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보기 싫은 관료나 정치인들이 많아서
TV 뉴스나 SNS를 점점 더 안 보게 됩니다.
정치인들이 예전 같으면 부끄러워서 하지 못할 언행을 대놓고 하거나,
거짓말을 했다가 금방 들통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해요.
최근에는 야당 당대표 테러 사건까지 있었는데요.
범인은 정치 혐오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도 합니다.
머리로는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정세가 더 나빠진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 꼴을 보기 싫은 마음이 더 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TV나 라디오를 틀어보면
긍정적이지 않은 뉴스들이 매일 나오죠.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뉴스보다
오히려 예능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는 경향이 이해는 됩니다만,
자꾸 정치를 외면하면
결국 정치가 소수의 극렬한 지지자들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기 쉽습니다
만약 투표율이 50% 밖에 안 된다고 합시다.
50%의 사람들은 투표를 아예 하지 않은 거예요.
그러면 투표한 50%의 사람 중
과반수가 겨우 넘는 26~27% 정도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된다든지, 국회의원이 된다든지, 시장이 된다든지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전체 국민의 4분의 1도 안 되는 지지만 받은 사람이
선출되는 거예요.
극단적으로 똘똘 뭉친 소수에 의해서
누군가에게 중요한 정치적 책임이 맡겨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갈수록 더 국가가 위기에 빠지고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더 정치에 무관심해질 것이고
결국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건강한 시민이라면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지금 질문자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내 마음의 좋고 싫고에 너무 구애받지 않아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누군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했을 때,
내 입장에서만 보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고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말하고 행동할 만한 이유가 있을 때도 있어요.
따라서 그런 경우에 꼴 보기 싫어하기만 하지 말고
오히려 자세히 들어보고
진실을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잘 알기 위해서는
첫째, 신문이나 TV와 같은 공적인 언론을 잘 봐야됩니다.
왜냐하면 공적인 언론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내면
반드시 나중에 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사에 따라서 어떤 편향은 있을 수 있지만
함부로 사실에 어긋나는 기사를 쓰지는 못합니다.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입장에 따라서 관점을 달리 할 수도 있고
사실을 약간 부풀리거나 왜곡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사실 자체를 확인하지 않고 쓰면
나중에 반드시 문제가 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SNS보다는
공적인 언론에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SNS는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그냥 올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런 검증 절차가 없어요.
어떤 사람에 대한 소문이나 혐의 따위를 그냥 막 퍼뜨립니다.
SNS의 맹점은
첫째, 사실 확인이 전혀 안 된 정보입니다.
둘째, 한 개인의 의견일 뿐입니다.
내가 선호하든 선호하지 않든,
SNS에 올라온 정보는
전혀 검증이 안 된 사실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해요.
그러면 SNS를 절대 보면 안 될까요?
저는 시사 문제만큼은 SNS로 정보를 받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정치가 몇몇 유튜버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두고 ‘그들은 밤의 황제다’, ‘실질적인 당의 총재다’
이런 얘기까지도 합니다..
정당 간 대화는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의사를 결정해야 하잖아요.
몇몇 유튜버에 의해 좌지우지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특정 유튜브를 본 사람과 안 본 사람 간의 견해 차이가
천양지차로 벌어져
더욱 극단으로 치우치고 있어요.
극단으로 치우친 사람들은
당내에 또는 한 집단 안에서 합리적이거나 비판적인 얘기를 하는 사람은
바로 비난하고 매도합니다.
여러분들도 만약 유튜브만 보고 얻은 정보로
어떤 주장을 한다면
자신이 극단적으로 치우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해요
그러면 유튜브는 어떨 때 볼 필요가 있을까요?
공적인 언론은 혐의나 소문만으로 기사를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체적 내용이 부족합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렇게 의견 차이가 나지?’
이렇게 아무리 들여다봐도 내용 파악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유튜브를 좀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보면
혐의나 소문에 대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관계없이
마구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럴 때
‘아, 저런 내용을 갖고 서로 다투고 있구나,’ 하고
파악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해요.
‘저 내용이 진실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재판을 할 필요도 없이
이미 결정이 됐다는 얘기잖아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 혐의 또는 소문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검찰이 어떤 혐의를 얘기하거나 기소를 하면
그게 마치 사실인 것처럼 생각해요.
이런 현상 때문에 수사기관의 영향력이 커지는 겁니다.
수사기관은 단지 혐의가 있기 때문에 수사를 시작할 뿐이에요.
법정에서 판사가 여러 정황이나 증거들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죄의 유무를 판정해야 합니다.
