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24장 <갈애>
349.
생각이 혼란스럽고
탐욕이 짙고
아름다운 것만 찾는 사람
그의 갈애는 더욱 자란다.
그는 실로 속박을 강하게 만든다.
350.
그러나 생각의 고요함을 즐기고
항상 깨어있으면서
몸의 더러움을 사유하는 이
그는 실로 끝에 이르리라.
그는 악마의 속박을 끊을 것이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던 때에, 한 젊은 스님이 있었다.
어느 날, 이 스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식권을 가지고 쌀죽을 받아 사원에 왔는데
그곳에 물이 없었다.
그래서 사원 근처에 있는 어떤 집에 물을 얻으러 들어갔는데
그 집에 젊은 여인이 있었다.
그 여인은 이 스님을 보자마자 한눈에 반하여 스님에게
“스님, 다음에도 물을 얻으려면 다른 곳에 가지 마시고 여기로 오십시오.”라고 말하였다.
그 이후로 스님은 그 여인의 집에 가서 물을 얻게 되었다.
여인은 스님에게 물뿐만 아니라 쌀죽도 공양 올렸다.
그다음에는 앉을 자리를 권하면서 쌀밥을 공양 올리고 스님 가까이 앉더니
“스님, 이 집에 저 혼자 살아서 외롭습니다.
이렇게 잠시 들리지 마시고 저와 함께 살아요.”라고 말하였다.
이 여인의 말을 들은 스님은 며칠 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고
점점 출가 생할에 불만이 생기기 시작하여 안색이 안 좋아졌다.
이 모습을 본 스님들이 부처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젊은 스님을 부처님께 데려갔다.
부처님께서는
“비구여, 그대는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불법을 만나 출가하였다.
그런 출가자로서, 수행의 경지를 성취했다는 소식을 전하진 않고
출가 생활에 불만이 생겼다고 하는구나.
어떤 연유로 출가 생활에 불만이 생기게 되었는가?”라고 물으셨다.
스님이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는
“비구여, 그 여인이 그런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과거 생에도 그녀는 한 강도를 보자마자 욕정을 품고 현명한 남편을 죽게 했다.”
라고 말씀하셨다.
스님들이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해달라고 요청하자
부처님께서는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옛날에 쭐라 다눅가하라는 궁수가 있었는데
훌륭한 스승 아래서 궁술과 무예 등을 익혔다.
스승은 제자의 실력에 만족하며 자신의 딸과 제자를 결혼시켰다.
궁수는 아내를 데리고 베나레스로 향하였는데
숲으로 들어서자 강도들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궁수는 오십 개의 화살을 쏘아 오십 명의 강도를 죽였지만
화살이 다 떨어지자 마지막 남은 강도를 맨손으로 잡아 땅바닥에 던지고는 아내에게
“여보, 내 칼을 건네주시오”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강도를 보자마자 애욕에 사로잡혀
칼을 강도의 손에 쥐여주었다.
강도는 궁수를 죽이고 여인과 함께 도망가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여인이 다른 남자를 본다면 남편에게 했듯이 나를 죽이고 떠날지도 모른다.
이런 여자를 내가 왜 데려간단 말인가?’
그래서 강도는 여인을 강가에 남겨둔 채
여인의 값비싼 패물을 들고 강을 건너 도망가 버렸다.
그때 삭까천왕이 이 여인에게 수치스러움을 알게 하려고
마부와 악사를 데리고 강으로 갔다.
삭까천왕은 자칼로 변신하고, 마부는 물고기로, 악사는 새로 변신하였다.
자칼이 살코기를 입에 물고 여인 앞에 와서 섰다.
그때 물고기가 물에서 뛰어올랐고
자칼은 물고 있던 살코기를 버리고 물고기를 잡으려고 물로 뛰어들었다.
그 순간 새가 날아와 살코기를 낚아채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고
물고기도 물속으로 사라져버리자
이 광경을 지켜본 여인은 깔깔대고 웃었다.
자칼이
“누가 이렇게 웃는가?”라고 물으니, 여인이
“어리석은 자칼이여, 너는 물고기와 살코기 둘 다 잃고 거지처럼 애통해하는구나.”
라고 말하였다.
자칼이
“남의 잘못은 보기 쉽고, 자신의 잘못은 보기 어렵지.
여인이여, 너는 남편도 애인도 다 잃었으니
너야말로 애통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여인은
“자칼이여, 내가 새 남편을 얻으면 그의 뜻을 잘 따를 것이다.”
자칼은
“질그릇을 훔친 자가 구리그릇은 안 훔칠까?”라고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전생 이야기를 마치시고는 젊은 스님에게
“비구여, 그대가 전생에 현명한 궁수였고
그대에게 함께 살자고 하는 여인이 궁수를 죽인 아내였고
나는 자칼로 변신했던 삭까천왕이었다.
비구여, 그 여인을 보고 일으킨 욕망을 뿌리째 뽑아버려라.”라고 훈계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생각이 혼란스럽고
탐욕이 짙고
아름다운 것만 찾는 사람
그의 갈애는 더욱 자란다.
그는 실로 속박을 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생각의 고요함을 즐기고
항상 깨어있으면서
몸의 더러움을 사유하는 이
그는 실로 끝에 이르리라.
그는 악마의 속박을 끊을 것이다/
'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마빠다(법구경) 125회 354. 갈애의 소멸은 모든 고통을 이긴다. (0) | 2020.09.28 |
---|---|
담마빠다(법구경) 124회 351, 352 마지막 몸을 가진 위대한 사람 (0) | 2020.09.22 |
담마빠다(법구경) 122회 344. 자유로운데 다시 속박으로 달려가는 사람 (0) | 2020.09.16 |
담마빠다(법구경) 121회 331, 332, 333. 어떤 경우에도 만족하면 즐겁다 (0) | 2020.09.15 |
담마빠다(법구경) 120회 323. 자신을 잘 다스린 자만이 열반에 이를 수 있다. (0) | 2020.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