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실명을 한 후 희귀병을 앓고 보행을 못합니다. 저도 행복할 수 있나요? (2024.08.20.)

Buddhastudy 2024. 8. 28. 19:31

 

 

저는 실명을 해서 시각장애인으로 살고 있었는데

몇 년 전 원인 모를 희귀병으로 쓰러져서

말과 독립 보행도 전혀 못 하게 됐습니다.

또 그때 당시 가족으로부터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습니다.

남이 아닌 가족에게 이런 피해를 당하였다는 것에도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신체적, 건강적, 경제적, 가정적인 모든 문제가 한 번에 다 겪는 바람에

무척 힘들었습니다.

마음이 점점 지쳐 가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판단이 안 됩니다.

좀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혹시 제가 세상에 대해 괜한 오기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님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장애인 등급은 받으셨어요?

 

어쨌든 지금은 눈이 안 보이든, 귀가 안 들리든, 걷지를 못하든

그래도 일단은 살아 있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다리가 아프면

다리가 안 아팠으면 좋겠다.’ 하고 바랍니다.

눈이 안 보이면

눈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 하고 바라고,

귀가 잘 안 들리면

귀가 잘 들렸으면 좋겠다.’ 하고 바랍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줄 누구나 다 알죠.

 

그러나 현실은 눈이 안 보이고 보행이 불편한 걸 어떻게 하겠어요?

그것은 전생의 죄도 아니고, 하느님의 벌도 아니고, 사주팔자도 아닙니다.

다만 내게 그 병이 생긴 것일 뿐이에요.

 

저도 올해 나이가 71살인데

지금까지는 산을 탈 때

저보고 사람들이 말하기를

산짐승같이 가볍게 폴짝폴짝 뛰어다닌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산에 갔다 와서

다리가 아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더니

연골판이 파열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는 산에 다닐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냥 걷는 것도 불편하게 다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질문자처럼 시각장애인이 볼 때는

스님, 그게 뭐 대수로운 문제입니까?

지팡이 짚고 다니면 되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과거만 생각하고

예전에는 산에 참 잘 다녔는데

이런 생각에 사로잡히면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나이가 70이 넘었는데

지난 70여 년 동안 다리를 잘 썼다.

다른 사람보다 2배는 더 다녔다.

이제 고장이 날 때도 됐다.

앞으로 산에는 그만 가자.’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자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이제까지 자신의 삶을 잘 살아왔습니다.

아직 살아있고, 움직일 수 있고, 손도 쓰고

내 손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내 힘으로 배변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 아직 남의 손을 빌려 밥 먹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하고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주식을 하거나 보이스 피싱을 당해서 돈을 날려버렸다면

지금 와서 어떻게 할 거예요?

돌려받을 수 있는 영수증이 있거나

고소라도 해서 내가 재판에서 이길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야

그렇게 해보라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조건일 때는

신경 써봐야 나만 손해입니다.

신경을 쓸수록 오히려 손해만 날 뿐입니다.

 

그렇다면 1단계 손해에서 멈추는 게 낫지

2단계 손해, 3단계 손해를 보는 것은 바보입니다.

그것처럼 질문자도 육체적으로 장애가 생긴 것에 대해

자꾸 옛날 생각을 하면 안타깝고 괴롭기만 합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잖아요.

살아있음에 대해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정신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병의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달리 뾰족한 다른 대안이 없잖아요?

 

질문자가 불안해하고 답답할수록

병은 더 악화될 뿐입니다.

다만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내면

오히려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

 

,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으셔야 돼요.

효과가 크게 없더라도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돼요.

그래도 이만하기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이렇게요.

 

의사를 잘못 만나 병을 못 고쳤다.’

이렇게 불평불만을 갖지 말고

치료해 주어서 감사합니다하고 마음을 내야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좋습니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지면서

동시에 재활 치료도 꾸준히 해나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