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지금부터 약 2500년 전에 고대 인도의 작은 왕국에서 태어났다.
당시의 풍습대로 만삭의 마야 왕비는 출산을 위해 친정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마야 왕비에게는 너무 먼 여행길이었기에 일행은 도중 숲에서 잠시 쉬리고 했다.
마야 왕비는 숲에 들어서자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는데...
아기를 잉태했을 때 꾸었던 신비한 태몽이 떠올랐다.
태몽은 아기 코끼리가 그녀 곁에 나타나서 왕비를 긴 코로 축복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왕비가 숲 깊숙이 들어가자 산통이 시작되었고 왕비 옆에 있던 나무도 그 순간을 알아차린 듯 산고를 덜어주기 위하여 가지를 천천히 내려 주었다.
아기는 진통없이 태어났고 황금빛 피부를 띠고 있었다.
아기는 의식이 분명했고 눈도 크게 뜬 상태였으며 태어나자마자 두 발로 걸을 수 있었다.
“난 세상에 광명을 비추고 번뇌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아기가 걸을 때마다 연꽃이 피어났다.
아기 아버지 수도다나왕은 아기를 싯달타로 이름 지었는데 선을 가져오는 사람이란 뜻이었다.
그리고 왕은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는 큰 연회를 열었다.
연회도중 갑자기 놀랄 일이 일어났는데, 예상치 않았던 손님이 온 것이었다.
그는 아시타라는 점성학자이자 은자였는데 오랫동안 그는 아무도 만나지 않았었다.
아시타가 아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마야 왕비는 보았다.
“심려하지 마십시오. 왕비님. 한 노인의 눈물일 뿐입니다. 아드님의 가르침을 받을 만큼 오래 살지 못하는 게 슬프군요.”
“훌륭한 왕이 될 것 같나?”
“그는 세계를 비출 것이며 구세주가 될 것입니다.”
“나중에 늙어서 당신 같은 은자가 된다면 막지 않겠어. 하지만 먼저 내 아들은 내 뒤를 이어 왕이 돼야 해.”
“글쎄요. 인간의 소망 따윈 신의 섭리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지요.”
“내 아들은 왕이 될 거야. 내 아들은 왕이 될 거야!”
마야 왕비는 갑자기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마치 아들의 성취를 보지 못할 것을 알았다는 듯이
“내 아들은 위대한 왕이 될 거야.”
한 주 후, 왕비는 심한 병에 걸려 몸저 눕고 말았다.
“부처님은 자라면서 어떻게 되었나요?”
“그때는 부처님이라 불리지 않았단다. 그때까진 그냥 싯달타 왕자였지.
그리고 야소다라는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을 했지.
왕자는 말도 잘하고 활도 잘 쏘았단다. 그리고 친구들과 카바디란 씨름 놀이도 즐겼지.”
“그럼 종일 놀기만 했네요?”
“그래 왕은 왕자에게 궁전을 3개나 지어주었지. 겨울과 여름 그리고 장마철 때 살 수 있게끔 말이야. 왕은 왕자가 고통이나 근심에 대해 모르게 하려 했었지.
그런데 어느 날, 싯달타 왕자는 아주 신비한 노래를 들었단다. 처음엔 노래가 어디서 들려오는지 몰랐었지. 그리고 노래 가사는 전혀 처음 듣는 말이었어.
뭐라고 하는 것이었어? 무슨 뜻일까?”
“이건 무슨 노래지?”
“이방의 노래랍니다. 어렸을 때 본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거죠. 산이며 호수 등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겁니다.”
“이상하군, 그런 곳이 있다는 건가? 여기만큼 아름다운 곳이?”
“이 궁전밖에는 온통 고통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고통이라니 무슨 뜻이지?”
“전하는 왕자님을 사랑하십니다. 궁전 안에선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곳을 떠나 밖에 나갈 필요는 없는 거죠.”