그것도 대법원에서 3심까지 최종 판결이 나야
비로소 죄가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종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아직 죄가 확정된 게 아니므로
수사받는 사람을 혐오해서는 안 됩니다.
최종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 뿐이지
결코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혐의나 소문만으로 편견을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국민들이 이런 편견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경찰이나 검찰이 정치권력과 결탁하면
혐의를 먼저 퍼뜨리는 겁니다.
제대로 된 법의 심판 대신
여론의 심판을 받도록 해서
당사자의 기를 꺾어버리는 거예요.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국민의 의식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이 그 어떤 것도 최종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단지 그럴 가능성이 있고 그런 혐의가 있다’,
이렇게 상황을 바르게 바라봐야 됩니다.
또 어떤 사람이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집행유예든 실형을 살았다면
본인의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입니다.
대가를 다 치르고 나면
우리는 그의 과거를 묻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가 자기 죄에 대한 대가를 치렀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계속 그를 소외시킵니다.
이것도 편견이에요.
그래서 한번 전과가 생긴 사람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거예요.
사회가 계속 배척하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은 사람을 죽인 앙굴리 말라도 교화해서
새사람이 되게 했습니다.
2600년 전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계속 ‘그럼 죽은 피해자는 억울해서 어떻게 합니까?’라고 묻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늘 복수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봅시다.
하마스가 먼저 공격을 한 건 잘못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10배도 넘는 사람들을 계속 학살하고 있어요.
네가 나를 괴롭혔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라는 이름으로 복수를 정당화해서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먼저 한번 피해를 받으면 피해자는 영원히 피해자고
가해자는 영원히 가해자로 바라봅니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그가 형을 살고 왔으면 끝난 일입니다.
다시 죄를 지으면 또 벌을 받아야 하겠지요.
또 처벌이 부족했다면 다시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대가를 치른 사람에게
평생 딱지를 붙여서 과거의 죄를 묻는다면
그는 처음에는 가해자였지만 피해자가 되어버린 사람입니다.
지금도 어떤 정치인에게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와 정치적 대화를 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직업상 혐의가 있는 사람에게
‘저 사람은 죄인이다’라는 편견을 가지기 쉬워요.
그러나 우리나라 법은 죄형법정주의입니다.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법이 정한 만큼 벌을 받아야지
감정적으로 그 사람에게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벌을 받았으면 없던 일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재발의 위험이 있다면
신원이 공개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알려진 사람들은 행동을 조심하지만
언론에 나지 않는 사람들은
죄가 숨겨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죄를 지은 사람을 배척해서는 안 되지만
재발의 위험이 있다면 시민들이 알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감정적으로 편향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 언론을 볼 때도 입장이 편중되었다 싶으면
반대쪽 언론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립적으로 보이는 언론을 중심에 놓고
진보적인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또 보수적인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살펴
균형을 잡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유튜브로 뉴스를 접하는 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뉴스를 봐도 내용을 잘 모르겠을 때는 유튜브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진보 쪽 사건이면 보수 유튜브를 좀 보고
보수 쪽 사건이면 진보 유튜브를 좀 보면 됩니다.
그들은 모든 혐의를 다 폭로하기 때문에
‘아 이런 이야기가 지금 문제가 되고 있구나’
이 정도로 참고하면 됩니다.
‘그렇구나’ 하고 사실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아무것도 검증된 바가 없는 떠도는 소문,
자기 생각, 추리일 뿐입니다.
그러나 유튜브를 보고
‘저런 문제로 다투고 있구나’ 이렇게 짐작할 수는 있어요.
북한에 대한 유튜브를 한번 보세요,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이미 열두 번도 더 망했고,
북한 지도자는 서른 번 도 더 죽었으며
북한 지도자의 여자는 백 명도 넘을 겁니다.
그런데도 유튜버들은
자신이 한 말에 아무 책임을 안 집니다.
정정보도도 없어요.
그냥 조회수와 광고 수익을 위해
사람들 호기심을 사는 내용을 함부로 이야기합니다.
이런 것을 보고 믿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입니다.
유튜브가 편리한 점도 있지만 부작용도 있어요.
교양 면에서는 유튜브가 참 좋습니다.
하지만 시사, 정치, 이념적인 내용을 볼 때는
정신을 차리고 그냥
‘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소문이 들린다.’
이 정도로 봐야 해요.
유튜브에서 말하는 내용에 진실의 비중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검증이 안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을 갖는다면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이 보기 싫다고 외면하지 말고
그럴수록 수행 삼아서 더 자세히 듣고 내용을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투표할 때나 사람들과 대화할 때
좀 더 중도적이고 올바른 식견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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