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염원합니다. (2024.06.13.)

Buddhastudy 2024. 6. 20. 19:03

 

 

오늘은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님께서 태어나신 지

1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을 기념하여 한반도의 평화, 국민 통합,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기원하는

만인대법회를 마련했습니다.

법회에 참여해 주신 참가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용성 조사님께서는 나라가 아주 어려웠던 시기

소위 삼도 민중 봉기가 일어나던 1860년대에 태어나셨습니다.

당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님께서

순교하신 1864년에 용성 조사님이 태어나셨습니다.

14세에 출가하여 남원 교룡산성 덕밀암에서 혜월 대선사의 지도를 받아

불교 수행자를 넘어서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선지식으로

우리 앞에 등장하셨습니다.

혜월 대선사는 당시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 선생님과 함께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국(民國)을 논한 분입니다.

 

용성 조사님은 젊었을 때는 자신의 해탈을 위해 용맹 정진하셨고,

1905년 을사조약으로 나라가 기울어지자

세상으로 나와 중국으로 가셨습니다.

그곳에서 임시 정부가 들어설 것을 대비한 재정적인 후원책을 마련하시고

1910년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고

과거 삼정승 육판서 삼백육십 고을의 관료를 지낸 분들에게 호소했지만

시절인연이 아니라며 모두 거절하자

용성조사님께서는 이제야말로 새로운 나라는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용성조사님은 천도교 교주 손병희 선생님과 뜻을 합하여

3.1 운동의 막후 기둥이 되셨습니다.

3.1 운동의 정신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용성 조사님은 3.1 운동의 정신을

대한민국 수립 운동으로 이끄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본래 이름은 한()나라이고

그것이 분열되어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三韓)이 되었고

삼한을 하나로 합하자는 것이 삼한일통(三韓一統)의 정신입니다.

 

그 삼한을 대한(大韓)이라 불러서

나라의 이름이 대한(大韓)이 된 것입니다.

대한제국의 대한을 나라의 이름으로 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용성 조사님은

새로 세우는 나라는 임금이 주인이 아닌

백성이 주인이 되는 나라,

즉 민국(民國)을 세우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상해 임시 정부의 국호가 대한민국(大韓民國)’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용성 조사님은 3.1 운동 당시

태극기를 들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당시 일본 제국이 태극기를 금지했기 때문에

3.1 운동에서 태극기를 드는 것은 저항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렇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국기인 태극기가

바로 용성 조사님의 사상과 행동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 후 용성 조사님께서는 평생을 바쳐서

새로운 불교를 위한 개혁 운동과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독립운동에 힘을 쏟았지만

1939년 일제의 강고한 탄압에

모든 조직이 일망타진되는 일을 겪으셨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실의에 빠졌을 텐데

그 어려운 시기에도 용성 조사님은

앞으로 60년 후면 대한민국은 독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아주 부강한 나라가 되어 있으리라는 예언을 통해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덧붙여 그 후 25년 후에는

대한민국의 800년 대운이 열리리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용성 조사님의 유훈에 따라 정해진 날짜가 바로 오늘입니다.

 

오늘 우리는 용성 조사님의 유훈을 받들 뿐만 아니라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 우리나라가 직면한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선조들과 같은 마음을 내고자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할 경제적인 대국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발전도 이루고

한류 문화를 비롯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동시에 세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으로 인해

한반도에는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일군 그 모든 것이

단 한 번의 전쟁으로

일시에 무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국내 정치를 보면

사분오열되어 다른 정당이나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들을

마치 적을 상대하듯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국난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국론을 통합하고

성장 동력이 소진해 가는 대한민국이 다시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민 운동을 일으켜 나가는 것이

용성 조사님과 수많은 애국 열사들이 바라는 길일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만인이 모여서

우리의 염원을 표현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늘이 있다면 하늘이 감동할 것이고

조상님들이 있다면 조상님들이 우리에게 은덕을 베풀 것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행사에 참여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과

정토회 대중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