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처럼 개방하면서
동시에 사회주의 체제로 갈 수 있을 텐데
왜 그러지 않을까요?
그리고 현재 남북 전쟁의 위기 정도와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중국이 개방할 수 있었던 이유
중국도 옛날에 '죽의 장막'이라고 해서
일체 외국인들 못 들어오게 하고 봉쇄해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중국은 전쟁 상태가 아니니까 안보적 위협이 없었기 때문에
개방을 할 수가 있었다는 얘기에요.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다당제나 민주주의를 안 받아들이고
공산당 체제하에 독재를 했지만
경제는 대외적으로 개방을 했다 이런 얘기에요.
우리가 보통 '개혁'과 '개방'이라고 해요.
'개혁'이라는 것은 국내 정치 체제를 민주화로 바꾸는 것이고
'개방'이라는 것은 대외(경제)정책을 (외부에) 여는 걸 말합니다.
중국은 개방을 했는데 북한이 개방을 못하는 것은
북한은 한국, 미국과 전쟁 상태에 있지 않습니까?
개방을 해서 외국인이 들어오면 국내 민심이 흐트러질 위험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개방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중국은 공산당 독재는 했지만 1인 독재는 안 했거든요.
당이 독재했지,
당내 최고 지도자는 5년 임기가 있고
두 번 하면 그만두고 다음 사람이 하도록 했잖아요.
근데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3선 연임으로 그냥 갔잖아요.
옛날에 우리가 헌법 개정해서 3선 개헌 이후 유신헌법같이 한 거죠.
왜 그렇게 (독재 체제로) 도로 돌아갔을까요?
그것은 미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만의 분리 독립 문제, 홍콩의 민주화 문제,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 등에
외세가 개입한다고 생각하니까
그걸 핑계로 독재를 하는 것인지
독재를 하기 위해서 그 핑계를 대든지
내가 안 하고 딴 사람이 하면 미국한테 휘둘리겠다 해서 (독재를) 할 수밖에 없든지
그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우리가 알 수 없죠.
어쨌든 이유는
안보가 불안하니까
사회 체제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독재로 가지 않습니까.
+++북한이 개방하기 어려운 결정적 이유
그것처럼 북한은 중국보다 훨씬 더 불안하잖아요.
남쪽하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지금 휴전 상태잖아요.
휴전 상태라는 것은 전쟁 상태라는 얘기에요.
남쪽보다 경제력도 못 하죠. 인구도 적죠.
그러니까 자기 체제를 유지시키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여기에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면서
인권이니 민주화니 자꾸 얘기하면 안보의 위협이 된다는 거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안보를 핑계 삼는지
안보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독재 권력을 유지하는지는(알 수 없죠)
밖의 사람들은 독재를 하기 위해서 안보를 핑계 삼는다고 그럴 것이고
자기들은 '안보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하겠죠)
그걸 가지고 누가 옳으니, 나쁘니 할 필요는 없어요.
북한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안보 불안 요인 때문에 개방하기가 어려워요.
만약에 남북 간에 평화 협정을 맺는다든지
북미 간에 수교를 한다든지 해서
체제가 안정되고 권력도 안정적이면
개방할 가능성이 높죠.
그게 불안하면 개방이 더 안되는 거거든요.
근데 우리는
'네가 개방하면 수교를 하겠다' 하니까
서로 안 맞는 거예요.
'우리를 인정해주면 개방을 하겠다' vs '네가 개방하면 인정해주겠다'
이렇게 계속 지금 싸우는 거 아니겠어요.
'핵무기 없애면 인정해주겠다'(고 하지만)
옛날에 핵무기 없을 때도 인정 안해줬잖아요.
핵무기를 만드니까 이제는 '핵무기 없애면 인정해 주겠다'고 하니
그 사람들이 그 말을 믿겠어요?
오히려 (그들이) 핵무기가 있기 때문에 두려움이 적어지면
대화가 될 소지도 있죠.
+++핵보유가 북한 개방에 미치는 영향
현재는 핵무기가 쟁점이 됐는데
핵무기가 있는 것이 꼭 대화에 방해되는 건 아니에요.
현재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핵확산 방지를 위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갖기 때문에 대화가 어려운 게 맞습니다.
그러나 더 길게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체제 붕괴 위험을 줄일 수 있잖아요.
'우리 건드리기만 해봐라! 니 죽고 내 죽는다'
자기들의 체제가 안보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하면
오히려 대화하기도 손쉽고 개방하기도 쉬운 면이 있죠.
