 증득하는 날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명 제국과 그곳의 통치자!
이 둘이 한 덩어리로 묶여
한정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인생살이이다.
더 나은 존재로의 진화를 위해
오늘도 우리는 쉬지 않고 둥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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