“옳은 말이야. 이곳엔 모든 것이 있고 전부 완벽해.
하지만, 이 기분은 도대체 뭐지?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다면 왜 난 여태 몰랐지?
난 이 궁전 밖도 나서 본 적이 없어. 세상을 봐야겠어. 야소다라. 내 두 눈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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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말했지?
“싯달타 왕자는 세상을 보고 싶어 했어요.”
그래, 왕자는 세상을 보고 싶어 했지.
그런데 왕자 몰래 왕은 미리 준비를 시켰단다.
싯달타 왕자가 구경할 동안 거슬리는 게 전혀 없도록 말이야.
거리엔 건강한 젊은이만 나오게 했지.
하지만, 순간 왕자는 군중 속에서 여태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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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차나! 저들은 누구지? 어서 말해 봐.”
“저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한 때는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랐습니다.”
“그런데 모습이 왜 저렇지?”
“늙었기 때문입니다.”
“늙다니 무슨 뜻이지?”
“늙는 것은 기억력, 아름다움, 힘을 파괴시킵니다. 결국은 우리 모두 저렇게 되고 말죠. 왕자님”
“너와 나도?”
“왕자님은 이런 것엔 관심 안 두셔도 됩니다.”
“어디로 데려가는 거지? 차나!”
“안됩니다. 왕자님. 그리 가시면 안 됩니다. 안됩니다. 왕자님. 왕자님! 싯달타 왕자님!”
“이 사람들은 왜 이래? 왜 저렇게 우는 거지?”
“고통에 겨워 그러는 겁니다. 아프기 때문이죠.”
“아프다구? 그건 뭐지?”
“죽음에 이르기 전에 누구나 한 번씩은 아프게 됩니다.”
“그럼 전하도?”
“그리고 죽는다는 건 뭐지? 죽음을 보여 줘”
“이게 죽음입니다. 왕자님”
“육신을 태운 재는 다시 강물로 돌아갑니다.”
“죽음은 이별의 순간입니다.
누구나, 어떤 가정도 겪게 되죠.
육신은 나무처럼 차갑고 딱딱해지면 나무처럼 태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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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날 처음으로 왕자는 장작불 속에서 알게 되었지.
숙명적인 인간의 고통과 그에 따른 연민을 말이야.
그들이 왕자였고 왕자가 그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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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왜 오랫동안 제게 진실을 숨기셨죠?
왜 고통의 존재를 숨기셨나요?
질병, 빈곤, 늙음, 죽음”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은 널 사랑했기 때문이다.”
“아버님의 사랑은 감옥입니다.
그토록 많은 고통이 있는 걸 알았는데, 저는 예전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전에는 밖을 나가려 하지 않았잖니”
“아버님. 전 고통의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날 떠나는 건 이해한다만, 네 아내와 새로 태어난 아기는 어쩔 꺼니?”
“제 아기가 태어났나요?”
“오늘 저녁에 태어났다. 잘 생각하렴, 싯다르타.
너도 이제 가장으로 지킬 의무가 있어. 넌 지금 떠나선 안 돼.”
“제가 아내와 아들을 아무리 사랑해도 제가 느낀 이 고통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들 또한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고, 늙어 죽을 것입니다. 아버님과 저처럼 우리 모두처럼요.”
“그렇다. 우리 모두는 죽지. 그리고 다시 태어나고 또 죽는다.
태어나고 죽고 다시 태어나서 또 죽지.
그건 인간으로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란다.”
“바로 그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제가 그 굴레를 벗어나게 하겠습니다.”
“모든 문을 잠그고 경비를 강화한다. 왕자가 나가려 하면 무력을 써서라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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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는 그곳을 나오자마자 아내와 새로 태어난 아기를 보러 갔다.
가족과 헤어진다는 것이 왕자를 아프게 했지만, 왕자는 결정했다.
신비한 안개가 궁전 내를 뒤덮었고 군중운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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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차나! 일어나 칸타카를 데려와”
“네?”