이것(핵무기) 때문에 아예 안될지 오히려 될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알 일이에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을 때는 북한하고 전쟁할 거라고 생각했잖아요.
그러나 거꾸로 처음에는 전쟁이 곧 일어날 때까지 밀어붙였다가
나중에는 또 대화를 하잖아요.
미국의 가장 반 북한적인 사람이 또 공교롭게도 북한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과 대좌를 하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어려워요.
+++남북한 힘의 변화가 가져온 안보 인식의 변화
다시 정리하면, 북한은 안보 불안 때문에
개방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화협정을 맺든지 수교를 하든지 핵무기가 확실히 개발이 됐든지 해서
자기들이 안보 불안이 적으면
거꾸로 개방을 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 이렇게도 볼 수 있겠죠.
어떤 나라든 다 그래요.
우리도 옛날에 북한보다 경제력도 낮고 군사력도 낮을 때는
벽마다 다 '반공(反共)', '방첩(防諜)' 써놓고
아이들에게 반공 교육시키고 그랬잖아요.
근데 우리가 경제력이 북한보다 월등하고
북한은 세계 군사력 순위가 28위라면
한국은 세계 군사력 6위에요.
한국의 최신 무기는 국제사회에서도 질 좋은 무기로 (도입해)있고
또 미국의 최신 전략적 무기를 다 도입해 갖고 있고
거기다가 세계 최강인 한미 간에 군사동맹도 견고하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안보 불안이 사실은 적거든요.
북한을 자꾸 안보 불안 요인으로 얘기하는 건 옛날의 두려움 때문이지
객관적으로 보면 북한이 두려워해야지
남한이 두려워할 일은 아니잖아요.
그걸 볼 수 있는 게 우리가 요즘은 반공 교육 같은 거 안하잖아요.
왜?
힘이 있으니까 안보 위협이 적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연세 드신 분들이 아직도 북한 침공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6.25 전쟁을 겪었고
옛날에 우리가 불리할 때 살았던 경험이 어릴 때 형성돼 있잖아요.
그러니까 늘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별로 두려움을 안 갖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안보 불안이 있어서
자기가 불리하면 상대하고 대화하기가 어렵습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하는 길
북한을 반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은 독재하기 위한 핑계다" 이렇게 말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런 불안이 있는 나라가 개혁이나 개방을 한 예는 없습니다.
그런 문제까지 우리가 고려해서 앞으로
항상 내 입장만 생각하면 안 되고
상대 입장이 어떻겠느냐도 어느 정도 고려해서
이 문제를 '긴장을 고조하는 갈등으로 가는 게 유리하냐'
'약간 긴장을 낮추고 평화적으로 가는 게 유리하냐'
이런 관점에서 선택을 해야 되겠죠.
사람은 또 거기에 따라 견해가 다르니까.
지금 잘 나가는 대한민국이 이기든 지든 전쟁이 났다 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어쨌든 잘 달래서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 북한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하는 길이다.
국민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이런 안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감정적으로는 기분이 안 좋죠.
우리가 힘도 세고 잘 나가는데 왜 쟤한테 우리가 그런 소리 듣고 왜 그러냐.
이런 면에서 우리가 감정 극복이 어렵죠.
부부지간에도 상담해 보면
조금만 서로 양보하면 해결될 일인데
'네가 먼저 하면 하겠다' 그러다가 이혼하는 거예요.
+++북미간 대하 가능할까?
미국과 북한의 대화는 내년에 가면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계속 강대강으로 가는 게 유리할지
오히려 북한이 핵을 개발했기 때문에
북한도 조금 여유가 생기고
또 미국도 어느 정도 대중국 경쟁을 하는 데 있어서
북한을 포용하는 게 이로울지 오히려 밀어붙이는 게 이로울지
이런 계산들이 있어서 대화를 하는 거지
마음씨가 좋아서 대화되는 거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미국도 이제 중간선거 끝났죠.
중국도 시진핑 3연임 됐죠. 이런 것은 어때요?
대화하기에 조금 좋은 조건으로 지금 바뀌고 있는 거예요.
왜 그럴까요?
시진핑도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양보를 할 수가 없었고
바이든도 중간선거가 있기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었잖아요.
이런 문제들에 어느 정도 권력의 변수가 없어졌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내년 봄에 가면 대화의 문이 작게나마
열릴 가능성도 지금보다는 훨씬 높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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