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73회 172.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이 세상을 비춘다

Buddhastudy 2020. 5. 20. 19:48

 

 

담마빠다 제13<세상>

 

172.

이전에 게을렀더라도

후에 게으르지 않는 이,

그는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이 세상을 비춘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던 때였다.

장로 삼문자니는 대부분의 시간을 사원의 경내를 청소하는 것으로 보냈다.

 

같은 사원에 머물고 있던 장로 레와따는

장로 삼문자니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시간을 수행에 전념했다.

 

장로 삼문자니는 수행에 전념하는 장로 레와따가 헛되이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여

레와따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레와따여, 그대는 참으로 게으른 자요.

재가신자들의 신심으로 베풀어진 공양물로 살면서 어찌 가만히 앉아만 있단 말이오!

계단이든 방이든 그 어디든, 가끔이라도 좀 쓸고 닦아야 하지 않겠소?”

 

장로 삼문자니의 말에 장로 레와따는 이렇게 답하였다.

벗이여, 도리어 내가 그대에게 충고를 하고 싶소.

수행자는 자신의 모든 시간을 청소만 하면서 보내면 안 되오.

수행자는 아침 일찍 청소를 하고 탁발을 나가야 하오.

공양을 하고 난 후에는 수행을 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관찰하며

오온의 본래 모습을 깨달아야 하오.

그게 아니면 해가 질 때까지 경전을 독송해도 좋겠지요.

이렇게 수행에 매진하고도 남는 시간이 있다면

그때 한 번 더 청소를 하면 될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장로 삼문자니는 장로 레와따의 충고를 새겨듣고

그가 했던 말 그대로 열심히 수행하여 얼마 되지 않아 아라한의 경지를 성취하였다.

 

그런데 그 후에, 사원에서 함께 생활하던 여러 다른 비구들이

사원의 경내에 나뭇잎들이 쌓이고 정돈이 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들은 장로 삼문자니에게 왜 예전처럼 하루 종일 청소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장로 삼문자니는

내가 나의 몸과 마음에 집중하지 않았을 때에는

온종일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였소.

그러나 이제 나는 몸과 마음에 집중하여

잘 알아차리는 수행을 통해 내 마음을 잘 다스렸소.

더 이상 내 마음은 산만하지 않기에 나는 하루 종일 청소를 할 필요가 없어졌소

라고 답하였다.

 

장로 삼문자니의 대답을 들은 비구들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비구들은 부처님께 가서

세존이시여, 장로 삼문자니는 자신이 아라한이 된 것처럼 말합니다.

그는 거짓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들에게

비구들이여, 삼문자니는 진실을 말하고 있으니라.

그는 아라한의 경지를 성취하였느니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이전에 게을렀더라도

후에 게으르지 않는 이,

그는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이 세상을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