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공부를 하면서
모든 괴로움은 다 내 마음이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힘들 때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힘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힘들 때는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힘들다고 해서 괴로운 것은 아니에요.
부처님의 가르침인 열반은 괴롭지 않은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계단을 많이 올라가면 힘이 드는 것이 맞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면 힘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이 괴로운가, 안 괴로운가 하는 문제입니다.
배고픈 어린아이에게 음식을 주기 위해서
내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갈 때
힘은 들지만 괴롭지는 않습니다.
여기 있는 수행자들을 위해
부엌에서 100명의 음식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수행자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일이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습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사실인데
마음은 괴로움이 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다는 겁니다.
그럴 때 힘든 것은 아무 문제가 안 됩니다.
육체가 힘들면 조금 쉬고 난 다음에 하면 됩니다.
괴로움은 싫어하는 마음에서 생겨납니다.
싫어하는 마음을 내려놓게 되면 괴로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싫어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가 없어요.
내려놓는 연습은 어떻게 하나요?)
“여기 빨간 물건이 있습니다. 아주 아름다워서 내가 갖고 싶어요.
그래서 딱 집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불덩어리예요.
쇠를 불에 달구면 뻘게지잖아요.
그것처럼 손으로 잡으니까 아주 뜨겁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불덩어리를 손에 쥐니까 너무 뜨겁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내려놓나요?
뜨거우면
‘앗, 뜨거워!’하며 저절로 놓게 됩니다.
이것은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앗, 뜨거워!’하며 그냥 놓아지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것을 쥐고
‘어떻게 내려놓나요?’ 하고 묻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결국 갖고 싶다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이것을 갖고 있으면
손을 대는 과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뜨거우면 놓든지, 쥐고 싶으면 손을 대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제3의 길은 없습니다.
방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컵을 쥐고 ‘어떻게 내려놓아요?’ 하고 묻는 것은
아직 덜 뜨겁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내려놓아요?’ 하고 물으면
‘그러면 계속 갖고 있어라.’ 이렇게 대답합니다.
뜨거우면 그냥 놓아라,
이것을 ‘방하착(放下着)’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아침에 5시에 일어나기로 했다고 합시다.
벨이 울려요. 다섯 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불 밑에서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이렇게 하고 있으면
이것은 일어나겠다는 얘기예요? 일어나기 싫다는 얘기예요?”
예. 그렇습니다.
‘일어나야지!’ 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일어나기 싫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아무리 ‘일어나야지!’ 하고 각오하고 결심해도
결국은 못 일어납니다.
수행은 각오하고 결심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벌떡 일어나야 합니다.
벨이 따르릉 울리면 그냥 탁 일어나 버려야 해요.
일어나 버리면 ‘일어나야지!’ 하는 결심이 필요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일어나야지!’ 하고 결심하고 노력하는 건
아직 누워 있다는 얘기예요.
여러분들은 지금 계속 누워서 ‘일어나야지!’ 이렇게 결심하고 있습니다.
‘가야지!’, ‘가야지!’ 하는 것은 가기 싫다는 뜻입니다.
‘공부해야지!’, ‘공부해야지!’ 하는 것은 공부하기 싫다는 의미입니다.
싫은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수행입니다.
‘어떻게 합니까?’ 하고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벌떡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면 번뇌가 사라져 버립니다.
노력하고 각오하고 결심하는 것은 수행이 아닙니다.
그것은 싫음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옛날 선사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자 한 마리와 개 한 마리가 있다.
흙덩이를 집어던지면
개는 흙덩이를 따라간다.
그러나 사자는 흙덩이를 던지는 사람을 덮쳐버린다.’
흙덩이를 쫓는다는 것은
원인은 놔두고 현상만 쫓는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공격한다는 것은
흙덩이가 날아오는 근본 원인을 제거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이 ‘일어나야지!’ 하는 것은 현상만 쫓는 겁니다.
‘일어나야지!’ 하는 마음의 본질은 싫은 마음입니다.
일어나기 싫은 그 마음을 바로 알아차려서 놓아버릴 때
우리는 번뇌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마음의 본질을 손가락으로 이렇게 탁 찌르듯이 바로 봐야 합니다.
수행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기가 쉽습니까, 어렵습니까?
그러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담배를 안 피우는 게 쉽습니까, 어렵습니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담배 피우지 않는 것이 하나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담배 피우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담배를 안 피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담배 피우는 습관과 같은 것을 ‘까르마’ 또는 ‘업’이라고 말합니다. 수
행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쉬운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잘못된 ‘까르마’를 갖고 있어서
수행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꾸 망설이고 각오하고 결심하지 말고
바로 해버리십시오.
그냥 내려놓으세요.
일어날 때는 어떻게 일어난다고요?
벌떡 일어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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