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이 아닌 게야...
자기가 이승만하고 싸우기라도 할 건가 쯧쯧...”
1960년 4월 25일
전북 완주군
7남매를 둔 마흔셋의 쌀가게 사장님은
급하게 쌀 100가마를 팔아 서울로 갔다.
‘제정신이 아닌 건
시민들에게 총질하고 그것도 모자라
군대를 출동시키는 이 정부 아닌가?’
‘4·19 할아버지’의 소원
그해 봄
12년째 자리를 지킨 대통령은
또 한 번 대통령이 되려 했지.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
사전투표
3인조, 5인조 공개투표
대리투표
3·15 부정선거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부정선거 규탄시위
그러나 선거 결과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이기붕 당선
27일이 지난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최루탄이 박힌 시신
3·15 부정선거 규탄시위 도중 실종됐던
17세 김주열 군의
참혹한 주검
그러자
“김주열을 살려내라!”
“협잡선거, 살인선거 다시 하라!”
불처럼 일어난 분노
4월 18일
시위에 합류한 수천 명의 대학생들
-고려대학교 총궐기
그리고 4월 19일
대학생
중·고등학생
직장인
노인과 어린이
서울 거리를 매운 10만여 명
오후 1시 40분
경찰의 무차별 총격
1960년 4월 19일
‘피의 화요일’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학생 187명 사망, 6,000명 이상 부상
분노가 질풍노도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신문에 실린 그 날의 사진을 본 순간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
상복을 갖춰 입고
난생 처음 찾아간 서울
“우리 아들·딸은은 건재하나
아깝게 죽어간 어린 학생들을 생각할 때
내 아들딸과 같이 느껴져서...”
무참히 희생된 학생들의 영전에
절을 올렸어.
서울 시내 병원에는
부상당한 학생들로 가득했지.
사과 한 궤짝, 달걀 열 줄을 사들고
24군데 병원을 찾아가
학생들을 돕고 있을 때
1960년 4월 26일
“국민이 원하면 대통령직을 사임할 것이며...”
-이승만 대통령 하야 성명
부상 학생들을 붙잡고 울었어.
“당신들 덕분입니다.
당신들이 이 나라를 살렸습니다. 고맙습니다...”
42일 만에 집으로 왔지만
서울에서의 일을 잊을 수 없었어.
4.19상회
쌀가게 이름으로
그 일들을 기억하기로 했어.
그리고
영원히 부패하지 않는 소금 3,000가마를 구입해
1년에 소금 50~100가마니씩 팔아
서울 갈 여비를 마련했지.
매년 4월 19일
찾아간 그곳은
김치호(서울대 3학년)
경무대 앞에서 총상
“제발 저 어린 학생들 먼저 수술해 주세요.”
끝내 수술을 사양하고 숨짐
최기두 (덕수상고 3학년)
성북경찰서 앞에서 총상으로 사망
“엄마, 이 나라는 우리 학생들이
꼭 한 번 피를 흘려야 독재가 무너질 거야.”
진영숙 (한성여중 2학년)
유서 남기고 종로로 향해 가던 중에 총격으로 사망
“어머님,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시옵소서.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
전한승 (12세)
종로 1가에서 시위대를 향해 손뼉을 치며 응원하다가
머리에 직격탄을 맞고 사망
수백 명의 젊은 영혼을
매년 추모했던 쌀가게 할아버지
10년
20년
30년
“어른들이 못한 일을 젊은 학생들이 떠맡아
대신 피를 흘린 것 같아 양심에 큰 가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19930년 30번째 추모 후, ‘4·19 할아버지’
3000가마였던 소금이
100가마도 남지 않게 되도록 이어진
4·19순례
37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4·19 영령들을 위로했던 ‘4·19 할아버지’는
38번째 순례길에 오르지 못하고
1998년 세상을 떠났다.
“4·19 정신은 누구에 의해서도 훼손되거나 변질돼서는 안 됩니다.
이 나라 민주주의 역사는 바로
어린 학생들의 숭고한 정신과 희생으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1997년 37번째 추모 후 ‘4·19할아버지 김봉섭’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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