“칸타카를 데려와. 절대 들켜선 안 돼. 오래된 문에서 만나자꾸나. 어서 가!”
“네, 왕자님”
“코끼리만 깨어 있을 뿐입니다. 왕자님.”
“세상은 꿈에 빠져 있어. 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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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달타 왕자만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그는 구도를 위한 긴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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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누구지, 차나? 강도들인가?”
“고행자들입니다.”
“고행자? 왜 저렇게 마른데다 벌거벗었지?”
“그들은 모두 안락함을 포기했습니다. 왕자님.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숲을 나가지 않는다고 맹세했죠.”
“깨달음?”
“이걸 네게 주마.
차나, 난 모두를 위해 이 길을 택했어. 내가 그 자유를 찾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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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고행자들은 기적을 보았고 그에게 경의를 느꼈다.
그들은 싯달타의 첫 제자가 되었다.
6년 동안 싯달타와 그의 제자들은 숲을 떠나지 않고 침묵 속에 살았단다.
그는 빗물을 마시며 벼이삭과 진흙속의 고기들을 먹었고 때로는 지나가는 새가 떨어뜨리는 것을 먹었단다.
그들은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으로서 모든 육욕을 잊기 위해 마음을 강하게 하려 했지.
그러던 어느 날 싯달타는 악사의 말을 들었단다.
나이가 든 악사는 배에서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지.
“줄을 너무 팽팽히 당기면 끊어지는 법이야.
반대로 줄을 너무 느슨히 하면 연주를 할 수 없어.”
싯달타는 그의 말 속에서 위대한 진리를 깨달았단다.
지난 6년 간 싯달타는 그릇된 길을 걸었던 거지.
“줄을 너무 팽팽히 당기면 줄은 끊어진다.
반대로 너무 느슨히 하면 연주를 할 수 없다.”
그때 마을 소녀가 싯달타에게 밥을 주었단다.
아주 오랜만에 왕자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었지.
하지만 제자들은 그가 목욕하고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는 배신당한 느낌이 들었고 구도를 포기했다고 생각했지.
“이리 와서 같이 먹읍시다.”“당신은 맹세를 어겼소. 구도를 포기하다니 더 이상 당신을 따를 수 없소.
당신한테는 배울 것이 없소.”
배움은 변화야.
깨달음의 길은 중용에 있어.
모든 극단으로부터 중용을 지키는 거라구.
‘내가 깨달음을 얻었다면 이 그릇은 물을 거슬러 올라갈 거야.’
중용의 길은 싯달타가 깨달은 위대한 진리였지.
드디어 세상을 이끌 길을 찾은 거야.
중용의 길을 깨우친 그는 심신을 수양했지.
그런데 다섯 소녀가 나타났단다.
겉모습으로는 천진한 마을 소녀들 같았지.
하지만 소녀들은 암흑의 제왕인 마라의 다섯 딸들이었단다.
그들은 오만, 탐욕, 두려움, 무지, 욕망의 화신들이었지.
마라는 딸들을 보내 싯달타의 수도를 방해하려 했던 거란다.
마라는 교활한 방법으로 싯달타를 유혹하려 했단다.
가장 단순한 방법인 삶의 유혹을 변장시켰지.
하지만 싯달타는 그보다 훨씬 위였단다.
현실을 초월한 상태였지. 급기야는 마라가 분노했다.
마라가 패배한 것처럼 보이기는 했지만
사실 그는 아직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단다.
결국 그는 다시 공격했지.
“네가 가고자 하는 곳엔 아무도 없어.
나의 신이 되지 않겠나?”
“집짓는 자여, 드디어 너를 만났군.”
“너는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으니”
“하지만 난 너의 집이야. 넌 내 안에서 산다구.”
“내 분신이여, 넌 환상일 뿐이니, 넌 존재하지 않아. 대지가 내 증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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